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풀이: 밝을 광(曠 kuàng), 날 일(日 rì), 가질 지(持 chí), 오랠 구(久 jiǔ).
◎뜻풀이: 헛되이 시일을 보내면서 오래 끌다.
◎출처: 한(漢) 류향(劉向)『삼국책•조책3(三國策•趙策三)』
◎유래: 전국시대에 진(秦)나라 군이 한(韓)나라를 공격하니 두 나라 군사는 연여(阏與)에서 대치하게 되었다. 한나라가 조나라(趙)에 구원을 청하자 조나라 왕이 장군 염파(簾波)에게 물었다. “우리가 군사를 내어 한나라를 구원함이 어떻겠는가?” 염파가 크게 걱정을 하며 답을 올렸다. “소신이 보기에 길이 멀고 지형이 험난하니 구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조왕이 다른 한명의 무장인 악승(樂乘)에게 같은 하문을 하니 악승 역시 염파와 같은 생각을 아뢰었다.
조왕이 마지막으로 조사(趙奢)의 의견을 묻자 조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번 싸움은 작전에 있어서 지세가 험준하고 길이 먼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조건에서 싸우는 것은 마치 쥐 두마리가 굴속에서 싸우는 것과 같아 용감한 자가 이길 것이옵니다.”
이에 조왕이 조사에게 군사를 주어 한나라를 구하게 했다. 조사는 처음에는 수비만 하면서 진나라를 속였다. 그후 이틀 낮 하루 밤을 급행군을 하여 전선에 도착해 유리한 지형을 점거한 후 공격을 진행하니 진나라 군은 크게 패하고 철수했으며 연여의 포위도 풀렸다. 조나라의 혜문왕이 조사의 공을 높이 사서 마복군(馬服軍)에 봉했다.
후에 연나라가 영분(榮蚠)이라는 송나라 사람을 중용하여 그에게 군사를 주어 조나라를 공격하도록 했다. 이에 대적하기 위해 조나라는 성 57개를 제나라에 내주면서 제나라의 안평군(安平君) 전단(田單)이 조나라 군사를 통솔해 연나라의 진공을 막아 줄 것을 청했다. 이를 황당하게 여긴 조사가 상국(相國)인 평원군(平原君)에게 이렇게 간했다. “조나라에 이토록 사람이 없단 말입니까? 상국께서는 전단을 청해 오기 위해 성 57개를 제나라에 내어 주시려 하는데 이는 과거에 우리 군사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 적국으로부터 탈취한 것입니다. 상국께서는 왜 저를 보내시지 않는 것입니까? 당년에 연나라는 소인을 상곡군수(上谷郡守)로 봉한 적이 있어 저는 연나라의 지형을 손금 보듯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서 제나라의 안평군을 조나라에 청해오고 그에게 주장을 맡기시는 겁니까? 저에게 100일의 기한을 주시면 다른 나라의 군사들이 집결하기도 전에 연나라를 함락시킬 것입니다.”
평원군이 조사의 충고를 듣지 않고 말했다. “장군은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주시오. 나는 이미 내 생각을 왕께 말씀드렸고 왕께서도 이를 가납하셨으니 더는 다른 말을 하지 마시오.”
조사가 말했다. “아니됩니다. 상국께서 안평군을 주장(主將)으로 청해온 원인은 제나라와 연나라가 큰 원한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전단이 아둔한 자라면 영분을 이길 수 없을 것이고 총명한 자라면 연나라와 죽기살기로 싸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총명한 전단이 조나라가 강대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연나라가 이 전쟁에서 패하면 조나라가 강대해지고 제나라의 패권은 흔들리게 됩니다. 전단은 제나라 사람인데 당연히 이를 바라지 않겠지요. 하기에 전단이 조나라 군사를 지휘한다면 연나라와 지구전을 할 것이며 두 나라의 재력과 물력, 인력이 장기전에서 바닥이 나게 할 것입니다. (광일지구) 그 후에 전단은 자신의 군사들을 이끌고 귀국할 것입니다. 이는 연나라와 조나라의 군사력을 와해시키는 계략이지만 두 나라에는 이를 알아 차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후에 조사의 말대로 조나라는 큰 대가를 치렀지만 아무런 가치가 없는 작은 성 세개를 점령하는데 그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