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成都)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고 싶은 관광 명소가 촉(蜀) 나라 역사를 재현한 '금리(錦里)' 옛 거리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우리 일행은 현지인의 추천으로 성도에서 가장 정통적인 훠궈 (火鍋·샤브샤브) 맛집 '촉대협(蜀大俠)'을 먼저 찾았다. 촉 나라 협객이란 이름에서 벌써 정통의 맛에 대한 자부심과 역사의 기운이 느껴진다.
목조로 된 고대 풍격의 웅장한 외관에서 맛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간다.
겨우 다섯 시를 넘은 시간에도 식당 3층까지 손님들로 거의 찼다. 식탁과 의자도 매우 고풍스럽고 가운데 정자를 꾸민 것이 인상적이었다.
성도와 중경(重慶) 사람들은 훠궈 맛에 대해 자기네가 원조라고 서로 우긴다. 비교해 보면 결국 얼얼하고 매운 정도의 차이인데 중경의 훠궈가 눈물 날 정도로 얼얼하고 후련하다면 성도 훠궈는 매운 맛 속에 특유의 향긋함이 있다. 먹는 사람의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덜 매운' 맛의 육수였지만 보는 것만으로 머리칼이 쭈뼛 설 정도의 많은 고추와 마두(麻豆:얼얼한 맛을 내는 조미료)로 범벅이 됐다. 처음에는 혀가 마비될 정도로 얼큰하다가 먹다 보니 마비가 풀리면서 향긋함이 더해지고 중독성이 묘하게 느껴진다. 며칠간의 피곤과 스트레스를 단숨에 날리는 기분이다.
머리까지 땀을 쫙 빼고 맛집을 나서니 무더운 날씨에도 밖에는 아직도 대기하는 식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역시나 성도인들의 훠궈 사랑은 유별난 것 같다.
(글/사진: 성도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