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곡물로 된 대풍작)

최근에 고급레스토랑에 가면 메뉴에 "대풍작(大豊收, Dafengshou)" 혹은 "오곡풍성(五谷豊登, Wugufengdeng)"이라는 음식명을 쉽게 찾을수 있다. 얼핏 듣기에는 어떤 음식인지 모를수 있지만 사실 다양한 잡곡으로 만든 웰빙음식이다.

잡곡이란 흰 쌀과 밀가루를 제외한 식량 즉 옥수수, 좁쌀, 검정쌀, 수수, 보리, 메밀, 귀리, 콩, 녹두, 팥, 검정콩, 청대콩, 완두, 고구마, 마, 감자 등을 말하는데 쌀과 밀가루가 없던 과거의 시절에는 주린 창자를 달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먹었지만 생활수준이 제고되어 더는 배를 곯지 않는 지금에 와서는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이런 잡곡을 다시 찾는다.

레스토랑들에서 추천하는 대풍작 요리를 주문하면 옥수수와 토란, 감자, 청대콩, 마를 비롯한 잡곡들이 큰 사발에 담겨 나온다. 많은 농작물을 한 그릇에 담아서 대풍작의 의미를 가졌다고 해서 이름이 대풍작이다.

대풍작이란 심오한 문화와 까다로운 규정을 가진 중국요리사에서 식사도 아니오, 요리도 아니다. 풀코스로 요리가 연이어 오르고 마지막에서 식사가 나오는 중국식 만찬에서 이 대풍작은 가정 먼저 식탁에 오르는 양식의 빵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할수 있다.

중국음식의 대풍작은 이밖에 더 심오한 의미를 가진다. 맛 있는 요리를 먹기전에 이런 잡곡을 먹으면서 오곡을 존중하라는 의미도 있고 식사시에도 건강을 아끼라는 의미도 있다. 고대중국 최고의 의학서적 <황제내경(皇帝內經)>에는 "오곡(五谷, 다섯 곡물)은 영양분을 주고, 오과(五果, 다섯 과일)"은 그를 보충하며, 오축(五畜, 다섯 가축)은 기를 돕고, 오채(五菜, 다섯 나물)은 그를 보충한다"고 적혀 있다. 이로부터 잡곡은 건강과 장수에 좋다는 것을 알수 있다.

그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일수록 주문하지 않아도 대풍작이라는 잡곡요리가 식탁에 서비스로 오른다. 가격이 저렴한 웰빙음식으로 식객들의 건강과 위를 잡는 것은 그야말로 본전을 거의 들이지 않고 좋은 수익을 챙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잡곡을 다시 먹는 웰빙바람이 불면서 시골사람들이 머리를 기웃거리면서 원망한다는 재미있는 말이 있다. "우리가 잡곡을 먹을때 도시사람들은 고기를 먹고, 우리가 고기를 먹게 되니 도시사람들은 또 잡곡을 먹다니"하면서 말이다.

고기든 잡곡이든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에 유익하게끔 섭취했느냐가 중요하다. 영양학자들은 지방과 당분, 유제품과 육류, 야채와 과일, 곡물로 분류되는 음식물이 영양이라는 피라미드를 구성하는데 이 피라미드의 기초를 이루는 밑부분이 곡물이라고 한다. 그러니 곡물의 중요성을 알수 있다.

간단한 한가지 예로 금처럼 노오란 옥수수는 황금작물로 불리운다. 옥수수에 함유된 섬유질은 쌀과 밀가루보다 4-10배나 높아 대장암예방에 좋고 콜레스티롤을 낮추어주며 관심병을 예방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야채로 된 대풍작)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잡곡으로 대풍작이라는 음식문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파란 피망과 붉은 고추, 흰 백합, 검정색의 목이버섯, 자색의 양배추 등 다섯가지 야채를 가지고 만든다. 울긋불긋한 색갈의 싱싱한 야채들이 보기만 해도 풍작의 풍성함을 안겨주고 식욕을 돋구니 이름 그대로 대풍작이다.

대풍작이라는 이 음식을 조리법에서도 가장 간단한 원시적인 조리법을 사용한다. 옥수수와 같은 잡곡은 맑은 물에 삶는 것으로 끝내고 야채는 아예 익히지도 않고 날것으로 먹는다.

총체적으로 고급레스토랑의 대풍작은 간단한 음식물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하는 새로운 개념이요, 새로운 혁신이다. 건강가 장수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의 소망을 담은 음식문화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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