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凤海
2019-12-18 15:41:23 출처:cri
편집:林凤海

가고 오는 혈육의 정

지난 7월 중순 장춘시 구태구 홍광촌양로원에는 자식을 따라 연변에서 장춘으로 온 올해  84세 치매환자 오일옥 할머니가 새로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이 할머니는 이 양로원 학려평(郝丽苹) 여성이 책임지고 간호를 맡게 되었습니다. 환자의 치매정도는 이미 중기에 이르러 낮이면 달아나기가 일쑤였고 남들이 자는 밤이면 자지 않고 다른 침실로 드나들며 남들까지 자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 양로원은 촌에서 자체로 꾸리는 비정규적인 양로원이라 국가의 자금지원이 없어 양로원사업일군들의 노임은 다른 양로원에 비해 현저한 차이가 있습니다. 학려평이 이 치매환자를 하나 더 도맡아야 300원밖에 더 받지 못하며 그의 월노임은 1900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낮에는 물론, 밤에도 시름놓고 자지 못하며 자주 그의 행방을 따라다니며 관리해야 하니 심장질환이 있는 그는 차라리 그 300원을 더 받지 못하더라도 그를 도맡지 않는 편이 나았습니다.  만약 그가 도맡지 않으면 도맡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인신사고도 초래할 위험성이 많아 그는 돈보다 사람을 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자신의 곤난을 참고 견디며 한평생 고생한 이 노인을 잘 간호하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는 이 노인이 한평생 고생을 많이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섯살에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며 동년시절 남들이 다니는 학교문전에도 가보지 못하고 해방후 야학에서 우리 글을 배웠고 두 오빠, 두 언니와 함께 두메산골에서 감자농사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이른 봄부터 어머니를 따라 산나물 캐기에 나섰고 찬바람 불어치는 마가을에도 맨발로 어머니와 같이 감자이삭 줍기에 나섰습니다. 
일찍 시집와서는 매달 27.5근 밖에 안되는 배급공급량으로 주린 배를 달래며 네자식을 키워냈고 왕청현 디젤유기계공장 공장장이며 성노동모범인 남편을 말없이 섬겼으며손군들을 키워냈습니다. 이러한 현모량처였지만 치매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학려평은 이 치매환자의 과거사를 알게 되면서부터 고생속에 살다가 저 세상으로 가신 자기 어머니가 연상되어 환자와 더욱 가깝게 지내고 더욱 관심하게 되었습니다.다른 한편 치매환자 오일옥 노인의 아들 철이와 며느리 박미월 내외도 이미 학교에 다니는 손군을 도맡아 기르는  60대가 넘는 할아버지 할머니였는데 자신의 어머니를 간호하는 학려평 일가의 극히 어려운 형편을 알게 되면서부터 가슴이  아팠습니다. 학려평 일가는 본래 부부와 아들 하나 세식구가 단란하게 살아가는 행복한 가정이였는데 13년전 생각지 않던 액운이 하늘에서 떨어졌습니다. 구태 고중  3학년에서 대학입시에 몰두하던 아들이 뇌출혈로 쓰러져 1급잔페인으로 오늘까지 (금년32세)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것도 학급에서 3등안으로 손꼽던 영준한 아들이 이렇게 되니 부모의 마음은 재가 되었습니다. 학려평도 건강치 못한데다가 남편도 뇌혈전과 당뇨병으로 중노동을 할수 없는 형편이라 온 가정이 1900원이라는 학려평의 노임에 매달려 살아가는 정황이니 그 곤난은 더 말하지 않아도 불보듯 뻔했습니다.
박미월 부부는 모두 어려서부터 공산당원이며 혁명간부인 아버지의 참된 인성교육을 받았기때문에 불우 이웃에 대한 동정심이 남달랐습니다.  양로원에서 이 사실을 알고 집으로 돌아온 그들 부부는 밤에 잠자리에 누웠으나 좀처럼 잠들수 없었습니다. “ 여보세요, 수술에 20만원만 있으면 그 간호원의 아들을 사경에서 구할수 있다는데…”, “글쎄 말이오. 한사람이 여러 사람을 돕기는 힘들지만 ,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돕기는 그리 어렵지 않으련만…”그의 남편 철이도 이렇게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들 부부는 이 일로 하여 오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그후 어머니 보러 양로원으로 가는 날 자기가 입던 여벌옷에서 좋은 견지들을 고르고 질 좋은 우유까지 사가지고 가 곤난앞에서 힘내라고 고무하면서 백원짜리 지페 두장도 호주머니에 억지다짐으로 밀어넣었습니다. 그들도 어머니 병시발로 지출이 많다보니 크게 돕지는 못해도 반년사이 양로원으로 갈 때마다 빈손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민족이 서로 다른 이 두가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친형제마냥 그 우의가 더 깊어졌으나 이와 반대로 환자의 치매병은 날따라 더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낮에는 더 말할것도 없고 밤이면 문을 열어달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며 지팡이로 문을 두드려 양로원에 미치는 영향이 컸고 입에 담지 못할 말로 간호원을 욕질하였습니다. 그러나 학려평은 이것은 그의 본의가 아니고 병태라는데서 널리 양해하며 연속 일주일 자지 않아 견지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으나  동정과 인간애로 노인을 좋은 말로 구슬렸습니다. 
하는 수 없이 치매병원으로 전이하지 않으면 안될 실정에서 양로원을 떠나는 날도 노인의 앞날이 걱정되어 학려평은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는 노인의 눈굽을 닦아드리며 마음속으로 새 기적을 기도하였습니다. 
 출발을 알리는 차의 경적소리가 울리자 이 두자매는 목이 메어 눈물을 흘리며 서로 힘있게 껴안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습니다.
 
장춘애청애독자클럽음마하소조      윤영학
2019.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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