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4대 고전소설 중 하나인 《수호전(水滸傳)》에는 무대랑(武大郞)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난쟁이인 무대랑은 구운 전병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자색이 뛰어난 반금련(潘金蓮)과 결혼한다.
일상생활은 그럭저럭 유지해 가는데 아뿔싸 마누라가 서문경과 바람이 났다.
무대랑이 속만 끙끙 앓는 와중에 반금련과 서문경(西門慶)이 짜고 들어 무대랑을 독살한다. 무대랑의 동생인 무송(武松)이 이를 알고 반, 서 두 사람을 죽이고 호랑이도 때려 잡는 영웅 무송의 인생도 이때부터 궤를 달리한다.
그러나 이런 무대랑도 구운 전병 만드는 솜씨 하나만은 일품이었다.
지금도 무대랑구운전병이라는 브랜드가 있다고 하니 말이다.
여기서 파생된 속어로 “무대랑의 가게, 키 큰 자는 받지 않는다”가 있다. 나보다 뛰어난 자, 내가 비교 당하는 자는 아예 가게에 들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지금에 와서는 속이 좁은 사람, 자신의 능력향상에 노력하지 않는 사람, 다른 사람의 재능을 질투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사촌이 기와집을 사도 배가 아프다”말이 바로 이런 무대랑심리의 반영이지 않을가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는 “배가 자주 아픈 사람”이 적지 않다.
개인의 차원을 떠나 한 나라의 정부가 이런 심리를 가진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최근 중국을 향해 날리는 미국의 수많은 견제구 역시 여기에 속한다.
내 “전병”은 완판하려 하고 다른 사람이 나를 초과하는건 아예 원천봉쇄하겠다는 무대랑의 장삿속이다.
어떻게 하던 내 전병은 내가 끝까지 지킨다는 고집이, 그리고 더 맛있는 구운 전병이 나올 수도 없고 나와서도 안된다는 심리의 발현이다.
만약 무대랑이 지금 살고 있다면 배척이 아니라 협력을 선택했을 지도 모른다.
그게 나에게도 모두에게도 득이 되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출처: 조선어부 논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