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중국과 한국이 수교한 지 30주년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의 경제인과 연결해서 지난 30년동안 중한 두 나라간의 경제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발전되어 왔으며, 현재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 협력은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 등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한국대성자산운용주식회사 이규엽 대표(이하 '이 대표'로 약함)와 연결해 봅니다.
기자: 이 대표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대표: 예, 반갑습니다. 인터뷰에 초대해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기자: 중한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2년도 어느덧 벌써 3월이네요. 3월은 중국에서는 양회(两会) 시즌이라 먼저 이 화두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막을 내렸는데요~이대표님은 올해 중국 양회 의제 중 어떤 내용들을 관심 있게 보셨는지요?
이 대표: 중국 국내적으로 연중 최대 연례회의인 양회(两会)가 지난 10일과 11일에 걸쳐 모두 폐막됐는데요, 과거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로만 여겨져 왔던 양회에서 지금의 양회는 중국 국정의 가늠자뿐 아니라 중국 전 과정 인민민주의 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창구이기도 합니다. 중국을 서구민주주의의 관점으로만 보거나 예단하기에 앞서 이제는 양회가 상당히 발전되어 그 의제에 세계가 더 주목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번 양회 때 가장 관심이 있었던 것은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였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 경제의 현황과 연간 발전 방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방금 양회가 중국 전 과정 인민민주의 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창구이기도 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양회를 통해 본 현 중국의 전 과정 인민민주에 대해 평가해 주신다면요?
이대표: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중국의 전 과정 인민민주는 중국 국정에 맞는 것이고 상당히 실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는 아테네에서 최초로 탄생한 이후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을 거쳤습니다. 현재 민주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정의와 실천 방법이 비록 다르지만 민주를 추구하는 이념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발간된 '중국의 민주' 백서를 보면 전 과정 인민민주는 인민대표대회 제도를 바탕으로 모든 정치, 사회 영역에서 민의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즉, 직접선거를 통해 최고 지도자 선출을 하지는 않지만 하급단위 인민대표 선거를 통한 민의 반영의 기회가 있으며, 민주의 핵심은 직접선거 제도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얼마나 실현해내느냐에 있다는 주장이 전 과정 인민민주에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구 민주주의 관점에서는 서방식 자유민주주의와 다르지만 14억 명이 넘는 거대 인구의 다민족 국가인 중국에서 실천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양회 정부업무보고의 주요정책 방향 및 목표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풀이하시며, 또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 그리고 나아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보시는지요?
이대표: 올해 경제 성장의 핵심 단어는 '안정'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5.5% 안팎입니다. 이는 2021년 실제 경제성장률 8.1%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예상치인 4% 후반이나 5%초반 보다는 낙관적인 편입니다. 이것을 보면 올해 경제성장 안정세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어느 정도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중앙재정 적자율을 2.8%로 설정했으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같은 수준입니다. 비록 작년의 3.2%보다 낮아진 수준이지만 중국 정부당국이 언급한 2022년 이월된 재정은 2조 위안으로 실질 재정 적자율은 4.5%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올해 지방 특수채 확대를 통해 인프라 투자를 촉진할 것도 기대됩니다.더불어 2022년 중앙재정 예산 중 인프라 투자액에 대해 작년 대비 300억 위안을 증가한 예산안을 보면 이는 금년도에 경제성장 동력을 부여하기 위해서 인프라 투자 부문에서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이에 2022년 중국 당국은 고강도 '제로(0)코로나' 정책으로 계속 가면서 경제 정책을 안정세로 유지하고 2021년 보다 더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하고 통화긴축 방향으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완화정책을 실시한다면 전세계 경제 성장에 동력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정부업무보고에도 언급이 됐었지만 중국의 대외개방 의지는 물론 다자간 경제협력 심화 등은 중국이 줄곧 방점을 두고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중국은 현재 자본시장 부문에서는 선진 금융기법의 도입으로 중국금융시장의 발전과 외자를 통한 중국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중국 금융전문가로서 금융개방을 비롯한 중국의 대외개방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고, 한국 내 최초 중국 인프라 특화 자산운용사인 한국대성자산운용 대표이사로서 중한 교류와 협력과정에 어떤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대표: 중국 금융시장 개방을 비롯한 중국의 대외개방 정책은 중국의 기본 정책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투자나 사업투자의 기반은 모두 자금입니다. 자금에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외개방 확대를 통한 해외 자금 유입은 중국 금융시장 발전과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많은 산업자금을 투자해서 해외에 공장을 건설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풍부한 금융 자본으로 중국에서 성장하는 기업에 적극 투자하는 것도 금융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 기술 수준이 중국 기술 수준과 비교해 볼 때 비교 우위에 있는 산업이 여전히 있습니다. 한국대성자산운용은 이러한 분야에 대해서는 기술과 자본을 동시에 중국에 투자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야로 먼저 한국의 피부미용의료 분야를 선정했습니다. 중국청두고신구(中国成都高新区) 관할 정부기업과 피부미용의료기기 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하여 한국시장과 중국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것입니다. 이렇게 한국대성자산운용이 성공적인 모범사례를 창조하여 중국 투자 전문 운용회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또한 내년 2023년에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게 적격외국기관투자자 (QFII) 자격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만약 자격을 획득하면 중국기업 IPO시 직접 투자 참여하는 중국기업 공모주펀드를 한국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기자: 올해는 중한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30년 동안 두 나라 관계 발전 특히 경제 관계가 어떤 식으로 발전돼 왔으며 현재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의 협력은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견해 듣고 싶습니다.
