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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방송듣기
2014-03-12 23:14:39 cri

[편지왔어요]

편지왔어요, 오늘은 먼저 장춘의 송영옥 청취자가 보내주신 편지사연부터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한창송, 송휘 선생님에게 드리는 편지

그간 안녕하십니까, 가내도 무사하시리라 믿습니다. 새해 갑오년 말해에 사업에서 더욱 큰 성과를 이룩하시기를 미리 축원합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지난해 그믐날까지 중약을 달여먹으면서 병자랑도 하다보니 문안편지도 제대로 올리지 못해 매우 죄송합니다. 이젠 큰 명절도 다 지나갔으니 제집으로 돌아갈 사람들은 다 돌아가고 출근하는 사람들은 출근하고 하니 신문과 잡지를 볼 여유가 생겨 오늘 필을 들어 편지를 씁니다.

해마다 설이 되면 모두들 저마다 먹고싶은 음식들을 해먹노라면 40년전 우리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 마음이 아픕니다.

40년전에 우리 집의 생활 형편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달마다 식량이 부족해 60넘은 할머니가 쌀을 꾸러 다녔고 노임을 받아도 며칠 지나지 않아 바닥이 나서 또 돈을 꾸려 다니군 했습니다. 형님이 장기 환자라서 생활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께서 저에게 옆집에서 돼지고기를 넣고 감자국수를 만들어놓은게 참으로 먹음직하더라고 말씀하셨습닏. 그때 당시 저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이 아팠고 눈물이 눈앞을 가리웠으나 오빠와 형님을 피해야 했습니다. 조카 아이들 여섯에 오빠, 형님, 어머니 그리고 나까지 모두 열식구를 어머니 혼자서는 감당하시가 어려웠습니다.

어머니를 가만히 식당으로 모시려고 해도 어머니가 동의를 하지 않았고 무슨 음식을 올려도 열식구라 어머니와 저에게까지 돌아오면 별로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뒤론 저도 딸 둘을 갖게 되면서 식구가 더 늘어만 났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으나 그때 생활은 참 즐거웠습니다. 매일 노래소리 웃음소리로 끓어번졌습니다.

몇년 후 나도 장춘으로, 남편도 직장을 북경에서 장춘으로 옮겨왔습니다. 그뒤로 얼마지나지 않아 어머니를 어렵게 모셔와 맛있는 음식들을 대접해 올렸습니다. 어머니는 막내딸이 생각보다 괜찮게 살고 있다며 만족해 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내내 고향의 집걱정을 하시면서 인차 돌아가시겠다고 하시면서 저더러 당장 차표를 끊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고향에 돌아가신 후 두달 뒤 세상을 뜨셨습니다. 사망되는 전날까지 혼자 끼니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너무나 막식함 고생을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일생은 책으로 펴내도 여러권이 될 것입니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 11달만에 사고로 돌아가셨고 그뒤로 어머니는 홀몸으로 우리 사형제에 할머니까지 모시면서 어려운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그토록 고생하시면서도 자녀들의 뒷바라지는 참 훌륭히 해내셨습니다. 그중에서 둘째 오빠는 할빈공업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우리 큰 오빠는 어머니를 영웅어머니라고 말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참 끝이 없습니다. 어머니 덕분에 그리고 국가 덕분에 나도 이젠 76세까지 살면서 잘 먹고 잘 살면서 유쾌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한창송 송휘선생님 2월 19일 아침 방송에서 두분의 상쾌한 목소리를 기쁘게 잘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와 마주앉아 웃는 얼굴로 방송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납시다. 매일 그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편지는 너무 산만한 것 같은데 마음속의 말을 하고나니 마음도 많이 안정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끝으로 두분의 건강과 만사대길을 바라면서 난필을 놓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4년 2월 19일

장춘시 남관구 노인협회 송영옥 올림.

***

송영옥 청취자의 편지 잘 받아보았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누구에게나 좋은 일이 있을 때, 힘든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존재입니다. 명절을 맞이하면서 어머니를 그리는 그 마음 충분히 알 것 같은데요, 저도 음력설은 시집분들과 같이 쇠느라 친정에는 신정을 계기로 살짝 다녀왔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을 쇨 때면 항상 부모님 생각이 나고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데요,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를 돌이키는 분들의 마음은 오죽하시겠어요.

그럴수록 매일매일을 보다 더 충실하게 기쁘게 사셔야 겠죠. 지금 이 시간도 어머니 생각 떠올리면서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들을 위해 화이팅~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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