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바다와 같은 칠리해)

갑문위에 이르니 눈높이가 더 높아졌다. 이 곳이 바로 칠리해였다. 긴 댐이 호수중앙을 가로지나며 칠리해를 동칠리해와 서칠리해로 갈라놓았다. 댐 양쪽의 짙은 녹음도 더는 물의 모습을 막지 못해 푸른 서 칠리해에 비하면 보일듯 말듯 긴 선으로 변한 조백하도 보였다. 모든 것이 푸름이었다. 모든 것이 생명이었다. 바람이 불때면 푸른 파도가 언제를 때리며 밀려왔는데 솟은 부분은 회색이요, 낮은 부분은 푸른색을 만들며 이름 그대로 바다를 연상케 했다.

짙은 푸름을 자랑하는 서칠리해와 달리 동칠리해는 아기자기한 강남의 경관을 연출하는 듯 했다. 물도 그 물이요, 갈대도 그 갈대인데 수면 중앙에 여기저기 호수바닥이 드러나 많은 물새들이 그 바닥에 내려앉아 있었다. 어선이 미끌어 들어가도 물새들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어선의 상공을 빙빙 돌았다. 어부도 그런것에는 개의치도 않고 그물만 뿌리며 고기낚기에 몰두했다. 가끔 작은 물고기들이 공중에 뛰어오르면 어선위를 날아다니던 물새들이 잽싸게 날아내려 물고기를 낚아서는 다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물고기를 낚은 어부는 어선의 뱃머리를 돌려 호수를 빠져 나오는데 어선뒤로 긴 물곬이 생겼고 물새들도 공중에서 어선을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