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업체·소비자, 집값 하락에 무게
중앙정부 차원의 부동산 규제가 도입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 중국 부동산시장은 침체기를 맞고 있다. 추가 규제 도입과 규제 철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맞서면서 거래량이 많이 줄었고 부동산 가격은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선을 그었다.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도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부동산 규제 완화 혹은 중단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결과는 어떨지 아직 모호한 상황이다. 아직도 부동산 가격은 전년대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중은행의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계속 규제조치를 출범할 확율이 높다.
중국 부동산 가격, 전월대비 1% 이상 하락
중국 부동산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번 달 8일까지 한주동안 상해시의 신규주택 판매량은 전주대비 11% 감소했고 주택 공급도 36% 줄었다. 7월 70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전월대비 1.1% 하락했다.
그러나 기준을 달리해 보면 부동산 시장은 아직도 과열 상태라 할수 있다. 7월 부동산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10.3% 오르면서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상해와 베이징, 광주 등 주요 도시의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증시에 상장돼 있는 30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2분기 순익은 전기대비 평균 25% 늘었다.
정부:주택 문제는 국민과 정부의 대사(大事)
따라서 중국 정부는 부동산 규제 지속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고 말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하고 또 부동산시장의 성숙도를 위해서는 세금정책 등을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달 들어 정부는 부동산 규제 강화 의지를 계속 드러내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가 지난 6일 부동산 규제책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13일에는 이극강 부총리가 "부동산 시장 통제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현지 언론 역시 세부적인 규제 도입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상해증권보 등 현지 언론들은 정부가 주택을 매집해 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리스트를 작성할 것이며 중경시를 시작으로 조만간 부동산세 도입이 실현될 것이란 내용 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中 부동산 업체·소비자들 "집값 더 떨어진다"
하반기 부동산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차이나 완커는 이달 초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주요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올 하반기에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왕석(王石) 차이나완커 회장은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집값을 내리지 않는다는 건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표시했다.
실제로 차이나완커와 에버그란데, 그린랜드 등 대형 부동산업체들은 주택판매를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 역시 집값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경제감시·분석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4분기에 실시한 조사에서 중국 내 일급도시 거주자들의 41%가 집값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지난 1/4분기보다 18%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중소도시 거주자들 가운데서는 28%가 향후 집값 하락을 전망, 전기대비 11%포인트 증가했다. 중국부동산협회(CREA)는 앞으로 집값이 약 10~20%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