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왔어요]
남: 편지왔어요, 오늘도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연 하나하나를 만나보겠습니다. 먼저 장춘의 황정숙 청취잡니다.
여: 국제방송국 임직원 선생님들:
안녕하십니까, 보내주신 잡지들을 잘 받았습니다. 이는 선생님들이 저에게 주신 특별한 관심과 배려이고 저의 행운으로 생각하고 여러 청취자들에게 나누어 잘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쓴 편지도 아주 감명깊게 잘 읽었습니다.
우리관성구 노인협회에서는 국경절 기간 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많아서 한주일 휴식했습니다.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우리 부부는 아들 며느리와 함께 자가용차를 이용해 저의 옛고향-교하로 떠났습니다. 장춘에서 교하는 고속도로 양옆에는 오곡이 무르익어 있었고 가을처리를 기다리는 논밭에서는 황금물결이 출렁이는 것을 보아 올해도 대풍년인 것 같습니다. 저는 1955년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교하를 떠난 후 방학때 몇번 와본 이후로는 몇십년째 찾아보질 못했는데 이번에 가서 보니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예전에는 기차를 타고 열시간 넘도록 왔는데 이번에는 자가용을 타고 2시간만에 도착했습니다.
교하시에는 높은 빌딩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옛거리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저의 외사촌동생의 안내로 교하의 가을철 볼거리인 "단풍산골짜기"구경을 떠났습니다. 교하는 원래 산이 많고 물이 좋은 곳인데 산에 산을 이어가는 산골짜기에는 가을을 풍요롭게 하는 오색단장한 단풍잎들이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제가 찾은 그날에는 길림성 외에도 할빈과 심양, 대련시에서 온 차량들도 많았습니다. 동생의 말에 의하면 오늘은 날이 흐려서인지 사람과 차들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는데도 우리는 주차하는데 한참 걸렸답니다.
단풍잎이 산마다 골짜기마다 아름다운 예술경관을 이루어 우리는 이곳저곳에서 사진찍노라고 쉴틈이 없었습니다. 큰 도시의 북적이는 도로와 붐비는 사람들을 떠나 경치 좋은 시원한 산에서 가을의 단풍 향기에 취해 웰빙산소를 맛보는 마음은 아주 즐거웠답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은 어릴 때 어머니 뒤를 따라 고사리를 꺽으러 다니던 일입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갔으면 내 인생은 더욱 멋지지 않을까하는 허무한 환상에 잠기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또 연상케한 것은 2001년 9월에 울산차세대관심위원회의 요청을 받고 장춘시조선족차세대관심위원회에서 조직한 참관단의 일원으로 울산에 갔던 일입니다. 울산은 한국에서 제일 먼저 해뜨는 곳이고 9월의 산천은 한폭의 산수화처럼 오색영롱한 단풍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 일행은 산에 올라가 해뜨는 광경을 보았는데 참으로 무아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청와대 앞, 옆길에는 노란은행나무잎이 온통 길을 덮고 있어서 그위를 걷는 마음은 마치 담요위로 지나는 것 같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이렇게 저는 올해 국경절을 아름다운 단풍들과 어울리면서 몇년은 더 젊어진 기분이었습니다.
장춘 관성구 애청, 애독자클럽 황정숙
2013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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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보내주신 황정숙 청취자 고맙습니다. 국경절 연휴기간을 이용해 아주 훌륭한 휴식의 시간을 가진 신 것 같은데요, 몇년은 더 젊어진 기분이라니 듣는 우리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베이징의 여러 산들도 곧 단풍절정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황정숙 청취자의 편지를 접하고 보니 저도 한번쯤은 단풍 구경에 나서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듣는 이들에게 항상 산소같이 맑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실어주시는 황정숙 청취자의 편지 잘 받아보았습니다. 황정숙 청취자와 함께 장춘의 김신숙, 강옥선, 최춘화, 김봉건, 최계순, 김춘, 송정애, 허죽순, 강영구, 노성효, 황채선, 조순임, 엄성금, 조일숙, 김순덕, 오영희, 김정열, 김수복, 권옥임, 이인순, 문인갑, 백준희, 최병선, 이신숙 청취자가 함께 10월의 퀴즈의 답안을 보내주셨는데요,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