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은 조선반도에서 이주해온 과경 민족으로 그 전통명절은 반도의 명절을 이어온 부분이 많다. 또 장기간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중국의 명절을 쇠기도 해 전통명절에 현지의 특징이 가미된 부분도 있다.
◎음력설: 춤과 노래에 능한 조선족은 명절 놀이가 다양하다. 그믐날 저녁에는 온 가족이 날이 샐 때까지 수시를 하는데 이때 흥겨운 가야금과 구성진 퉁소소리가 더욱 흥을 돋운다. 설기간에는 남녀노소가 춤과 노래를 즐기고 널뛰기, 줄다리기 등 놀이를 하며 흥성흥성한 설 분위기를 만끽한다. 정월 대보름날 저녁에는 전통적인 경축행사를 가진다. 노인 몇 명이 나무로 만든 망월대에 올라 제일 먼저 달을 본 사람이 큰 복을 받으며 이는 자손들이 건강하고 만사가 잘 풀릴 것임을 의미한다고 여긴다. 이어 모두들 ‘달집’을 태우고 여러가지 악기의 반주 속에 춤과 노래로 흥이 다할 때까지 즐긴다.
◎상원절(上元節): 조선족의 전통적인 명절의 하나이다. 해마다 음력 정월 대보름이면 상원절을 쇤다. 이날이면 집에 등을 걸고 강에 가서 등을 밝힌 종이배를 띄운다.이 날에는 약밥이나 오곡밥을 먹고 귀밝이술을 마신다. 약밥은 찹쌀, 꿀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대추와 밤, 잣 등을 넣어 만든다. 약밥의 식자재들이 비싸서 여러가지를 골고루 갖추기 힘들었으며 통상적으로는 입쌀과 좁쌀, 찹쌀, 팥 등 다섯가지를 넣어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새해 농사의 풍작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상원절에는 여러가지 놀이를 하는데 과거에는 불놀이, 줄다리기 등이 있었다. 저녁이면 여러 사람이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를 하는데 복이 많은 사람이 처음으로 둥근 달을 본다는 속설이 있다. 달맞이 후에는 남녀노소가 달빛 아래서 다리 밟기를 한다. 답교(踏橋)라고도 하는데 강의 다리와 사람의 다리가 같은 발음 임에서 유래했다. 사람마다 다리 위를 왕복해서 걷는데 자신의 나이와 같게 걷는다.
◎노인절: 노인절은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龍井市) 동성용향(東盛涌鄕의 한 노인협회에서 제안한 명절이다. 동성용향은 모아산 아래의 동성용 분지에 위치해 있다. 이 향은 지난 세기 80년대 초 조선족인구가 85%에 달했으며 그 중 노인이 2천여명에 달했다.
1982년에 동성용향의 노인들은 노인협회를 설립했고 1984년에는 자신들의 명절을 내오자고 합의했다. 여러 사람의 논의를 거쳐 8월 15일로 정해 졌는데 이는 이날이 항일전쟁승리기념일이라는 의미도 있고 또 1년 중 곡식이 여무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조선족은 자신들의 노인절을 쇠기 시작했다.
◎회혼례: 회혼절 또는 귀혼절이라고 하는‘회혼례’는 결혼 60주년 기념일을 가리킨다. 회혼례는 조선족의 예식 중 제일 성대한 경축행사이다. 회혼례를 치르려면 다음과 같은 세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예를 치르는 노인 양주가 모두 생전이어야 하고 또 하나는 자녀들이 모두 살아 있어야 하며 세번째로는 손군 중 요절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 이런 조건 때문에 어느 집에서 회혼례를 치른다면 대단한 영광이라고 여기며 친척친우들이 모두 와서 축하를 해준다. 회혼례를 치르는 노인 양주는 젊었을 때의 결혼예복을 갖춰 입고 서로 부축하면서 입장을 하고 모두가 이들에게 축복을 올리는데 젊은 사람들의 결혼식보다도 더욱 성대하고 흥겹다.
◎돌잔치: 조선족의 인생예의 중에서 어린이의 한돌 생일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성대하게 쇤다. 생일이 되면 아기엄마는 예쁘게 차려 입고 아기에게는 사전에 특별히 준비한 민족복장을 입힌다. 이어 아기의 돌잡이가 시작된다. 이때 상에는 떡이나 사탕, 펜, 책, 놀이감총, 현금 등을 놓아두고 아기가 자기 마음에 드는 물건을 잡도록 한다. 아기가 물건을 잡을 때 하객들은 환호를 보내고 덕담도 해준다. 일부 지방에서는 노인들이 하얀 명주실로 된 실타래를 아기 목에 걸어주는데 이는 아기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