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된 민들레

캐여온 민들레 봉지를 테이블 위에 처억 올려놓고 다듬는 작업을 벌였다. 봄 냄새가 폭 베인 나물을 앞에 놓고 포기마다에서 베여나오는 풀의 생명즙으로 손끝을 물들이며 다듬어주는 일은 참 좋은 자연과의 화합인 것같기도 하다. 숨쉬는 코스에다 시작의 생명을 품은 봄을 맞아오고 숨쉬는 쉼표 찍힌 여가의 허락서를 가끔 내여주는 연습을 하면서 살아가는 일은 사막화 되는 마음에 오아시스를 심어주었다. 봄사랑은 포옹의 두 팔을 풀지 않았다.

외국인 학생 기숙사를 보는 눈은 왜서인지 더 크고 많은 것 같다. 가끔 컵라면을 불궈 먹고 싶어도 사감의 눈을 피할수 없는 기숙사 조건에서 자취할 수는 없더래도 정수기의 온수에 살짝 익혀 된장이나 고추장에 찍어 먹을 수 있어 그래도 괜찮은 축이다. 홈 플러스에 가서 양념이 다 된 소스를 사다가 무쳐 먹으면 봄을 먹고 싶어하는 혀의 바램엔 만족 만점을 줄 수도 있지만, 얇은 용돈 지출에 불려가서는 안되는 줄도 알고 산다. 내 삶의 코스에 널려있는 씀바귀 같은 재산 조각들은 생명같이 소중하다.

다듬기 일 마침을 하고 나니 반봉지 밖에 남지 않았다. 욕심의 허파에 숨어들어간 바람을 뽑고 나니 수확물이 주는 성취의 즐거움은 빈집처럼 고독해졌다. 예상 이외로 마이너스된 것에 희미한 불만이 자꾸 키짝질을 한다. 생각대로 되는 세상사가 쥐꼬리만큼도 안되는 것에 대비하면 엄청 알맹이 이였지만 세상 그대로를 주어도 귀퉁이도 채울 수 없는 것이 인간 욕심의 우주이다.

검불, 겨울 나부랭이, 벌레의 밥이 좀 되였던 잎들…

어떤 것은 정말 버리기가 아쉬웠다. 먹음직한 잎이긴 한데 좀씩 벌레의 유린 흔적이 있는 때문에 부득이 가슴아픈 버림을 주어야 했다. 버리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민들레 캘 때의 거칠은 손 놀림은 많은 것을 버림당하게 했다. 하지만 꼭 버려야만 건강 식용에 가능한 부분들이니 어찌할 수가 없음이다..

버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 포기로부터 한 봉지가 이루어지는 쉽지 않은 노동의 꽤 많은 부분을 버리는 마음엔 아픔이 하얗게 동반해 주었다. 쓸모가 없는 취급물이 되는 신세라면 포기 선택을 필수로 해야만 하는 이치를 이 봄신사는 깊이 알고 있음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걱정됨 없는 나물의 진미가 되여 식도의 집에다 자기만의 맛을 추억으로 만들어 주게 됨도 알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부담거리로 되여도 버리기 아까와 하는데 마음의 줄을 그어버렸다.. 삶의 잡동사니 무더기는 고리대금의 이치를 그대로 닮아버린다. 집의 구석자리가 모자라 나중엔 베란다에 까지 잡동사니는 이사를 간다. 버리기 아쉬워 하는 인간 마음의 고질은 세월의 도태를 입혀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좋은 이면지도 좀만 구겨지면 곧장 쓰레기통에 날려버리는 미국 교사들의 소비 습성과 사돈쯤은 맺어야 할 필요의 구석을 생각해 보게 한다. 때 흔적 력역한 그것 들을 항상 어디든지에 두고 함께 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연약함의 고름을 짜내야 시원할 듯한 시대의 타이름 소리가 쟁쟁하다. 버림의 대상이 되고 만것을. 쌓고 옮기고 하며 갖고 있다가 나중처리를 하느니 보다는 때 맞추어 들어내버리면 집의 공간은 한결 훤하고 깨끗해 질지도 모른다. 마음에도 처리받아 야 할 쓰레기가 있다면 밤을 패서라도 정리하여 생각의 휴지통에 날려 보내는 것도 영리한 인간의 자아 보완이 될지도 모른다 는 느낌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