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3: 강변 북소리, 노래소리 현장음)

일행이 탄 작은 배가 교각 사이의 아치형 공간을 통과하자 가이드는 우리에게 이 곳은 봉황고성의 또다른 관광명소인 무지개 다리(虹橋)인데 600여년 전에 축공된 건축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무지개 다리는 정교하게 다듬은 자사암을 석회에 찹쌀가루를 섞어 쌓아 만든 돌다리였습니다. 봉황고성 상전벽해의 변화가 담겨진 옛 다리가 비록 비바람의 침습으로 이끼가 얼룩진 모습이였으나 여전히 견고함 만은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리위에는 바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낭하가 설치돼 있었고 그 위에 올라서면 타강 연안의 수상 가옥과 끊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타강 경치가 한눈에 안겨왔습니다.

무지개 다리에서 내려오면서 일행은 또 그 옆에 있는 북쩍거리는 한 자그마한 골목에 들어섰습니다. 안쪽에는 당지 특산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모여있었는데 팔찌, 귀걸이 등 정교하게 만든 묘족의 은 장식품들과 아름다운 묘족의 자수, 랍염과 날염포 등을 팔고 있었으며 가끔 즉석에서 만드는 생강사탕과 여러 가지 야생 버섯을 경영하고 있는 가게도 보였습니다. 중국의 북방도시 금주(錦州)에서 이 곳을 찾은 관광객 이동(李冬)선생은 한 묘족 포목전에서 한창 여자 친구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있었는데 그는 봉황고성에 대한 호감을 숨김없이 이렇게 소개합니다.

(음향4: 이동 인터뷰 내용)

"이 곳은 우선 건축이 비교적 이색적입니다. 게다가 민풍도 소박합니다. 주민들 역시 모두 여유있고 조용한 인상을 주는데 대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특색은 자연경관과 인문경관인 소수민족 문화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며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 이 곳만의 특색인것 같아요."

봉황고성에서 저는 또 남방 장성의 웅위로움과 기이함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남방 장성은 고성에서 8킬로미터 떨이진 곳에 축조돼 있었는데 한마리의 거용마냥 뭇산 정상에 자리를 틀고 있었습니다. 당지인 호군란(胡君蘭) 여사는 저에게 이 구간의 장성은 400여년전 산밖에 살면서 순종을 거부하고 있던 변경 주민들을 격리시키기 위해 쌓아진 것으로 중국 역사상 방대한 공사규모를 자랑하는 고대 건축물 중의 하나라고 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