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멀리서 본 유산 천호)

나는 원래 글을 쓰면서 임의의 테마를 선택하는데 천호(天湖)만은 쉽게 필을 댈수 없었다. 서뿔리 글을 쓰면 아름다운 천호를 더럽힐까 저어해서 였다. 하지만 쓰지 않고서는 또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다. 천호를 본지 벌써 2년이 되었지만 그 때의 그 느낌은 바로 어제인듯 마음속 깊이 스며들어 변하지 않는다.

그 호수는 정말로 처녀호이다. 왜냐하면 정말로 이 호수를 아는 사람이 너무나 적기 때문이다. 이 호수는 복건(福建, Fujian)성 태로산(太女老山, Tailaoshan)의 일부분이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바다속에 한 섬이 있고 그 섬에 산 하나가 있고 그 산위에 호수가 하나 있다. 정말로 수줍은 처녀처럼 세상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호수가 바로 천호이다. 왕이문(王二文, Wangerwen)은 이 호수를 이렇게 묘사했다. "그 바다는 우리 복건성에서 가장 동쪽에 있는 바다이고, 그 섬은 복건성에서 절강(浙江, Zejiang)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유산(兪山)섬이고, 그 산은 이 섬에서 가장 높은 홍기산(紅紀山)이고, 그 산정의 평지가 바로 처녀호의 바닥이다." 라고 말이다.

이 호수가 어떻게 "천(天)"자와 연결되었을까? 내 생각에는 천호의 특수한 지리적 위치때문일 것이다.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 있는 이 호수의 참 모습을 다른 사람들은 알기 힘들고 하늘만이 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한 이 호수의 얼굴을 한번 보려면 정말로 쉽지 않다. 먼 거리를 걸어야 하고, 바다를 건너야 하고, 산에 올라야 한다. 산정에 올라 "정상에 오르니 내가 산봉이노라"하는 느낌도 느끼기 전에 피곤끼가 가득한 눈앞에 갑자기 푸른 호숫물이 안겨들어 그 순간 상서로운 구름을 밟고 선 듯, 하늘세상에 들어선 듯, 그 물에 발을 담그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