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론 끝에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7차 당사국총회(COP27)가 당초 예정보다 36시간 연장된 후 20일 이집트 샤름 엘셰이흐에서 폐막했다. 이번 총회에서 채택된 수십 건의 결의안 중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개발도상국과 취약국을 돕기 위한 손실·피해 기금 설립을 비준한 것이다.
이는 개발도상국의 절박한 요구에 부응한 얻기 쉽지 않은 성과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크게 추진할 전망이다. 이에 "역사적인 진전"이라는 언론사들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총회는 정의를 지키는 중요한 한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CNN은 기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성과는 개발도상국들이 단합을 유지하며 지난 몇 년전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올해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체결 30주년이 되는 해이자 '파리협정' 시행세칙이 타결된 첫해이다. 하지만 인류는 갈수록 심각한 기후변화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 5월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해양 열량, 해양 산성화 등 4가지 기후변화 핵심 지표가 모두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6월 이후 파키스탄은 사상 초유의 홍수로 토지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수천만 명이 피해를 보는 등 국제사회로 하여금 기후변화 대응의 절박함을 느끼게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COP27은 '실행'을 주제로 정해 모든 당사측이 조치를 취해야 하며 특히 선진국이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기후 변화는 주로 선진국에 의해 발생했지만 이로 인한 손실의 대부분을 개발도상국이 부담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공통하지만 차별화된 책임'을 지고 선제적 오염물 감량 배출 의무를 이행하며 기후변화의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에 보상을 해야 한다.
2009년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총회에서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돕기 위해 2020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선진국의 '말뿐인 혜택'을 바탕으로 COP27에서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이 약속을 이행하고 보상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서방의 발전이 아프리카에 기후 재앙을 불러왔다며 아프리카는 서방에 '기후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총회에서 율버과 미국 등 부유한 국가들은 파키스탄을 포함해 기후변화 피해를 본 국가들에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압력에 못 이겨 선진국들은 결국 손실·피해 기금 조성에 개발도상국과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베푸는 것이 아니라 책임이다. 셰리 라흐만 파키스탄 기후변화장관은 "이것은 자선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와 기후 정의에 대한 첫 투자금"이라고 말했다.
COP27이 손실·피해 기금 집행을 위한 로드맵을 아직 제정하지 않았고, 어떤 국가가 출자해야 하는지, 기금은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선진국의 소극적인 태도와 신용적자까지 더해지면서 기금 집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추가 협상과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중국은 최대 개발도상국으로서 줄곧 기후 문제에서의 행동파이자 실천가이다. 중국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3%의 에너지 소비 증가율로 평균 6.5%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다. 2021년 중국의 단위 GDP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2년에 비해 약 34.4% 감소했다. 이는 37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것과 같다. 중국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누적 투자액이 3800억 달러에 달해 세계 1위이다.
이번 총회에서 중국 대표단은 거의 100개 의제 협의에 전면적이고 깊이 있게 관여하며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고 회의가 포괄적인 긍정적 결과를 얻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특히 중국은 지정학적 충돌, 에너지 위기 등으로 일부 국가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늦추거나 후진할 때마다 오염물 감량 배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중국 정부는 2020년 감축 약속을 초과 달성한 것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피크를 달성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고 중국 측 대표는 밝혔다.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보고서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롭게 공생하는 현대화를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후변화 대응에서 중국은 이미 약속을 초과 달성했다"고 전했다.
"우리의 지구는 아직 응급실에 있다"고 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말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구호만 웨칠 것이 아니라 행동에 옮겨야 한다. COP27이 쉽지 않은 성과를 달성했지만 기후변화 대응 행동은 여전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 이 과정에 핵심은 선진국이 말하면 말한대로 하고 약속을 실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