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凤海
2019-08-30 16:37:19 출처:cri
편집:林凤海

황순금 청취자

국제 방송국 송휘, 이명란 선생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최고의 방송을 만드느라 밤낮 수고하시는 선생님들께 문안을 전합니다. 
귀 방송은 열심히 빼놓지 않고 청취하지만 기사는 뜸하게 쓴 것 같아 죄송합니다. 
오늘은 저의 외 할머니를 쓰고자 필을 들었습니다. 

저의 외할머니는 김영숙이라고 합니다. 
팔포강이라는 두메 산골에서 태어났습니다. 외할아버지께서 토비놈들에게 살해된 처남의 시체를 찾고자 집을 떠난 뒤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답니다. 그리하여 육남매를 키우시느라 외할머니는 갖은 풍상고초를 겪었습니다. 
곱상하게 생기고 환한 외모가 근심되어 그의 시어머니는 낮이면 숯검댕이를 바르고 다니라고 일렀답니다. 육남매중 셋이나 제 손으로 해산하고 태줄을 끊고 치마폭에 감싸고 뒷 울안에서 집으로 들어왔답니다. 
남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 도와주었고 타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따뜻한 분입니다. 
외할머니께서는 매우 근검하셨습니다. 고무신발이 아까워 길가에서는 늘 맨발로 걸으시다가 마을에 들어설라치면 개울가에서 발을 깨끗이 씻은 후 신을 신고 살랑살랑 조용히 집에 들어서군 했습니다. 60세가 썩 넘은 연세에 이웃분들과 자식들의 만류도 마다하고 생산대 밭을 좀씩 매군 했습니다. 

편집 선생님! 저는 이제 70세 초반입니다. 요즘 84세에 하늘 나라로 떠나신 외할머니가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외할머니의 총애를 듬뿍 받았지만 손수 따끈한 식사 한번 대접시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애절한 마음을 달래보고저 이 글을 씁니다. 
외할머니를 기리면서 노래 한곡(선생님께서 선택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연길 애청자 황순금 올림
2019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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