韩昌松
2020-07-29 23:25:00 출처:cri
편집:韩昌松

[오피니언]호랑이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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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은 세계 호랑이보호의 날이다.

뉴스를 보니 전 세계의 호랑이 개체수가 4천마리라는 통계가 있었다.

숫자로 보면 호랑이 보호가 판다보호에 못지 않게 시급함을 알려준다.

우리는 동물원 등에서 사육한 호랑이를 실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야생호랑이를 실물로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1980년대 필자는 장백산과 70킬로미터 상거한 농장에서 살았는데 그때까지 동북호랑이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있었다. 호랑이가 길을 막아 트럭에 탔던 사람들이 숨죽이고 기다렸다는 둥, 밤에 소피 보러 나갔다가 퍼런 불이 뚝뚝 떨어지는 호랑이를 멀리서 보았다는 둥, 나물캐러 갔다가 동북호랑이를 보았다는 목격담까지 진위를 구분할수 없을 정도로 호랑이를 본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몇십년이 지난 지금은 다르다.

원체 개체수가 많이 줄어든 동북호랑이는 어쩌다가 산림순찰원들의 카메라에 잡히거나 산림속에 거치한 적외선카메라에 모습이 잡히는 경우 외에는 좀처럼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호랑이가 적어진 원인 중에는 밀렵과 불법교역이 있다.

호랑이는 마약과 인신매매, 무기교역  다음으로 폭리를 얻을 수 있고 이는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호랑이가 슬픈 이유다.

서식지 감소가 개체수를 줄였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간은 호랑이 서식지를 계속 밀고 들어갔고 활동영역을 잃은 호랑이는 궁지에 몰린다. 하는 수 없이 이제는 민가에 내려가 소도 물고 양도 물어 허기진 배를 채운다. 호랑이가 슬픈 또 다른 이유다.

중국 성어에 “일산난용이호(一山難容二虎)”가 있다.

산 하나에 두마리 호랑이가 함께 있을 수 없다는 뜻인데 그 본연의 뜻을 차치하고 그 때까지도 호랑이가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 호랑이의 영역과 그 활동반경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고향에 몇년 전 동북호랑이보호구역이 설정되었다. 그러나 일단 파괴된 생태계는 오랜 시간을 들여야만 회복이 된다.

그래도 시작이 중요하고 실천은 더욱 중요하다.

이래저래 당분간 백수의 왕 호랑이의 슬픈 날들은 지속될 것 같다. 

<출처: 조선어부 논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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