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辉
2020-05-07 10:25:20 출처:cri
편집:宋辉

‘약방의 감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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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방의 감초’라는 말에는 부정적 의미도 있고 긍정적 의미도 있다. 빠져서는 안 되는 반드시 필요한 것을 가리킬 때 쓰는데 한약을 지을 때 반드시 들어가는 약재가 감초라서 생긴 말이다.

<동의보감>에서는 한약에 반드시 감초가 들어가는 이유를 감초에는 9가지 흙의 기운을 받아 72가지 광물성 약재와 1200가지 식물성 약초를 조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상 모든 약에 어울린다는 뜻과 다름없다.

약방에 감초가 있다면 주방에도 감초 비슷한 재료가 있다. 모든 음식재료와 어울리는 주방의 감초에 해당되는 식재료로 옛날 사람들은 파를 꼽았다. 그래서 파의 별명이 화사초(和事草)이다.

10세기 무렵인 송나라 때 도곡이라는 학자가 화사초라는 별명의 유래를 적었는데 파가 모든 종류의 음식과 어울려 좋은 맛을 내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고 풀이했다. 약 지을 때 감초를 넣는 것처럼 음식 만들 때 파를 넣으면 다른 재료와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모든 음식에 어울리는 풀이라는 뜻이다.

명나라 의학서인 <본초강목>에서는 채소 중에서도 맏형에 해당하는 채소하는 뜻에서 ‘채백(菜伯)이라고 했는데 음식을 만들 때 첫 번째로 중요한 채소라는 뜻이다. 모든 식재료를 조화시키려면 빼놓을 수 없는 첫번째 채소라는 의미니까 화사초와도 통하는 별명이다. 파에 관한 별명을 보면 파가 진작부터 양념으로 널리 쓰엿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고대 중국의 예법을 적은 <예기>에도 파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온다. 옛날 사람들은 회를 먹을 때 봄에는 파와 함께 먹는 것이 좋고 가을에는 겨자를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고 했다. 또 군자를 맞이할 때는 파와 마늘을 준비하는데 양쪽 끝을 가지런히 다음어 놓아야 한다고 했다.

요즘도 고기를 먹을 때 파무침을 곁들여 내놓는 음식점이 적지 않다. 특히 고기구이나 치킨 전문점 등에서 파를 내놓데 신선한 파무침을 곁들여 먹으면 느끼한 맛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혹시 고대 <예기>에 나오는 식사법이 무의식중에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닐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파는 주로 양념으로 많이 쓰이지만 국으로도 많이 끓여 먹었다. 6세기 무렵 중국 최고의 농엽서인 <제민요술>에도 파로 국을 끓이는 법이 나온다. 된장을 풀고 파뿌리를 넣어 끓인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가 즐겨 먹는 파달걀국의 원형을 여기서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옛날에는 파가 검소함의 상징이었다. 송나라 때 주자가 사위의 집을 찾아갔다. 마침 식사 때가 되어 딸이 파를 넣어 끓인 국에다 보리밥을 내놓으며 모처럼 딸집을 찾아온 친정아버지에게 조촐한 밥상을 차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그러자 주자가 “보리밥과 팟국은 서로 어울리니 파는 단전의 힘을 길러주고 보리밥은 허기를 면하게 해준다”며 딸을 위로했다. 이때부터 중국과 조선에서는 보리밥 한 그릇에 팟국 한 사발이 선비의 청빈을 상징하는 모델이 되었다.

파가 꼭 가난을 상징하는 것만도 아닌다. 파에는 사실 힘을 돋아주는 성분이 있다고 보았다. <고려사절요>에 중들이 절에서 술과 파를 팔며 장사의 도를 어지럽히고 풍속을 문란하게 만들고 있으니 금지시켜야 한다는 기록이 보인다. 파는 수행을 하는 승려들이 먹어서는 안 되다며 금지한 오신채에 속하는 음식인데 파가 정력과 관련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절에서 파와 술을 팔았으니 당시 사찰의 부패를 지적한 내용이지만 한편으로는 파가 그만큼 식용으로 널리 쓰였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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