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효과
장정일
전자악기가 아무리 편리하고 령활하다해도 나는 별 호감이 없다. 적어도 음악효과에서 전자악기는 관현악기의 섬세함에 많이 뒤지기때문이다.
음악효과에 어섯눈을 뜨게 된건 소학교 삼학년때다. 그해 여름방학에 나는 연길시소년합창단원으로 레코트취입을 하러 심양에 간 적이 있다. 작곡가 정진옥이 지휘를 맡은 연변가무단관현악단이 반주를 하였는데 합창취입도중 정지휘는 여러번 중단하면서 취입실을 드나들었다. 그때마다 트럼본연주자를 앞으로 나앉게 하거나 뒤로 들어앉게 하였다. 그렇게 하기를 수차나 반복하였다. 트럼본의 소리효과를 조절하느라 그랬던 모양인데 그 바람에 앙골라머리의 트럼본연주자는 눈물까지 흘리였다. 정진옥은 그토록 엄격하고 무서운 지휘였다.
노래든 연주든 음악은 효과가 좋아야 음악이다. 효과가 엉망인 음악은 고함이나 잡음일뿐이다. 효과가 외면되는 탓에 음악은 정진옥의 음악처럼 조선민족문화에 대한 신심과 긍지를 갖게 하는 음악이 많치 못하고 상품은 오작품과 가짜저질제품이 생겨나는게 아닐까. 정진옥의 무서운 음악정신이 그립다.
1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