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0 09:08:11 출처:cri
편집:李仙玉

[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누조 편-1, 양잠의 발명

(사진설명: 누조의 석상)

중화의 어머니 누조

고대 중국의 대표적인 미인들인 서시(西施)와 초선(貂蟬)에 못지 않은 미모를 자랑하는 그녀는 근면하고 총명. 양잠과 방기술에 능한 그녀는 날염기술을 발명하고 옷을 만들어 백성들이 더는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지 않게 한 완벽한 여인의 심벌이었다.

그녀는 누에를 키워 실을 뽑았을 뿐만 아니라 이 기술을 사람들에게 전수했으며 또 아픈 몸으로 황제(黃帝)를 동반하여 곳곳을 다니며 사람들의 교화에 주력했다.

5천년 동안 그녀는 또 이 땅의 행인들을 지켜주는 길의 신 노신(路神)이기도 해서 밤낮으로 사람들의 평안을 지켜준다. 그녀가 바로 중국 인문의 비조인 황제(黃帝)의 원비(元妃) 누조(累祖)이다.

오늘은 중화의 어머니 누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1. 양잠의 발명

때는 수목이 울창하고 녹음이 무성한 4월이었다. 왕봉(王鳳)은 사천(四川)의 서릉산(西陵山)자락을 흐르는 아계(鵝溪) 기슭에서 개구리밥을 따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참이었다. 허리를 편 그녀가 머리를 드니 뽕나무의 가지마다 푸른 오디가 탐스럽게 열려 있었는데 그 사이로 새알 모양의 하얀 뭉치가 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따보니 새알은 아니었고 무슨 실뭉치 같았다. 손으로 눌러 보니 뭉치 속에 번데기가 들어 있는 듯 했다. 왕봉은 한 노인이 다가오자 물었다.

할아버지, 뽕나무에 웬 하얀 뭉치가 달려 있나요? 뭉치 속에 번데기 같은 것이 있는 듯도 하는데요?”

할아버지가 답했다.

천마(天馬)가 하늘에서 교배하면서 그 흔적이 뽕나무에 닿으면 저렇게 되느니라. 이제 그 번데기가 나방이 되어 하늘로 날아 갈 것이다.”

할아버지의 말에 왕봉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그 실 뭉치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질 그릇에 담아 두었다. 며칠이 지나 과연 나방이 실 뭉치 속에서 나오더니 검은 깨알 같은 알을 아주 많이 쓸어놓고는 할아버지 말대로 하늘로 날아 올라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냥 죽어버리는 것이었다. 왕봉은 나방이 쓴 알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고 싶은 마음에 그 알을 버리지 않고 계속 질그릇에 담아 두었다.

이듬해 봄이 되어 봄 우레가 울자 그 알들은 잠에서 깨어나기라도 한 듯 작은 벌레로 변했다. 왕봉은 시냇가에 가서 연한 뽕나무 잎을 따다가 벌레들에게 먹이로 주었다. 뽕나무 잎을 먹은 벌레들은 우썩우썩 잘도 자라 질그릇에 넘쳐 왕봉은 그 벌레들을 크고 넓은 대나무 광주리에 옮겨 담았다.

뽕나무 잎도 빨리 자라고 벌레도 빨리 자라나 모양을 찾아가고 있었다. 벌레의 머리가 말의 모양과 비슷한 것을 보고 또 노인이 하던 말이 생각나서 정말로 이 벌레의 종자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왕봉은 그 벌레에 하늘의 벌레라는 의미의 천충(天蟲)에서 획을 따다가 잠()이라 불렀다.

손가락 크기로 자란 잠들은 온 몸이 투명하게 빛을 뿌리더니 더는 뽕잎을 먹지 않고 실을 뽑아내어 뭉치를 만들고 그 속에 자신을 감추는 것이었다. 왕봉은 이런 하얀 뭉치를 고치 견()이라 불렀다.

왕봉은 고치 속의 잠이 어떻게 나방으로 변하는지 보고자 치아로 누에고치 잠견을 물어 뜯었다. 하지만 누에고치가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질겨 고치가 흐트러지지 않았고 그냥 타액에 젖은 고치에서 한 가닥의 잠사를 뽑을 수 있었다. 왕봉은 나무 막대기에 그 잠사를 감으며 계속 뽑았다. 그렇게 잠사를 다 뽑자 잠도 나방으로 변했다.

밤이 되자 왕봉은 흘러 들어오는 달빛에 천정에 걸려 있는 거미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저 부드러운 잠사로 천을 짤 수 있으면 여름에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이튿날 아침이 되자 왕봉은 누에고치를 물에 담가 실을 뽑은 다음 거미줄에서 영감을 찾아 직기를 발명해 견직물을 짰다. 그 견직물을 몸에 걸치니 가볍고 부드러워 당장 하늘로 날아 올라갈 듯 시원하고 느낌이 좋았다.

하얀 견직물 치마를 입고 왕봉은 열매를 따러 갔다. 그가 오디를 따니 하얀 치마에 보라색이 들고 양매(楊梅)를 따니 붉은 색이 들었다. 그리고 풀밭에 앉아 쉬니 치마는 또 푸른 색으로 물들었다. 왕봉은 오색의 치마가 하얀 치마에 비해 훨씬 더 예쁜 것을 보고 식물의 즙으로 견직물에 색을 들이는 기술을 발명했다. 그로부터 견직물은 더는 하얀 색이 아닌 오색이 창연한 색상으로 변해 무지개보다도 더 산뜻하고 벌판에 가득 핀 온갖 들꽃보다도 더 아름답게 되었다.

왕봉은 총명할 뿐만 아니라 마음씨도 아주 착해서 자신이 발명한 모든 기술을 남김 없이 서릉부락의 여성들에게 배워주었다. 그녀는 산에는 뽕나무를 심고 집에서는 누에를 키우며 누에 실로 천을 짠 다음 염색하는 전 과정을 전수했다. 그로부터 서릉부락의 여인들은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는 원시적인 생활에서 벗어났다.

서릉부락의 두령이 그 소식을 듣고 왕봉을 양녀로 삼고 부락의 크고 작은 일들을 관리하게 했다. 그로부터 왕봉은 서릉씨의 딸이 되었으며 다른 부락의 사람들은 그녀를 하늘이 내려 보낸 선녀로 여겨 분분히 그녀를 찾아와 그녀의 휘하에 남았다. 그녀로 인해 서릉부락은 인근에서 명성이 자자해졌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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