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창힐 문화원)
제4회 영원한 동반자
창힐은 목탄으로 자작나무 껍질과 도자기, 짐승 가죽에 자신이 만든 글자를 기록해서 황제에게 가져다 보였다. 황제는 그림 같기도 하고 문자 같기도 한 그 글자를 보고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 창힐이 문자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을 들으면서 황제는 이렇게 생각했다. “창힐이 문자를 창제한 것은 정말로 위대한 발명이다! 우리 화족은 이제 새끼에 매듭을 지어 사건을 기록하는 시대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구나. 우리 화족은 가장 문명한 민족이다! 창힐이 이렇게 총명하고 능력이 있고 이렇게 큰 기여를 했으니 내가 자리를 내놓아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에 황제는 창힐이 설명을 마치자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창힐, 참으로 대단하네! 당신이 이런 위대한 발명을 했으니 천제(天帝)도 경외심을 가지고 상을 내리고 귀신도 당신의 총명함에 속수무책이 될 걸세. 우리 화족은 현자를 받들고 능력에 따라 일을 맡기니 나는 내일 만민 대회를 열고 당신의 위대한 발명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만민의 토론을 거쳐 당신을 천하의 두령으로 모셔 세상 사람들에 복을 마련하도록 하겠네.”
황제의 그 말에 창힐이 놀라서 말했다.
“황제여,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제가 글자를 만든 것은 과거 일할 때의 실수를 미봉하고자 함이며 앞으로 창고 관리를 더 잘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글자를 만드는 데서 천부적 재능이 있고 성과를 따냈다고 해서 제가 황제보다 더 능력이 있고 황제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저의 성격이 괴팍하고 제가 홀로 있기를 좋아하며 혼자 깊은 사색에 잠기기를 좋아하는 것을 모르십니까? 저와 같은 사람은 두령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창고관리를 맡겨주십시오! 앞으로 더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왜냐하면 문자가 있고 문자는 우리의 기억을 도와주어 유용한 자료를 후세에 전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제는 창힐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창힐의 괴팍한 성격은 확실히 두령이 되기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 다시 입을 열었다.
“좋네. 그럼 계속 창고관리를 맡으시오. 하지만 능력에 따라 일을 하는 법. 당신이 문자를 창조했으니 이제부터 우리 부락의 문자에 관한 일도 모두 당신이 맡으시오.”
황제의 이 말이 전해지면서 화족들 사이에는 많은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졌다. 그 중 한 가지는 창힐이 문자를 창제한 것을 치하하기 위해 천제가 곡식을 비로 내려 그로부터 곡우(穀雨) 절기가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누군가는 창힐이 문자 창제라는 공을 세웠기에 황제가 그에게 ‘창(倉)’이라는 글자를 하사했는데 그 의미는 군주 위의 일인, 세상에 단 한 사람의 군주, 군주보다 위대하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사실 창(倉)은 상형문자로 갑골문에서 보면 위에 덮개가 있고 가운데 문이 있으며 하단에 입구가 있다. 즉 창(倉)은 곳간이나 창고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이로부터 창힐(倉頡)은 힐이라는 이름의 창고 관리원을 뜻함을 알 수 있다.
문자는 시공간을 넘어 시대와 공존하는 특징을 가진다. 창힐이 한자를 창제하면서 중국인들의 지식은 자자손손 전해지기 시작했고 끊임 없이 축적되어 천지와 우주의 비밀을 탐구하기에 이르렀다. 문자가 있었기에 중국인들은 몽매에서 벗어나 문명시대에 들어섰으며 5천년에 달하는 중화의 유구한 문명은 오늘날까지 존속되고 있는 것이다.
중화문명의 새로운 기원을 연 창힐, 그는 중화문명의 비조이며 그의 공은 영원히 한자와 함께 한다.
번역/편집: 이선옥
korean@cri.com.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