녜, 그럼 계속해 다음 사연 전해드리겠습니다. 장춘의 최금란 청취자가 보내준 편지 사연입니다.
여: 광주에 다녀오셔서 적으신 글인데요, 지난 주에 이미 편지의 일부 내용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 계속해 나머지 부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새해맞이 꽃시장
눈보라 휘몰아치고 땅이 떵떵 얼어붙는 설대목에 북방사람들이 어찌 노천 꽃시장을 상상이나 할수 있으랴.
그러나 광주는 중국 5령 이남인 영남지역에 속하므로 열대, 아열대의 해양성 기후여서 전년 기온이 높고 강우량이 충족해 사시장철 꽃이 피고 푸르르다. 그러므로 음력설을 앞두고 새해맞이 꽃시장을 열어 설을 한껏 무르익히며 새해를 당겨오고 있었다. 설대목이 돌아오면 벌써 화농과 화상들은 길목의 곳곳에 가지가지 생화들을 단채로 묶어놓고 팔거나 물통에 가득 꽂아놓고 팔기도 하고 화분통채로 팔기도 했다. 그래서 거리는 온통 꽃을 사들고 다니는 사람들로 꽃바다를 이룬다. 어떤 단위나 집들에서는 아예 차를 몰고 와서 동전잎같은 금귤이 다닥다닥 달린 큰 화분통을 5백여원씩이나 주고 사가는데 노란 귤이 새해의 길상을 상징한다고 한다. 지어 넝마주이로 근근이 살아가는 늙은이들마저 값싼 꽃 한두대라도 사들고 가서 꽃병에 꽂아놓는다. 그러니 광주사람들의 꽃사랑은 유별난 생활습성이었다.
우리는 광주에 몇번 다녀왔지만 골목 꽃시장이나 구경했지 큰 꽃시장에 가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큰 꽃시장은 설을 앞두고 음력 섣달 28일부터 여는데 우리들은 딸이 모는 자가용에 앉아 외손자를 데리고 첫날 오후에 천하스포츠센터에 자리잡은 천하구 새해맞이 꽃시장으로 갔다. 꽃시장은 벌써 사방에서 모여든 화상들과 사람들로 희희낙낙했다.
꽃시장 입구에서는 높고 화려한 경축용 아치가 사람들의 발목을 잡았다. 소개에 따르면 아치에 그려진 홍색대로가 천하구의 표지성적 건물을 바쳐주고 있는데 홍색대로는 천하구의 고속도 발전을 상징하며 천하구의 표지성적 건물의 축영은 광주의 금융, 상모, 과학기술창신의 고신산업들이 집중된 자랑을 함축성있게 표달한 상징이란다.
꽃시장안으로 들어가니 근 3천평방미터나 되는 공간에 생화로 "행복한 천하"를 대형으로 진열해 놓았다. 빨간색, 노란색, 하얀색, 파란색 풍천으로 만든 똑깥은 규격의 꽃가게 388개가 넓은 양쪽에 줄지어 있었다. 가게안에는 모두 진열대가 있어 화분통들이 층층히 놓여져 있었는데 각양각색의 꽃들로 하여 천자만홍을 이루고 있었다.
꽃가게 앞에는 꽃사는 사람들과 구경군들이 겹겹해 자세히 보기가 어려웠다. 보아오던 꽃들은 별반 없고 보지 못했던 꽃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난생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꽃들을, 이렇게 희귀한 꽃들을, 이렇게 아름답고 희한 꽃들을 보았다. 꽃을 한아름씩 안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감출수 없는 웃음이 환하게 출렁거렸다.
광주사람들은 새해를 맞으며 반드시 세가지 꽃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금귤, 복숭아, 수선화라고 한다. 금귤은 광동말에서 귤(桔)의 발음과 길하다는 길(吉)자가 발음이 같아서 귤이 달린 화분통 하나를 놓으면 만사대길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복숭아의 "桃(도)"자는 큰 이상을 펼친다는 "大展宏圖(큰뜻을 펼치다)"의 상징으로 여겨 젊은이들에게 복운을 기대하는 마음에서이며 수선화는 부귀와 길상을 상징한다고 한다.
광주의 꽃시장은 청나라 초에 나루터에서 꽃을 팔던데로부터 시작됐는데 한해에 한번씩 여는 꽃시장은 19세기 60년대에 와서야 형성됐다. 일본 비행기가 매일 머리우에서 윙윙거리며 폭격을 감행했던 항일 전쟁시기에도 시민들은 거리에 나가 꽃을 팔고 사며 아름다운 내일을 갈망했다고 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뒤로부터 새해맞이 꽃시장을 열었는데 음력설을 앞둔 3일간이란다. 1956년에 꽃시장의 전통을 보다 잘 발양하기 위해 거리에 널려있는 꽃가게들을 지금의 인민남로에 집중시켰다. 사람들은 대나무로 장식용 대문과 꽃시렁을 만들고 새해맞이 꽃시장(迎春花市)이라 불렀단다. 20세기 60년대에는 꽃시장이 4개로 증가됐고 2010년에는 10개로, 2011년예는 12개로 발전됐다.
