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辉
2020-06-11 11:19:32 출처:cri
편집:宋辉

“똑똑한”-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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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도는 문어가 문어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그럴듯하다. 먹물을 내뿜으니까 옛날 사람들이 글자를 아는 양반 물고기라고 문어라고 했다는 것이다. 절반은 맞는 이야기지만 절반은 의문의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역시 먹물을 뿜는 낙지와 주꾸미는 왜 문어라고 부르지 않고 다른 이름을 붙였을까? 종류가 다른 연체동물이지만 오징어와 꼴뚜기도 먹물을 뿜는데 왜 문어라고 하지 않았을까?

별것을 가지고 다 따진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알아서 나쁠 것도 없다.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도 정확한 근거를 알면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문어가 문어가 된 이유는 역시 먹물과 관련이 없지 않다.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에서 문어는 한자로 문어(文魚)라고 쓰고 중국에서는 장어(章魚)라고 부른다. 둘 다 글을 의미하는 한자로 중국과 한국에서 각각 문장(文章)에서 한 글자씩 떼어다 문어라는 연체동물의 이름으로 삼았다. 문어가 글을 읽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름 속에 ‘문장’이 들어가는 것일까?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규경은 원나라 때 <여황일소>라는 책에 문어는 “사람의 머리와 닮았다”고 기록했는데 조선에서도 사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문어라고 부른다고 어원을 풀이했다. 부연해서 청나라 때의 문헌인 <청일통지>를 인용해 문어의 어원을 설명하기도 했는데 문어가 글을 아는 사람의 머리를 닮았고 커다란 다리가 여덟 개 달려 있어 글 장(章)자와 클 거(巨) 자를 합쳐 장거라고 부른다고 했다. 정거는 문어의 옛 이름이다. 그러니까 문어는 글을 아는 사람처럼 똑똑한 물고기라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고 사람처럼 머릿속이 먹물깨나 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낙지와 주꾸미는 문어와 마찬가지로 다리가 여덟 개 달린 연체동물이고 역시 먹물도 내뿜지만 사람의 머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작고 다리가 열 개인 오징어와 꼴뚜기는 사람 머리와 전혀 닮지 않았으니 문어라는 이름을 얻을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문어는 물고기 중에서 지적 능력이 뛰어난 동물이라고 한다. 그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여느 물고기와는 달리 학습 능력도 있으며 게다가 기억력까지 있다니까 문어라는 이름이 진짜 어울린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무려 여덟 경기의 승리를 예언해 맞춘 점쟁이 문어 ‘파울’도 있었으니 아무리 우연의 일치라도 문어의 똑똑함에 놀라게 된다.

동양에서 문어의 지적 능력을 중시해서 이름을 지은 것과 달리 서양에서는 겉모습에 초점을 맞춰 작명했다. 영어로 문어는 옥토푸스로 옥토(Octo)는 팔각형에서 나온 말이고 푸스(Pus)는 발이라는 뜻이니 다리가 여덟 개 달린 연체동물이라는 뜻이다.

다리가 여덟 개 씩이나 달렸으니 괴물로 보였는지 문어를 먹지 않는 북유럽에서는 문어를 탐욕의 상징으로 여겼다. 문어를 먹는 남유럽 사람들과는 달리 북유럽 사람들은 문어를 지나가는 배를 여덟 개의 다리로 잡아 침몰시키는 괴물로 여겼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은 유럽을 집어삼키려는 히틀러를 문어 모습으로 형상화하기도 했다.

동양에서도 문어는 길다란 여덟 개의 다리 때문에 욕심의 화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문어의 부정적 이미지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재벌이 부도덕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보고 문어발식 확장, 문어발 경영이라고 한다.

가만히 보면 문어라는 연체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흥미롭네요. 머리를 보고는 생김새가 사람과 닮았고 먹물을 뿜는 모습이 공부를 한 사람과 비슷하다면서 문어라는 이름을 지어놓았고 반면에 여덟 개의 다리를 보고는 탐욕의 상징이라며 온갖 오명을 다 씌우니 말입니다. 문어 입장에서는 자신의 부분만 보고 제멋대로 찧고 까부는 사람들이 가소롭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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