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홍콩 일각)

한 도시를 알려면 먼저 그 도시의 거리를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거리는 한 도시의 뼈와 혈관이고 심지어 영혼이기 때문이다. 홍콩의 거리를 보면서 나는 나의 이 생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홍콩의 거리를 걸으면 마치 홍콩의 피부와 접촉하는 듯, 홍콩의 숨소리를 듣는 듯, 홍콩의 심장박동소리를 듣는 듯 했다.

홍콩의 거리는 거미줄과 같아 홍콩에 도대체 몇 갈래의 거리가 있는지 누구도 모른다. 그렇게 많은 홍콩의 거리에서 나는 968선 버스를 보면서 보통 한 도시에는 버스선로가 수십갈래, 혹은 수백갈래에 그치는데 홍콩에는 거의 천갈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로부터 홍콩에 거리가 얼마나 많은지를 느끼게 되었다. 과거에 <버스에서 맺은 인연>이라는 홍콩영화를 본적이 있는데 버스에서 만나 버스에서 사귀고 버스에서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영화의 남녀간 러브 스토리를 홍콩에서 다시 머리에 떠올리니 그 영화가 정말로 생활에서 기인했다는 생각이 새롭게 들었다. 이렇게 많은 버스에서 이렇게 많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니 어찌 첫 눈에 정이 드는 그런 로맨틱한 사랑이 생기지 않을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