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신비하고 험준한 구화산)

보기드문 고산 분지의 지형을 가진 구화산은 지난 천여년동안 스님들이 도를 닦고 신도들이 참배하는 불교의 세상이었다. 옛 거리의 돌길에는 강남 특유의 물기가 슴배여 극락과 인간세상을 연결하는 듯 자비롭게 보였다.

스님과 비구니가 함께 하는 것은 또 다른 조화이다. 크지 않은 구화산에 99개의 절과 암자가 아기자기 모여 있는데 혹은 산 기슭에, 혹은 산정상에, 혹은 큰 면적을 차지하고 혹은 작은 땅만 차지하면서 다투지 않고 조화로움을 연출한다.

1600여살의 화성사(化城寺), 개산사(開山寺) 등 절은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전시장이 아닌 곳이 없다. 특히 무게 1톤의 큰 종은 "저녁 늦게 피어오르는 인연의 향불, 우주로 울려퍼지는 불교세상의 종소리"로 얼마나 많은 속세의 인연을 풀어주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