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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원춘 미니소설 2편
2007-06-29 18: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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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원춘 약력

1937년 음력 12월 15일 생.

1960년 연변대학 조선언어문학학부를 졸업 후 연변인민방송국에 입사, 22년간 기자로 근무. 1982년 전문직 작가생활 시작.

1958년 단편소설 <쇠물이 흐른다>와 장막극 <당이 준 생명>으로 문단에 데뷔한 뒤 현재까지 <여생의 반디불>등 90여 편의 단편소설과 <볼우물>등 중편소설 10여편, <짓밟힌 넋>등 장편소설 3권을 발표했으며 <몽당치마>, <꽃 노을>등 작품집 10여권을 펴냈다.

그중 단편소설 <꽃노을>이 제1회 중국소수민족문학상과 길림성소수민족문학상을, <몽당치마>가 중국단편소설문학상과 중국소수민족문학상, 길림성소수민족문학상을 수상했다.

림원춘 미니소설 1

항암제

말라꽹이는 병원의 일체 항암치료를 몽땅 사절해버렸다. 간암이라는 진단을 받은지 두달, 몇만원을 팔면서 간암에 좋다는 약은 다 써봤지만 돈만 팔았을뿐 병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를 기다리고있는 집은 바로 골회함이였다. 삶을 단념해버린 그는 아예 병원에서 퇴원해버리고말았다. 사신이 하루하루 그의 생명을 갉아먹고있었던것이다.

집에 돌아온 이튿날 아침, 말라꽹이는 이것저것 텔레비죤 채널을 찾다가 형광막에 오른 광고를 보고 미친 사람처럼 소리쳤다.

<살았어! 이젠 살았다니까!>

어찌나 기뻤던지 그는 침대에서 벌컥 일어서며 두 주먹을 쳐들었다. 방금전까지 안해의 부추김을 받으며 화장실 출입을 했던 그가 아니였다. 자리를 일지 못하며 죽음만을 기다리던 그가 아니였다. 약물까지 거절하며 생명을 단축시키던 그가 아니였다.

그는 텔레비죤방송에서 독일과 미국, 량국 과학자들이 합작하여 연구제작한 새로운 항암약을 <제스>가 약국에서 팔리고있다는 광고를 보았던것이다.

<여보세요. 웬 일이세요?>

안해가 급히 방에 들어서며 물었다. 남편이 간혼미의 급성발작을 일으킨줄만 알았던것이다.

<여보, 금년 노벨상 선정대상에까지 오른 항암약 <제스>가 나왔다오. 살았어! 인젠 살았다니까 간암과 페암, 장암에 이르기까지 림상실험에서 그 효과가 뚜렷하다오. <제스>를 쓰고 간암말기 환자가 다시 출근한 사실까지 텔레비죤에 나왔소. 그러니까 살았소. 나도 살았단말이오!>

<그래요?>

<여보, 지금 천지대약방에서 그 약을 판다니까 빨리 사오오.>

<세상에... 그러니 산사람 놓고 이불을 뒤집어쓰라는 법은 없다니까요.>

안해도 기뻤다. 사형판결을 받았던 남편이 금방 살아날것만 같은 그런 기분 그대로 돈가방을 들고 문을 나섰다.

천지대약방문앞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그녀는 <제스>인지 <체스>인지 하는 항암약이 거덜날가봐 렴치불구하고 앞줄에 비집고 들어서서 약국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제스>는 포장도 정밀하고 약병도 깜찍하게 만든 구복핵이였다. 모양새만 봐도 외제품이 다르긴 달랐다.

말라꽹이는 희망에 찬 눈길로 토색갈 나는 구복액이 든 약병을 들여다보다가 뚜껑을 열고 단모금에 마셔버렸다. 마시자마자 간부위가 시원해나면서 때끔때끔 침질하던 진통도 ?은것 같았다. 명약은 명약이였다.

그날 그는 근래에는 있어본적 없는, 전굶이를 하던 력사에 종지부를 찍고 처음으로 물만두 다섯 개를 먹었다. 그래도 속이 그들먹하거나 메스껍지 않고 거뿐했다. 과하깅 발달한 선진국의 외제는 외제였다. 먹자마자 효험을 보았으니까.

<여보, 진짜 살았다니까!>

말라꽹이가 귤 한쪼각 입에 넣고 씹으며 말했다.

<좋은 약이 있는데 죽긴 왜 죽겠어요?>

<선진과학이 다르긴 달라. 그런데도 병원치들은...>

<돈에 눈이 어두워서 병자들만 골탕 먹이구...>

말라꽹이는 병이 다 나은듯 자기가 입원했던 병원의사들에게 줄욕을 퍼부었다.

<여보, 목욕 좀 해야겠어. 목욕불 덥혀놔.>

<급시에 목욕은 웬 목욕이예요?>

<이거 몸이 지긋지긋해서 어데 살겟나?>

<몸을 더 취세운 다음 하세요.>

<다 나았다니까.>

안해는 욕통에 더운 물을 채우고 말라꽹이를 목욕시키기 시작했다.

<여보, 살이 좀 올랐지?>

<올랐어요. 전에는 갈비뼈가 아룽아룽하더니...>

<그래. 선진과학이 다르지. 중국의 약은...>

말라꽹이는 <제스>를 먹으며 며칠을 기분나게 보냈다. 강뚝 유보도에 나서보기도 하고 안해와 롱지거리도 해보고... 살맛나는 세상이였다.

일주일후, 말라꽹이는 급작스레 토혈하기 시작했다.

<여보, <제스>! 내 <제스>를...>

간혼미가 말라꽹이의 마지막 말을 삼켜버렸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 끌숨과 함께 숨을 거두고말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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