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퍼족의 전통명절로는 무노우종가(目腦緃歌)절, 능선(能神)절 신미(新米)절 등이 있다. 그 중 가장 성대한 명절이 ‘무노우종가’절이다.
무노우종가절:
‘무노우종가’는 운남성 덕굉징퍼족의 군중성 가무행사이자 행복과 풍작을 경축하는 징퍼족 인민들의 전통명절이다. 징퍼족은 ‘무노우종가’절을 가장 신성하고 가장 장엄한 명절로 간주한다. 징퍼족어 발음 그대로인‘무노우’는 ‘모두가 함께 춤을 춘다’는 뜻이다.
해마다 음력 정월 보름에‘무노우종가’명절을 경축하며 명절기간은 보통 2일에서 6일간이다.경축 행사는 풍수가 뛰어난 곳을 선택해 진행하며 경축 장소의 한 가운데 무노우 기둥 4개를 세운다. 무노우 기둥에는 상징적 의미가 담긴 아름답고 정교한 도안이 그려진다. 그리고 한가운데에는 두 자루의 장도와 보검을 꽂고 무노우 기둥 바로 옆에는 악대를 위해 높은 무대를 설치한다. 무대 주위에는 나무 기둥들이 둘러서고 징과 가죽북 등 여러가지 악기를 나무기둥에 걸어놓는다. 행사 시 방방곡곡에서 모여든 징퍼족 동포와 내빈들이 리딩 댄서의 인솔하에 북소리와 호장한 음악소리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춘다. 경축행사는 이른 새벽부터 밤, 심지어 날샐녘까지 이어지며 만 여명이 행사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전설에 의하면 머나먼 옛적에 태양의 자손들만이 무노우 춤을 출수 있었다고 한다. 한번은 태양왕이 성대한 ‘무노우’경축행사를 마련해 지구의 모든 조류를 초청했다. 참새들이 ‘무노우’ 춤을 배운 후 지구에 돌아와 연습을 할 때 징퍼족 선인들이 그걸 보고 ‘무노우’춤을 따라 추기 시작했다.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민족의 성대한 경축행사로 정착한 것이다. 과거 ‘무노우종가’는 징퍼족이 하늘 신 ‘무따이’에게 제사를 지내는 행사였다. ‘무따이’는 징퍼족의 초자연 신앙의 최대의 신인 하늘 신으로 재부와 행복을 대표하고 사람들을 보호한다고 여겨졌으며 산나으리들만이 제사를 치를 수 있는 신이였다. 하여 산 나으리와 재력가들의 주재로 제사 또는 풍작, 참전 때만 추었다. 그리고 둥싸(董薩)를 전문 초청해 경축행사를 주재하고 조직하기도 했으며 징퍼족의 창세기 서사시를 읊고 소와 닭을 잡아 망령에 제를 지내기도 했다. 1980년 약 20년간 중단됐던 ‘무노우종가’경축행사가 다시 회복되면서 내용과 형식에 변화가 가미돼 기존의 망령에게 제를 지내는 내용과 절차가 사라지고 공연을 진행하거나 상품 전시회를 가지며 과학지식을 홍보하고 투자유치를 진행하는 등 많은 새로운 내용이 추가됐다.
능선절:
능선절은 징퍼족의 청춘남녀가 한 자리에 모여 노래 부르고 춤추며 즐기는 명절로 해마다 음력 2월 10일에 경축한다. 이 시즌은 마침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 대지에 봄기운이 감도는 때이다. 한 해동안 수고한 징퍼족의 청춘남녀들은 이 농한기를 이용해 전통에 따라 산 좋고 물 맑은 평지를 찾아 능선절을 경축한다. 능선절이면 징퍼족의 청년들은 갖가지 장신구들을 부착한 명절차림으로 함께 모여 민요와 사격, 탄알 쏘기, 검춤 등 겨룸을 진행한다.
신미절:
신미절은 풍작을 경축하는 징퍼족의 재미나는 명절이다. 음력 8,9월 경, 논 밭의 벼가 무르익을 때면 집집마다 ‘신미절’을 경축한다. 신미절 전 날부터 주인집은 여러 가지 준비에 들어가며 생화를 가득 꽂은 바구니를 등에 지고 논밭에 가 여문 벼 이삭을 한 묶음 주어 바구니에 넣고 집에 메고 돌아와 귀문(鬼門)옆에 놓는다. 그리고 이틑날 놀러 오라고 이웃들을 열정적으로 초청한다. 다음 날 이웃의 남녀노소가 주인집에 놀러 오면 주인은 자체로 빚은 수주 올려 손님들을 대접한다. 주객이 서로 인사를 주고 받은 뒤 신미절 음식상이 차려진다. 여성과 여아들은 벼 낟알을 닦고 쌀을 찧어 기름떡을 구우며 햇밥을 짓고 산나물을 밥상에 올린다. 아이들은 짝을 지어 강에 가 고기를 잡기도 한다. 징퍼족의 전통에 따르면 신미절에는 닭이나 돼지를 잡지 못한다. 연회에 앞서 주인이 먼저 기도식을 행한다. 주인은 기름떡과 쌀, 수주, 마른 물고기,마른 쥐를 차려놓고 사람과 가축의 평안,천혜의 날씨,무재다복을 기원하며 소원이 이루어지면 필히 소를 제물로 바칠 것이라고 약속한다. 신미절 의식에서 덕망이 높은 연장자가 곡식의 유래를 이야기한다. 전설에 의하면 아주 오래 전에 징퍼족이 곡식을 재배하는데 곡식귀신이 하늘로 날아 올라가 논밭의 곡식이 전부 시들었다.이 때 집 지키기 멍멍이가 밤낮으로 짖어 마침내 곡식 귀신을 땅으로 불러 내렸고 그때부터 징퍼족의 곡식이 무럭무럭 자랐다 한다.때문에 징퍼족은 각별한 예우로 멍멍이를 대하며 신미절날이면 먼저 멍멍이에게 밥상을 차려준다. 그 다음에야 노인들이 식사를 시작한다. 신미절날이면 징퍼족은 술상에서 담소를 나누며 농사의 학문을 교류하고 총화하기도 한다. 이처럼 징퍼족의 신미절은 풍작을 경축하는 명절이자 농업기술교류를 추진하는 명절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