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이념이 처음으로 중국에 전해진 당시 각 계의 논쟁 초점은 사회주의가 중국을 구할 수 있는가 하는 여부였고 많은 사람들이 사회주의에 질의를 표시했다.
당시 중국 사상계의 거물인 양계초(梁啓超)는 중국공산당 창당에 앞서 <사회주의운동을 논하다>는 글을 발표했다. 그는 글에서 사회화된 생산이 없는 중국에서 사회화 관리를 논할 수 없다며 중국에서 사회주의는 성공할 수 없다는 논조를 밝혔다.
중국공산당이 창건된 후 1년여가 지나서 손중산(孫中山)과 코민테른의 대표 아돌프 아브라모비치 조페(Adolf Abramovich Joffe)가 <손문조페선언(孫文越飛宣言)>을 발표했다. 선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중국에는 공산주의와 소비에트제도를 성공적으로 구축할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공산주의 질서, 나아가서 소비에트 제도를 중국에 도입할 수 없다”. 손중산은 중국에서 사회주의제도를 구축할 수 없다고 인정한 것이다. 월비도 손중산의 견해에 공감하면서 현재 중국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절박한 문제는 나라의 통일과 민족의 독립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중산은 중국민주혁명의 위대한 선구자이고 월비는 소련과 코민테른의 중국 주재 대표였다. 이런 두 사람이 중국은 마르크스주의 생존과 발전에 적합한 토양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인정한 것이다.
코민테른의 한 지부인 중국공산당은 창당시 코민테른의 도움을 받았고 조페는 사실상 거래를 완성한 셈이다. 조페와 그가 대표하는 코민테른은 중국에서 소련반대의 깃발을 든 북양군벌(北洋軍閥) 정부에 대항하는 세력을 키우고자 하는 생각으로 중국공산당의 창당을 지지한 것이었다. 중국공산당의 창당을 지지하든, 손중산의 남방정부를 지지하든, 코민테른과 소련의 본의는 소련의 이익을 중심으로 한 것이었다.
창당 초기 코민테른의 한 지부로서 중국공산당이 직면한 최대의 어려움은 가장 유력한 지지자인 소련 코민테른이 중국 혁명이 중국공산당의 지도하에 이루어지는 것을 믿지 않은 것이며, 심지어 사회주의가 중국에 뿌리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은 것이었다. 1940년 스탈린은 공산당은 노동자 계급의 정당이기에 농민과 소시민 계층으로 구성된 중국공산당은 진정한 공산당이 아니라며, 중국에는 진정한 공산당이 없다고 표시했다.
하지만 역사는 규칙적으로 발전하고 불규칙적으로 약동한다.
유럽에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러시아 혁명보다 독일 혁명이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 러시아 혁명이 성공을 거두었다. 아시아에서 레닌과 스탈린은 중국 혁명보다 일본 혁명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았으나 결과 중국 혁명이 중국공산당의 지도하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때 일본은 아시아에서 산업이 가장 발달되고 노동자 계급이 가장 성숙되었으며 많은 혁명이론들이 전파되었기에 스탈린은 일본을 극동 혁명의 열쇠로 보고 중국 혁명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코민테른과 혁명의 지도자, 혁명이론의 거물, 당시 중국의 각 계가 중국에서 사회주의가 성공되기 힘들다고 판단했지만, 궁극적으로 일본에서 혁명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혁명이 진행되었고 중국에서 사회주의가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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