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동고장의 한 모퉁이)

그들은 노인에 어울리지 않게 빠른 북소리에 맞추어 날쌘 호랑이마냥, 영활한 토끼처럼 몸을 번개같이 움직이며 춤을 추었다. 그들의 춤은 머나먼 농경시대의 원초적인 춤이기도 하고 오늘날 현대적인 무용이기도 했는데 그 보다도 우리의 마음깊이 스며들어 우리가 격정속에서 마음의 안녕을 느끼게 하었다.

묘족의 술을 마시고 묘족의 노래를 듣고 묘족의 춤을 보고나서 우리는 묘족 처녀의 손에 이끌려 오래전부터 그리던 집으로 갔다. 따듯하고 즐거운 묘족의 집에서 그들은 돼지와 소, 닭을 잡아 우리를 맞이했다. 면적이 큰 거실에 밥상을 여러개 죽 길게 이어 놓고 많은 사람들이 둘러 앉았다. 제일 윗쪽에 앉은 주인이 손님들에게 술을 권했고 여주인과 딸들은 손님들의 뒤에 서서 권주가를 불렀다.

비록 감주이지만 묘족의 술도 도수가 있어서 술에 약한 사람들은 틈을 봐서 도망치려 했지만 문을 지키고 있던 청년에게 잡혀 어쩌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했다.

즐거운 시간속을 배회하며, 원초적인 수림을 오가며, 아늑한 기억을 바라보는 우리는 그 누구도 동네를 떠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법 우리가 조용한 통나무집을 뒤로 하고 떠나는데 묘족의 산등성이에는 아쉬움을 달래는 듯 나비떼가 가득하다.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