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가까워 진 일선천)

사람들은 늘 음력 8월 18일을 전후해서 전당강 조수를 구경한다. 때는 벌써 어두워 주변 환경이 위험한지 알아볼수가 없었다. 그러는데 지나가던 한 할아버지가 나에게 1년에 한번씩 있는 관조, 음력 8월의 그 조수는 일년 중 가장 큰 조수이고 사실 달마다 한번씩 조수가 밀려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마다 양력으로 3월 부터 9월까지 사이에 "일선조(一線潮)"가 생긴다고, 오늘 밤 그런 조수를 볼수도 있을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부드러운 석양을 밟으며 해녕의 10리 장당(長塘)으로 향했다. 그 곳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전당(錢塘)제일탑"이었다. 나는 등대에 올라 강물을 바라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등대에 오르면 "저 멀리 지는 일몰에" 마음이 서글퍼 질가 해서였다. 팔보(八堡, Babao)는 "회합조(匯合潮)"를 보는 곳이고 노염창(老鹽倉)은 "회두조(回頭潮)"를 보는 곳이고 등대곁이 "일선조"를 보기 가장 좋은 전망대라고 한 할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나는 등대 옆의 청석돌위에 올라서서 서서히 어두워지는 강물을 바라보며 바람소리를 들으며 조수를 기다렸다.

그런데 며칠 피곤했는지 나는 저도 모르게 잠이 들고 꿈속에서 할아버지가 말하던 "일선천"을 보게 되었다. 보슬비가 점점 굵어지는 곳에 저 멀리서 뚜렷하면서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흰 라인이 강물과 하늘사이를 갈라 놓는 것이 보였다. 이어 빗바람이 몰아치면서 그 흰 라인은 어느새 훨씬 굵어지고 온 몸을 떨어대고 소리지르며 나를 향해 다가왔다. 관객들의 환호소리와 함께 "일선천"이 얼굴을 드러냈다. 일선천은 날뛰는 흰 용처럼 하늘과 강물사이를 날았고 바람도 그를 위해 응원하고 하늘과 땅의 색갈도 변했다. 사람들이 그 흰 용을 자세히 보기도 전에 그 용은 벌써 물의 장벽으로 변해 눈앞에까지 다가왔다. 순간 혼탁한 파도가 공중에 솟아 하늘땅이 어두워지고 천군만마가 날뛰는 듯, 산과 물이 춤을 추는 듯, 거기에 떠나갈듯한 소리까지 합세해 마음이 서늘해졌다. 사람들이 놀란 가슴을 진정하기 전에 변화많은 이 용은 또 벌써 저 멀리로 사라져 강물은 다시 평정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