(사진설명: 파도)

장애물에 부?쳐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기세좋은 파도를 보면서 그 어떤 어려움에도 무서워하지 않은 힘을 가지게 되고, 백사장을 수없이 오고가는 바닷물속에서 숨었던 기이한 돌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는 한편 화려하기만 하고 무게가 없는 조개들은 분분히 저 멀리 모습을 잃어가는 것을 보고 자신의 됨됨이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제 조수가 밀려간 백사장에서 그 누군들 철학자가 되지 않으랴? 용맹한 파도와 부드러운 백사장의 만남에서 리듬의 조절과 밀려왔다가 밀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인생의 철리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나는 조용한 항만을 더욱 흔상한다. 태풍이 올때면 억센 어깨로 막아주고 배가 들어올때면 정 많은 품을 열어 받아주는…

위해에도 태풍이 불어오지만 재난을 초래했다는 기록은 거의 없다. 위해만(灣)이 조선과 한국을 마주보고 혹은 바다의 가슴안에 안겨 있어서인지 태풍은 이 곳에 이르러 저도 모르게 기가 죽어진다. 내가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조수가 빠져 바다는 다시 절주 있는 숨소리를 회복했다.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빗방울이 몇 개씩 떨어지는 금해만은 다시 조용함을 되찾았다. 나는 태풍이 지난후의 위해가 더욱 시적일것이라고 생각하며 호텔로 돌아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