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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도시를 그린다
2008-02-29 16:27:24               
cri

장정일

우리의 도시가 변모하고있다. 거리가 넓어지고있고 인도가 이뻐지고있다. 건축공사장이 줄을 잇고있다. 밤이 되면 가로등과 오색네온싸인이 명멸하며 도시는 도시다운 도시를 꿈꾼다.

도시다운 도시? 도시다운 도시는 콩크리트빌딩숲? 자동차홍수? 등불의 바다?

비록 꿈의 열망이 소중하다고 할지라도, 비록 꿈의 열망이 비등점으로 치닫고있다고 할지라도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변하는 도시의 발전방향을 어떻게 잡을것인지 밑그림이 미리 설정돼야 한다는것이다. 방향설정이 되지 않은 엉성한 상태에서의 흥분과 쾌속질주는 자칫 후회막급의 결과를 낳을수도 있기때문이다.

콩크리트숲은 고전적인 건설개념이다. 고층빌딩이 하늘을 가리운 뉴욕의 거의 3분의 1의 시민들은 이 개념에 반기를 들고 도시탈출을 갈망하고있다고 하며 북유럽을 망라하여 네덜란드같은 나라에서는 건축고도가 엄격히 통제되고있다고 한다. 그들은 맹목적인 건설이 아니라 인간본위의 살기좋은 도시를 지향하고있는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우리 도시를 나무가 무성한 숲의 도시로 방향설정을 하자고 주장하고싶다. 도시건설의 근본으로부터 궤도수정을 하여보자는 얘기이다.

숲의 도시가 살기좋은 도시이다. 시내의 나무들이 무정하게 잘려나가는 모습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우리의 삶에 소중한 산소원천과 아름다움이 사라져간다는 아쉬움때문이다. 강변유보도정비를 하는건 좋은 일이지만 강둑이 세멘트화하면서 둔치가 사라지고 동식물사슬이 단절되는건 흠이다. 적어도 강변에 서있던 나무들의 수효만큼은 그 옆에 나무가 보식되여야 마땅한것이다. 나무 한대 없는 세멘트제방둑은 삭막하다. 도심의 청년늪가에 무성했던 아름드리나무들이 하나둘 베여지고 그 자리에 광고판과 음료매대가 들어앉았다. 도로확장을 하느라 수십년 자란 나무들이 잘려나간 자리에 가로수가 아닌 관상용관목이 심어졌다. 크게 자랄 나무가 아니다. 짙은 록음을 기대할수는 더구나 없다. 세멘트가 투여되는것이상의, 콩크리트숭배를 벗어난 숲에 대한 배려가 우선시되여야 할것이다.

숲의 도시는 먼지가 추방된다. 공원에는 물론 공지에도 거리에도 숲이 우거지고 강변에도 숲이 무성하고 아빠트단지도 숲속에 자리잡는다면 우리는 먼지에서 해방되지 못할 리유가 없다. 매일 신선한 산소를 깊이 들이마시며 우리는 행운의 삶을 영위하게 될것이다.

숲의 도시는 소음이 통제된다. 먼지와 매연 공해에 못지 않은 공해, 사람의 수명을 갉아먹는 공해가 소음공해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허지만 차량홍수속에서도 숲이나 가로수는 훌륭한 방음벽, 소음소화벽구실을 할수가 있다. 귀찮은 소음을 막아주는 숲의 도시의 일상은 차분하고 고즈넉할것이다.

숲의 도시의 시민들은 마음이 순해진다. 경쟁사회로 접어든 오늘 심신이 지친 시민들이 창문밖으로 푸른숲을 감상할수 있다면, 동네 숲의 그늘에서 남녀로소들이 쏘다니는 다람쥐를 바라보며 한담을 주고받을수 있다면, 어느 지정된 숲의 유명거리에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느긋하게 산책의 즐거움을 만끽할수 있다면 시민들은 자연히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여유를 갖게 되여 지금처럼 서로간에 티격태격할 일도 별로 없을것이다.

숲의 도시는 도시자체가 활력이 넘치는 일터이자 자연과 숨결을 같이하는 쉼터로 된다. 우리 고장은 북위 41도에서 44도, 동경 127도에서 131도사이에 있다. 춘하추동이 분명한 북방의 도시, 숲의 도시라면 숲새들의 귀맛좋은 노래소리와 더불어 봄의 생기, 여름의 그늘, 가을의 락엽, 겨울의 침묵을 즐길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숲의 도시를 그린다. 이는 결코 허무한 환상이 아니다. 도시행정과 시민들이 한치보기의 무분별한 개발, 경제일변도의 단순사유에서 벗어나 인간본위의 자연친화적인 건설리념을 갖춘다면 금방 무난하게 추진될수 있는 일이다.

숲의 도시를 건설하는데 유조한 실적을 쌓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휴식의 공간인 공원이 소란한 놀이터로 변질되면서 고목들이 설자리를 잃어가는 일은 단연 없어질것이고 터자리가 기수부지인데도 하필 공원옆의 오랜 숲을 베어버리고 공장이나 아빠트단지를 앉히는 무리는 사라질것이다.

숲을 조성하는자가 인기인물이 되고 숲을 망가뜨리며 란개발을 하는 무지한 행위가 제재를 받는다면 젊은이들이 공들여 만든 청년늪이 머리와 눈섭이 빠져버린 번대머리늪으로 변해갈리가 없다. 그리고 숲의 조성은 고사하고 주차장개념마저 무시한채 한치의 공지도 남기지 않고 건축허가만 내주는 근시안적인 발상도 제어될수 있을것이다.

우리 고장은 워낙 나무의 고장인지라 숲의 도시건설이 탄력을 받을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있어서 참으로 다행스럽다. 세계적인 자연보호구역이고 경내의 삼림피복률이 75.9%를 차지하는 우리 고장같은 곳은 흔치 않다. 천혜의 삼림지대인 우리 고장에는 120여종의 목본식물이 있다. 홍송, 가문비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종과 들메나무, 고로쇠나무, 단풍나무 등 활엽수종이 구전하다. 마음만 먹으면 삼림지역에 걸맞는 숲의 도시건설은 결코 꿈같은 전설이 아니다.

크다고 할수는 없어도 작다고 할수도 없는 겸허한 도시, 보물단지라고 할수는 없어도 숲의 매력이 시민의 심신을 살지우고 세인의 발길을 잡는 그런 번영의 도시ㅡ 숲의 도시가 도시다운 우리 도시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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