이대표: 역사적으로 중국과 한국은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이자 이웃 국가입니다. 1992년 양국이 수교한 후 한국 민간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을 시작했습니다. 수교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지리적 인접성으로 많은 한국 제조기업이 중국에서 공장을 세웠습니다. 그 이후 중국 경제가 고속으로 성장됨에 따라 중산층 인구가 3억명 이상 되었습니다. 이에 중국 중산층의 소비력 향상에 발맞추어 한국과 중국은 동아시아 문화권이기 때문에 한국의 화장품, 문화 관광 상품을 선두로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수교 당시 약 60억 달러 수준이던 양국 교역은 2020년 기준 2800억 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이자 최대 수입 대상국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수교 후 중국과 한국은 거대한 경제적인 성과를 거두었지만, 한편 중국과 한국의 산업이 동시에 발전되면서 중한 산업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게 되었습니다. 이전 주력 산업의 종류 차이와 기술의 차이로 인하여 양국은 글로벌 밸류 체인에서의 역할이 상이하여 분업이 잘 되었습니다. 2015년 중국제조 2025 발표 이후 산업구조 고도화 가 빨라지면서 중한간 경쟁이 본격화되며, 산업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일부 전략산업의 경우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과 미국의 전략경쟁이 본격화되던 2019년 이후에 중국과 아세안 등 시장에서 중한 간 경쟁구조가 더욱 본격화되는 것입니다. 또한, 사회측면에서 양 국민 사이에 불거진 혐중(嫌中), 혐한(嫌韩) 정세가 있어서 양국 간의 문화교류에도 어려움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중한 간에 경제 협력 특히 기술 협력이 이전처럼 순조롭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중한 양국 간 구동존이(求同存异)의 원칙 하에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특히, 중한 간에 더 긴밀한 소통메커니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나 기업들이 중국어와 한국어가 능통하면서 양국 문화를 잘 이해하는 전문가들을 더욱 많이 배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 서른 살을 일컫는 이립(而立)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젠 중한 양국이 함께 걸어온 30년 보다 앞으로 함께 가야 할 30년 그 너머가 더 중요하겠죠. 이 대표님은 양국관계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이대표: 오늘 날 세계는 시진핑 주석의 말씀대로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대 변혁기를 맞고 있고 예상하기 어려운 위험과 도전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일 오전 윤석열 야당 국민의힘 후보가 한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오는 5월 10일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에 취임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합니다. 올해 수교 30주년의 이립지년(而立之年)을 맞이하게 되는 양국은 서로 소통하면서 이해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양국은 향후에도 서로 협력해야 할 분야는 여전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수교 30년 동안 양국은 우호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서로 혜택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교류와 소통을 통해 양국 간 상호우호와 협조가 증진되길 바랍니다.
기자: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는데요, 이대표님의 중국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또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그 동안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를 꼽는다면 혹 뭐가 떠오르실까요?
이대표: 저는 2000년 1월 금융감독원에 경력직원으로 입사한 이후 금감원 재직 중 중국정법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과 금융감독원 베이징대표처 근무 등 으로 약 9년간 중국에서 생활했습니다. 귀국 후에는 전문분야에 관련 중국과 지속적 교류와 출장을 겸하면서 중국경제연구를 위해 북경대학정부관리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하면서 그 동안 중국의 성장을 직접 목도했습니다.
베이징 생활하는 이 기간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중국 유니콘 기업과 벤처캐피털 시장의 고속 성장입니다. 2021년 12월 기준으로 전세계 900여 개 유니콘 기업이 있습니다. 그 중 유니콘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가 470개사를 보유 중인 미국이고 그 다음은 169개사를 보유 중인 중국입니다.
저와 저희 회사의 목표는 텐센트에 투자한 남아공MIH그룹과 알리바바에 투자한 손정의 회장처럼 우수한 중국 기업을 발굴하고 한국 자본을 이러한 회사에 투자, 육성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상장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기자: 중한 수교 30주년을 맞은 양국 및 양국민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이대표: 지난 7일 양회 기자회견 때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께서 한중 관계에 대해서 한국 기자에게 전하시는 말씀에 저 역시 공감했습니다. 2014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한국 국빈방문 기간 중 한국 매체에 실린 시진핑 국가주석 기고문에서도 언급한 한국 속담으로 말씀을 드리면, '세 닢 주고 집을 사고 천 냥 주고 이웃을 산다'가 있습니다. 앞으로 양국 정부와 국민들이 이 말처럼 서로 호의를 보여주시길 희망합니다.
(끝)
이규엽 (李圭瞱) 프로필
한국대성자산운용 주식회사 대표 (韩国大成基金管理有限公司)
사단법인 한중법학회 부회장
사단법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상임이사
중국산동성웨이하이(中国山东省威海)중재위원회 중재원
금융감독원 공시감독국 수석검사역
금융감독원 북경대표처 대표
제주대학교(법과정책연구원)한중금융연구센터장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졸업
중국정법대학 민상법학원 법학박사졸업
북경대학 정부관리학원 박사과정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