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4 10:29:41 출처:cri
편집:李仙玉

[중국명인 비하인트 스토리] 황제 편-2, 황제와 치우의 결전

(사진설명: 황제의 조각상)

2, 황제와 치우의 결전

땀이 비오 듯 흐르는 여름이 다가오는 때 황제는 새로운 정벌을 계획하고 있었다. 원래 염제 수하에 있던 구려(九黎) 부락이 황제의 부락에 가입하는 것을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구리과 염전이 있는 신농부락의 가장 좋은 땅을 차지해버렸다. 구려부락의 두령인 치우(蚩尤)구리광산을 개발해 청동으로 무기와 투구를 만들어 전력을 강화했다.

치우는 힘도 장사인데다 지금은 청동까지 가지고 있으니 우리 이제 어떻게 저 자를 해결하겠소?”

염제가 걱정스레 물었다. 그러자 황제가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이 왜 나를 헌원씨라 부르는지 아시오? 바로 내가 차를 만들 줄 알기 때문이오. 전차만 만들 줄 아는게 아니라 방향을 나타내는 지남차도 만들 줄 아오. 그리고 나의 포진법은 병사들의 행동을 조율할 수 있어서 우리는 더는 오합지졸이 아니오. 우리는 우리들의 우위를 가지고 있소. 거기다가 우리도 구리로 투구와 갑옷을 만들어 그들과 맞설 수 있소.”

그럼에도 염제는 여전히 근심 어린 표정이었다.

하천의 하류에 사는 구려부족을 정벌하려면 우리가 거기까지 가야 하는데 지형도 익숙하지 않고 기후도 낯설 터이니 이긴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오.”

그 말에 황제가 머리를 끄덕이더니 곧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가지 말고 치우가 오도록 해서 이 모든 불리한 여건을 그에게 넘기면 될 것이오.”

염제는 그제서야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띄웠다.

원정을 떠나기에 앞서 황제는 서릉(西陵)부락의 총명하고 아름다운 서릉씨를 아내로 맞이해 부락을 관리하는 권력을 그녀에게 맡겼다. 황제는 서릉씨를 데리고 판천 인근을 돌며 최후의 결전에 가장 유리한 지세를 찾았다. 그러다가 탁록산(涿鹿山) 기슭에 이르러 보니 넓게 펼쳐진 벌판에 야생 완두콩이 자라고 맑은 강물이 옥의 띠처럼 그 벌판을 구불구불 흘러 뽕나무가 가득 자라는 산 자락을 에둘러 저 멀리로 사라지고 있었다.

산 좋고 물 맑은 좋은 곳이군요. 완두도 있고 뽕나무도 자라니 삶의 터전에 적격이에요. 이제 당신이 치우를 항복시킨 후 우리 부락을 여기로 이전시킵시다. 내가 양잠을 가르칠 테니 그러면 더는 짐승 가죽과 나뭇잎을 몸에 두르지 않아도 될 것이에요.”

서릉이 말했다.

황제와 서릉은 그 벌판을 지나 산중으로 들어갔다. 산세가 험준하고 깊은 계곡이 아늑했다. 이번에는 황제가 입을 열었다.

치우를 여기로 유인하면 도망갈 곳이 없겠소”.

며칠 후 황제는 부락의 젊은이들을 거느리고 원정을 떠났다. 원정군이 호수와 바다가 가까운 곳에 이르니 날씨가 덥고 습해 적지 않은 병사들이 병으로 쓰러졌다. 천문지리에 익숙한 치우는 짙은 안개가 낀 아침에 공격을 시작했다. 다행히 황제의 군대는 지남차를 따라 안개를 뚫고 순조롭게 북쪽으로 퇴각했다. 치우는 과연 황제와 염제의 생각대로 퇴각하는 황제의 군대를 바싹 좇아왔다.

황제는 기존의 유인계획에 따라 탁록산으로 진입해 계곡의 양쪽에 매복하고 계곡의 상류에서 시냇물을 막았다. 황제의 뒤를 좇아온 치우가 산중에 들어와 보니 온 산에 수목이 울창한 가운데 길은 계곡 한 갈래뿐이었다. 계곡으로는 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계곡의 양쪽에는 무성한 숲이 하늘을 가렸다.

구려부족의 병사들 건조하게 더운 북방의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는지라 치우는 계곡의 시냇물을 밟으며 황제의 군대를 좇으라고 명령했다. 목이 마르고 땀을 비오 듯 흘리던 치우의 병사들은 계곡에 이르자 분분히 무기를 놓고 허리를 굽혀 손으로 시냇물을 담아 마시며 목을 추기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때라고 판단한 황제는 시냇물을 막았던 언제를 열라고 명령했다. 그 순간 막혔던 시냇물은 천군만마처럼 노호하며 계곡을 쏟아져 내려왔다. 그 바람에 치우의 병사들은 정신을 차릴 여유도 없이 물에 떠내려갔고 요행 살아 남은 병사들은 생포되는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황제와 치우의 결전은 황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로부터 염황부족과 동이(東夷)부족, 묘만(苗蠻) 부족은 서로 어울리기 시작했다. 탁록의 전쟁이 국가 통일의 서막을 연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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