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3 07:55:49 출처:cri
편집:李仙玉

[누조 편-4] 누조로 남다


(사진설명: 누조 문화원의 일각)

제4회 누조로 남다

천하 통일의 기반을 다진 황제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서릉씨는 황제를 위해 차남 창의(昌意)을 낳은 뒤였다. 황제는 아들을 품에 안고 자세히 들여다 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귀엽게 잘 생겼군, 나를 닮았소. 다만 눈이 나를 닮지 않고 촉인(蜀人)을 닮았군 그려. 당신들 촉인은 모두 눈이 커서 촉에 사는 서릉씨만이 이렇게 잘 생긴 아들을 낳을 수 있소. 나와 유웅부락의 사람들은 모두 눈이 작았는데 눈이 이렇게 크니 더 잘 생기고 더 좋구려.”

탁록성을 한 바퀴 돌아본 황제는 여인들이 모두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지 않고 치마를 입은 것을 보고 더욱 기뻤다.

“당신은 정말 대단하오. 남자들을 가르쳐서 농사를 짓게 하고 여인들에게는 양잠과 방직기술을 배워줘 탁록성의 모든 사람이 야만에서 벗어나게 했으니 말이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서릉씨가 황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좋은 처녀를 발견했어요. 그녀가 없었더라면 모든 사람들이 야만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좋은 일이군. 그럼 이제부터 탁록성의 관리를 그녀에게 맡기고 당신은 나와 함께 세상을 다니며 세상 사람들에게 양잠기술을 가르쳐 그들도 모두 야만에서 벗어나게 합시다.”

황제의 말에 서릉씨는 대꾸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화제를 이었다.

“이 처녀는 아주 총명해요. 저를 도와 직기를 개조하고 또 마를 찾았어요. 마의 뿌리는 식용이 가능하고 마의 껍질로는 옷을 만들 수 있어요. 비단은 양이 제한적이지만 마를 재배하면 모두 쉽게 옷을 입을 수 있어요. ”

“마는 내가 발견한 것이오. 마로 밧줄을 꼬아 썼는데 옷도 만들 수 있다니. 당신은 왜 당신의 공을 남에게 돌리는 것이오?”

그 말에 서릉씨가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당신이 그녀와 혼인을 하면 남이 아니잖아요.”

비스듬히 자리에 누워있던 황제가 벌떡 일어났다.

“진정으로 당신이 원하는 것이오? 예쁘게 생겼소?”

“남자들은 항상 품성보다는 외모군요. 아쉽게도 못 생겼어요.”

그렇게 누조의 알선으로 황제는 못 생겼지만 총명하고 능력이 있는 모모(嫫母)를 네 번째 아내로 맞이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릉씨는 탁록지역의 농사와 양잠 등 관리를 모모에게 맡기고 심지어 황제와 자신의 아들들인 청양(靑楊)과 창의도 모모에게 맡긴 후 자신은 황제를 따라 천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황제와 서릉씨는 이르는 곳마다 떠돌이 생활을 그만 두고 정착하며 집단혼인 대신 가족을 만들도록 사람들을 가르쳤으며 농사와 양잠, 방직 기술을 전수했다. 그녀의 노력으로 사람들은 점차 야만에서 벗어나 문명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서릉씨를 누조라 존칭하며 그녀를 따랐다.

세상을 다니며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누조가 노고로 질환을 앓게 되어 집으로 돌아오니 청양과 창의는 벌써 성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총명과 재능은 황제의 손자인 전욱(顓頊)에 미치지 못했다. 사사로운 감정에 매이지 않고 공적인 것을 중요시한 누조는 자신이 낳은 아들을 먼 곳의 두령으로 보내고 현명하고 능력 있는 손자 전욱을 후계자로 추천했다. 궁극적으로 황제는 손자인 전욱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다.

건강이 다소 회복되자 누조는 또 다시 황제를 따라 세상을 순시하며 사람들을 교화하다가 형양(衡陽)으로 가는 길에서 삶을 마감했다.

그때로부터 5천년이 지나도 사람들은 그녀의 공을 잊지 않고 형양의 길가에서 제사를 지내며 그녀를 길의 신 노신(路神)으로 추앙한다. 양잠기술을 발명한 중화의 어머니 누조의 또 다른 신분이 길의 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타향을 떠도는 나그네들과 세상을 오가는 사람들은 모두 끝없는 길에서 누조의 비호를 받으며 평안을 기원한다. 중국인들의 마음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린 누조는 그렇게 영원히 모든 사람들과 함께 걷는 것이다.

5천년 전 황제의 원비(元妃)인 누조가 있었기에 중화민족은 옷을 입는 문명의 시대에 진입했으며 중국은 실크의 나라로 부상했다. 누조의 발명은 인류의 과학기술 역사상 최초의 획기적인 돌파였고 인류 경제발전 역사에서 최초의 비약이었다. 

세계에 이름을 날리고 온 세상 사람들에게 복을 마련한 누조, 그녀는 중화의 어머니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번역/편집: 이선옥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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