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랍팔죽)
그 해 섣달 초파일이 되자 집에는 끝내 아무런 먹을거리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형과 동생은 빗자루를 하나씩 들고 곡간 바닥을 쓸어서 좁쌀, 콩, 보리, 옥수수 등 잡곡을 조금씩 얻고 대추도 몇 알 주었다. 양은 적어도 종류는 다양했다. 두 아들은 모든 쌀을 한 꺼번에 가마에 넣어 죽을 끓여 먹고서야 부모의 말을 상기하고 후회했다.
그 이듬해 봄이 되자 두 아들은 그들의 부모처럼 열심히 농사짓고 대추나무를 가꾸어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다시 잘 살게 되었고 각자 색시를 찾아 아기자기 살아가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를 잊지 않고 교훈을 기억하고 더는 나태한 생활을 하지 않도록 자신을 징계하기 위해 해마다 섣달 초파일이 되면 다섯가지 잡곡으로 죽을 끓여 먹었다. 그로부터 사람들은 이 날이 되면 모두 잡곡죽을 먹고 그 날이 섣달 초파일이어서 그 죽을 랍팔죽(臘八粥, Labazhou)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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