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辉
2021-07-08 18:39:02 출처:cri
편집:宋辉

5천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은 량주 문명과의 대화

량주(良渚∙양저) 문명은 현대 사회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답안은 무려 5천년, 휘황찬란했던 이 문명은 깊은 땅속에 묻힌 채 수천 년 동안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량주 문명이 유독 우리와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한 고대 문화의 숨결이 생활의 곳곳에 스며있기 때문이다.

반인반수(半人半兽) 모습의 신령의 토템을 그려 넣은 카페라떼를 마시노라면 달콤 쌉싸름한 카페 향기가 사람들을 중국판 ‘스핑크스’ 문화의 비밀 세계로 인도한다. 이는 량주박물관에서 3D프린터로 제작한 라떼아트 상품이다. 량주 문명을 대표하는 기이한 신인수면(神人獸面) 신휘(神徽)로 라떼아트의 독창적인 문양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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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주박물관에서 3D프린터로 제작한 라떼아트 상품)

량주박물관에서는 ‘수향택국(水鄕澤國-물과 호수가 많은 나라)’, ‘문화성지(文化聖地)’, ‘옥혼국백(玉魂國魄-옥의 혼,나라의 넋)’에 이어 네 번째 전시홀로 ‘문창공간(文創空間)’을 야심 차게 준비했다.

이 공간에는 현대적인 디자인과 전통 문화 요소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문화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이를 통해 잊혀질 뻔한 역사 속의 량주 문화를 새로운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만물의 소생을 알린다는 상징적 의미의 신령 량주옥조(良渚玉鸟)는 가볍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옥조 스탠드’로 변신해 부드럽고 은은한 불빛을 뿜는다. 또한, 량주문화를 대표하는 기물인 량주옥종(옥으로 만든 그릇)은 정교한 목걸이 팬던트로 디자인돼 고대 문명에 현대적 패션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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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주문화를 대표하는 량주옥종 문양으로 디자인한 목걸이/량주박물관)

문화상품 개발과 디자인은 문화 유물에 대한 고고학자들의 연구를 떠날 수 없다. 량주 유적에 대한 연구는 지난 1936년에 시작돼 오늘날까지 80여년의 시간이 걸렸고 대량의 연구자료를 남겼다. ‘량주고성 유적’이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이 성과들은 량주박물관 문화상품들에 더 깊은 역사 의미를 부여했다. 저우리밍(周黎明) 량주박물원 원장은 “연구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연구가 없었다면 오늘의 이 문화재들은 영혼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량주 문화재에 대한 깊은 연구가 있었기에 역사적∙미적∙인문학적 가치, 심지어 그 당시의 철학적인 사유 방식까지 탐색할 수 있었다. 아울러 문화재 연구를 통해 고대 인류와 사회를 통찰하고 역사적 교훈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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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주옥종)

유구한 역사 가치를 부여한 문화상품들은 중화문명의 정신적 추구와 우수한 문명의 가치를 내포했을 뿐만 아니라 고도로 생활화된 특징도 잘 보여준다. 마둥펑(马东峰) 량주유적관리위원회 문화산업국장은 “이런 문화상품들은 일상 생활 속에 있어야지 사치품과 같은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량주 문화의 혼이 깃든 상품들이 일상에 자주 등장함으로써 사람들이 량주 전통문화를 더 쉽게 이해하고 널리 전파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량주 문화상품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일상 생활과 긴밀한 연계를 가진 상품들이다. 문창공간에서 근무하는 스태프는 올해의 ‘대박’ 상품으로 량주 문화요소를 반영한 마그넷을 꼽았다. 이 마그넷은 알록달록한 색상에 모양도 다양하며 가격까지 착하다. 일부 마그넷 마니아들은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박물관을 직접 방문해 구매한다고 스태프는 전했다. 신비하고 요원하게 느껴졌던 량주 문화는 이처럼 귀엽고 앙증맞은 마그넷을 따라 많은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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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공간’에서 출시한 마그넷 상품)

박물관에서는 량주 문화를 내포한 상품만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실천행사도 적극 개최하고 있다. 전통 전지(剪纸,종이오림) 공예 행사와 연 제작 공방이 대표적이다. 저우리밍 원장은 “박물관에서 주관한 행사들은 전통 문화가 사람들의 마음에 깃들고, 전통 문화의 감화 속에 역사를 배우고 미래를 밝게 비추기 위함”이라고 소개했다. 저우 원장은 문화로 인간을 감화하고(以文化人) 문화로 사람을 육성하는 것은 박물관의 중요한 역할의 하나라고 밝혔다. 요즘 젊은 층의 심미 관념과 교육 습관에 알맞게 내용을 전수함으로써 형식적이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졌던 역사문화와의 거리를 좁힌다는 게 저우 원장의 설명이다.

중국 고대 문화 전파의 중요한 창구로써 량주박물관은 끊임없이 새로운 혁신을 통해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고 있다. 문화상품 개발과 관련해 박물관에서는 디지털 임파워먼트(empowerment) 조직 운영을 계속 도입하고 최신 과학기술을 접목해 관객들의 체험감과 인터액티브(interactive)를 증강시킬 계획이다. 량주박물관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공정을 통해 20여개 디지털 상품을 개발했다. 2020년에는 문화의 내적 의미를 해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미디어 융합 독본을 편찬했다. 최근에는 또 “량주 이미지”를 주제로 한 크로스오버 예술체험 전시회를 개최 중이다. 단 한 점의 문화재도 진열하지 않고 디지털 기술과 무형문화유산 예술의 형식으로 전시한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어진 댐과 웅장한 궁전 등 잠들어 있던 유적들이 살아 숨쉬는 듯 관객들의 앞에 펼쳐진다. 매 한 컷의 장면들을 보면서 관람객들은 유적과 문화재의 발자취를 따라 활기로 차 넘친 량주 미학을 느낄 수 있다. 관객들과의 근거리 교감은 량주박물관의 또 다른 눈이 되어 더 광활한 시야와 발전 공간을 제공하고, 량주 고문화를 새로운 시대에도 계속 전승하는 데 추동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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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주박물관에서 편찬한 미디어 융합 독본)

취재∙글 Liu Jingni(刘婧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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