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가을의 은행나무)

더 산 아래로 내려가면 강가의 은행이 노란 코트를 입고 있다. 홀로 있기를 좋아하는 청아한 은행들은 넓은 벌판에 두세그루씩 사이좋게 서서 미끈한 몸매를 자랑한다. 일년 사계절 중 가을의 은행이 가장 아름답다.

이렇게 나무들이 다투어 가을옷으로 바꾸어 입으면 진령의 가을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이름도 모를 관목들도 부산하게 옷을 바꾸어 입는다. 바위와 나무들 사이에 얼기설기 엉켜 있는 등나무들도 노란색, 발간색으로 바뀌어 온 산을 찬란하게 만든다.

진령의 가을은 붉게 타는 불이요, 진령의 가을은 저 하늘을 물들인 노을이다. 역동적이고 화려한 진령의 가을은 봄빛과 달리 그 만의 우아함을 온 세상에 펼쳐보인다.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