韩昌松
2020-07-24 12:50:54 출처:cri
편집:韩昌松

[오피니언]기다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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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한 부자가 새로 별장을 지어 놓고 다른 도시에 있는 유명한 풍수사를 청했다.

기차역에서 맞이한 풍수사를 자가용에 모시고 부자는 별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길에서 계속 다른 차들을 양보하면서 가는 부자를 보고 풍수사는 참 운전을 안전하게 하신다고 핀잔 삼아 말했다.

그러니 부자가 나보다 급한 일이 있는 사람들이니 양보를 해야지요 하고 대답한다.

골목길에 들어서니 운전속도가 더욱 떨어졌다. 이때 옆골목에서 예닐곱살 되는 남자애가 불쑥 튀어나왔다. 다행히 속도가 늦었던지라 차는 멈춰섰고 꼬맹이는 씩 웃고는 계속 뛰어갔다.

그런데 부자는 차를 세운 채 다시 출발하지 않고 있었다.

답답했던 풍수사가 왜 가지 않는 겁니까 하고 묻고 있는데 옆골목에서 고만고만한 꼬맹이가 또 튀어나온다.

이때 부자가 하는 말, 앞에서 뛰어 나온 애를 보니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뒤에 함께 장난치던 다른 얘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별장앞에 도착했는데 불시에 뒤뜰에서 새떼가 날아 올랐다.

부자가 말한다. 좀 기다리셔야 겠습니다. 풍수사가 왜인가고 물으니 부자는 뒤뜰에 오얏나무가 있는데 아마 동네 꼬마들이 서리를 하러 왔나 봅니다. 지금 들어가면 놀란 애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불상사가 생길수도 있으니 기다립시다 라고 말이다.  

이번에는 풍수사가 말했다.

차를 돌리시지요. 저는 돌아가야 겠습니다.

놀란 부자가 물었다. 왜입니까? 제가 뭐 잘못한 행동이라도 있었습니까?

풍수사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당신은 좋은 풍수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니 내가 별장에 들어가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당신이 있는 곳이면 바로 명당입니다.

혹자는 부자를 차원이 높은 사람이라 치하하고 혹자는 세심한 사람이라 한다.

또 혹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 믿지 않는다. 나는 이를 양보와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준 이야기라 본다.

역지사지할 줄 알고 결코 서두르지 않으면서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가는 것, 부자가 자수성가한 이유가 아닐까?

쳇바퀴 돌듯 바쁜 우리의 일상, 코로나로 예민해진 신경 때문에 퍽퍽해진 삶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다.

마음이 부자인 사람이 진정한 부자이다.    

<출처: 조선어부 논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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