权香花
2021-01-17 17:20:07 출처:cri
편집:权香花

자본에 '납치'된 미 의료체계, 환자 생명 '납치'

62일간 코로나19로 입원한 마이클이 112만달러의 천문학적인 청구서를 받았다. 미국 서민들이 비싼 요금이 부담스러워 병원치료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의료체계가 감염병이라는 '확대경' 아래 자본에 서비스하고 미국인의 생명을 '납치'하는 본질을 철저히 이 드러냈다.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전면적인 국민 건강 보험 제도를 구축한 것과 달리 미국은 상업 의료보험과 정부 의료보험을 결부한 혼합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상업 의료보험이 대략 53%의 인구를 커버하고 있고 정부 의료보험이 38%의 인구를 커버하고 있으며 나머지 약 9%의 미국인은 보험이 없는 실정이다. 미국의 의료자원 분포가 시장 중심, 정부 보완에 기반했다는 의미이다. 의사, 보험사, 의약공장, 의약보험관리기구 등이 경쟁하면서 서로 결탁하고 있어 미국 서민들은 물론 국가재부마저 그들의 희생양이 됐다.

미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의 의료 지출은 약 3조6000억 달러로 GDP의 약 18%를 차지해 다른 선진국을 크게 앞질렀다. 반면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른 25개 회원국보다 낮았다.

커버범위가 적고 투입이 많은 반면 효과가 낮아 지탄받고 있는 미국의 의료체계에 대해 미국 프린스턴대 앤 케이스와 앵거스 디턴 교수는 "절망적인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라는 책에서 미국의 의료업종은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봉사자의 재부 증진에 더 능숙하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시장화와 정부 감독 부재로 미국 의료체계가 자본 축적의 각축장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의료서비스 가격 또한 더없이 부풀려져 있다. 2017년 "국제 의료가격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맹장 절제술의 경우, 영국은 3050달러, 미국은 1만3000달러에 달했다. 코로나19 발생 후, 카이저 가족 재단의 분석에 의하면 설사 의료보험이 있고 합병증이 없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도 평균 9800달러의 치료비를 내야 하고, 합병증이 있으면 그 비용은 2만 달러를 넘는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11명 중 1명이 비싼 치료비를 부담할 수 없어 코로나19 치료를 거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800만 명에 가까운 미국인이 의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대다수 미국인의 상업 의료보험은 고용주가 내주는데,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동시에 보험도 잃게 됐다. 그들에게는 운명에 맡기는 것이 질병에 직면하는 유일한 선택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보보험체계가 미국의 양향력을 약화하는 '좀벌레'가 되었다"고 한 '주식의 신' 버핏의 평가가 미국 상당수의 시각을 대변한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봐서는 뭔가 석연치 않은 이유가 있다.

한편으로는 정치 극단화가 의료보험개혁 입법을 둘러싼 미국 양당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오바마 시절에 내놓았던 '평가 의료법'은 현 미 행정부 출범 직후 수정돼 '강제 가입'을 '자발적 가입'으로 바꾸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서민들이 비싼 의료비용으로 고생하고 있는 반면 이익집단은 보이지 않는 곳에 돈을 날리고 있다.

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의료업계는 연간 약 5억 달러를 쓰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로비팀을 보유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제약업계는 2020년 선거 캠페인 때 의원들에게 75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이익집단이 벌어들인 돈을 정치헌금으로 쓰고, 의료 입법 및 관련 정책이 자체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깨뜨릴 수 없는 연결고리를 형성한 실정이다. 이는 미국 양당이 누가 집권하더라도 의료체계에 대해 뼈를 깎는 개혁을 하기 힘든 중요한 원인이다.

미국 금전 정치의 핵이 바뀌지 않는 한 미국 서민은 물론 국익 전체가 의료체계의 '좀벌레'에 의해 잠식당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자본을 추구하는 자들이 빚어낸 '미국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번역/편집: 한경화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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