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소박한 자연 그대로의 팔채구)

하지만 그 보다도 흠주에서 내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뜻밖에 발견한 팔채구였다. 이 팔채구가 깊은 곳에 조용히 숨어 있어도, 아직 개발전의 "봉두란발"이라 해도 그 아름다움은 가히 세상 최고라고 할수 있었다.

자동차가 도로를 따라 흠주의 서북쪽 50km 밖의 심산 속 팔채구에 이르자 나는 가이드에게 시탐조로 물었다. 이 곳은 왜 이름을 팔채구라고 했는가 하는 물음이었다. 왜냐하면 구채구라는 이름은 그 곳에 9개의 티베트족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는 내 물음에 직접 답은 하지 않고 8과 연관되는 재미나는 숫자를 열거했다. 이 곳에는 8km 길이의 시냇물이 있고 80여개의 모양이 상이한 크고 작은 샘물이 있고 가을철 최저기온이 섭씨 18도, 여름철 최고기온이 섭씨 28도라는 것이다.

중국 고대에 이런 말이 있다. "산의 명망은 높은데 있지 않고, 그 산에 사는 선인에 있고; 물의 명망은 깊은데 있지 않고, 그 물에 사는 용에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산의 명망은 그 산에 사는 선인보다 그 산의 물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물이 있어야 청산이 있고 폭포가 있고 시냇물과 산림이 있기 때문이다. 구채구도 그렇고 팔채구도 그러하다. 이 두 곳에는 모두 물이 많다. 또한 그 물은 맑고 깨끗하기 그지없는, 현대 문명의 오염을 받지 않은 성스러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