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차박사들의 기예겨룸)

중경(重慶, Chongqing)에 가면 유명한 중경화과(火鍋), 전골을 꼭 먹어봐야 하지만 동시에 차도 마셔봐야 한다. 중경에서 전골과 차는 언제나 함께 붙어다니는 한쌍이기 때문이다.

전골과 함께 오르는 차는 대부분 큐틴차라고 하는 고정차(苦丁茶, Kudingcha)이다. 전골집에 가면 주인은 큰 찻주전자에 겨울에는 따뜻한 차, 여름에는 시원한 차를 올려 손님이 먼저 차를 마시게 한다.

쓴 맛이 나고 열을 덜어주는 규틴차를 두잔 정도 마시고 나서 펄펄 끓는 전골을 먹고 전골을 다 먹고나서 또 차를 마시는 것이 중경의 전골식사법이다. 만약 어느 레스토랑에서 차를 제대로 올리지 않으면 손님들이 그 집에 발길을 끊을 정도이다.

중경인들은 사실 전골을 먹을때만 차를 찾는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를 할 때도, 친구들과 환담할 때도 차를 마시고 남편이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아내는 제일 먼저 차 한잔 따라준다.

중경의 남성들은 중경타차(?茶, Tuocha)를 마시고 여성들은 자스민차를 즐겨 마신다. 중경의 타차는 쓴 맛이 나지만 중경의 남성들은 너무 맛이 좋다고 하고 그 차를 마시면 피곤이 풀린다고들 한다. 타차를 마실 때는 또한 차를 많이 넣어 향을 아주 짙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대로 중경의 여성들은 찻잔에 물을 따르면 꽃 향기가 싱그럽고 마시면 입맛이 좋은 자스민차를 좋아하는데 찻잔에 찻잎을 조금만 넣어 마신다. 그래서 남성들은 늘 "찻잎 몇 개를 우려놓고 그걸 차라고 해?"라고 웃는다.

중경에는 그 어디나 찻집들이 있다. 심플하게 식탁과 걸상 몇 개만 둔 집들이 적지 않은데 큰 찻잔에 찻물을 따라주고 담배나 건과와 같은 것을 함께 주기도 한다.

이밖에 중경의 찻집에는 차박사가 있다. 차박사란 손님들에게 찻물을 따라주는 찻집의 종업원을 말하는데 그들이 그냥 손님들에게 찻물을 서비스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모두 찻물을 따르는 남다른 기교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박사라고 높여 부른다.

차박사들은 손님에게 찻물을 따를때 주둥이가 길고 좁은 찻 주전자를 들고 저 멀리서 물을 따르는데 마치 물총을 쏘는 듯 하지만 물이 다른데는 한 방울도 튕기지 않고 찻잔에만 맞춤하게 쏟아져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