지금 새해맞이 꽃시장의 특점은 우선 고급적인 꽃들이 많아지면서 시장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받아 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이며 다음은 국산의 새로운 꽃품종들과 외국에서 들어온 화초들이 광범한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도 꽃을 사서 한아름 안았다. 그 속에는 너무도 희한해서 산, "5대동당(5세대가 함께 살다)"과 "저롱입수(猪籠入水-돼지우리가 물속에 들어가다)"도 있다. 이 두가지 꽃은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란다. "5대동당"은 지팽이처럼 앞뒤를 뭉청 자른 나무가지에 노란 토마토같은 살결을 지닌 통통한 꽃들이 가담가담 한곳에 조롱조롱 5개씩 뱅 돌아가며 붙어 있었다. 뿌리도 없고 잎도 없는데 그저 집에 가져다 보기 좋게 세워두면 됐다. 그래서 광주사람들이 이 꽃의 모양을 보고 "5대동당"이라는 좋은 이름을 달아주어 큰 환영을 받고 있었다.
"저롱입수"란 꽃은 화분통을 걸어놓아야 할 현수화였다. 높지 않게 자라는 줄기에서 버들잎처럼 갸름한 잎들이 돌아가며 났는데 그 잎이 끝에서 부레 모양의 걀쭉하고 작은 토색물주머니가 자라며 올라온다. 더군다나 희한한 것은 그 물주머니의 아가리우에 덮개까지 달렸다는 점이다. 화분에도 물을 주어야 하거니와 그 물주머니에도 물을 조금씩 주어야 마르지 않는다. 만약 모기가 그 물주머니속에 날아들어가면 덮개가 저절로 덮혀 진단다. 나는 그 광경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그 부레같이 얇은 주머니속에 물을 떨구어 넣을 때마다 어쩌면 깨잎모양의 덮개까지 생겼을까?게다 아가리는 든든하라고 우정 그랬듯이 밖으로 한벌 살짝 더 감겨진 것이 참으로 기묘했다. 실로 자연의 조화란 아루다 형용하기 어렵다.
새해맞이 꽃시장에는 교통경찰들이 곳곳에서 질서를 유지하며 안전을 담보했고 200여명 대학생자원봉사자들이 꽃을 운반해 준다, 참관을 안내한다, 노인들과 아이들에게 뜨거운 봉사를 제공한다 하며 분주히 돌아쳤다. 시민들의 편리를 도모해 꽃시장이 열릴 임박에는 꽃시장의 지점, 지하철의 역 이름, 그곳 정차장등을 밝힌 일람표를 신문에 실었고 지하철에서는 1미터 60을 넘는 꽃들을 가위로 베여주는 봉사도 했다.
우리가 한창 꽃시장을 돌고 있는데 마침 광동성 성장을 비롯한 광동성의 지도부가 성, 시의 기타 간부 인원들과 함께 천하꽃시장을 시찰했다. 그들은 시장공급과 전력보장 등을 알아보고 명절에도 일터를 지켜선 1선의 간부와 종업원들에게 미리 설인사를 했다.
이처럼 한해에 한번씩 있는 광주의 새해맞이 꽃시장은 성과 시의 지도자들로부터 전시의 백성들이 떨쳐나선 한차례의 새해맞이 대사이자 희희낙낙한 축복의 장이기도 했다.
광주의 새해맞이 꽃시장은 중국에서 둘도 없는 민속 경관으로서 예로부터 내려오는 영남지역의 설맞이 세속을 보여줌과 아울러 새해 벽두로부터 발걸음을 잘 떼려는 전통인습과 융합돼 자기의 독특한 화분언어를 형성한 것이었다.
광주여, 그대는 사시장철 꽃이 피여 꽃도시더냐, 아니면 광주인의 꽃사랑이 이어져 내려와 꽃도시라더냐, 새해맞이도 유별난 꽃사랑으로 시작되거늘, 광주가 어찌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지 않을 수 있으며 꽃속에서 사는 광주인들의 삶이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으랴!
남: 녜, 편지 보내주신 최금란 청취자 고맙습니다. 광주의 새해맞이 꽃시장을 둘러보시고 난 소감을 적은 글인데요, 편지를 보노라니 벌써부터 새해가 기대됩니다.
여: 여러분도 기회가 되시면 광주의 꽃시장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남: 녜, 이외에도 한국의 장덕규 청취자, 장춘의 김석찬 청취자, 정금자 청취자, 이명월 청취자, 박옥경 청취자, 김춘자 청취자, 한경석 청취자, 윤영학 청취자,마경옥 청취자, 최금란 청취자, 김익영 청취자, 연길의 박철원 청취자 등 많은 분들이 10월의 퀴즈의 답안 또는 편지를 보내주셨는데요, 시간상 관계로 일일이 언급해 드리지 못한 점 양해구하겠습니다.
여: 녜, 지금까지 편지 사연 소개해드렸습니다. 계속
해 청취자 핫라인 코너로 여러분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