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장보러 오는 이족 여성)

한 주에 하루씩 이 거리에는 시장이 선다. 이른 아침이 되면 벌써 주변의 이(彛, Yi)족, 바이(白, Bai)족 사람들이 매실, 살구, 배 등 산에서 나는 물건들을 말 잔등에 싣고 염소와 닭을 몰아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이 거리에 들어선다.

그리고는 그런 산의 물건들이 이 거리에서 소금, 꽃천, 쌀로 변하고 혹은 돈으로 변한다. 산 사람들은 산에서 나는 물건들을 가득 가지고 왔다고 자신들이 원하는 도시의 물건들을 바꾸어서 다시 산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거리가 있기 때문에 산 사람들의 생활이 더욱 윤택해지고 산 처녀들의 얼굴이 더욱 이뻐지고 산에 사는 꼬마들의 웃음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산 사람들은 삼삼오오 거리의 술집에 앉아서 온 종일 술 한 잔 기울이고 즐거운 환담을 나누다가 날이 어둑해 질 무렵에야 아쉬운듯 말을 끌고 산 노래를 부르며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간다.

어둠의 장막이 내리면 거리도 어둠에 잠기고 가게들의 문도 하나하나씩 닫힌다. 거리는 조용해지고 들리는 것이란 산 아래 강물이 흐르는 소리뿐이다.

이 거리는 너무도 작아서 지도에서 찾지 못한다. 심지어 거리의 이름도 없다. 다만 운남 서부의 아름다운 산수화 중에서 수많은 거리와 함께 그 아름다움을 형성하면서 천여년동안을 내려오고 있는 것 뿐이다.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