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6 10:14:58 출처:cri
편집:李仙玉

[비하인드 스토리] 오기 편-제3회: 변법의 실행

3회 변법의 실행

오기가 위나라를 떠난 후 위나라는 국력이 날로 쇠락하다가 방연(龐涓)이 한()나라와의 마릉도(馬陵道) 전역에서 전사한 후 군사력이 바닥으로 떨어져 그로부터 다시는 흥기하지 못했다. 이는 위무후의 자업자득이다.

초나라 도왕(悼王)은 천하 제일의 웅재(雄才)가 찾아왔다는 말을 듣고 이게 무슨 떡이냐 싶었다. 도왕은 오기를 변방지역에 파견해 1년간 시찰하게 한 후 오기에게 영윤(令尹)직을 내려 마음껏 기량을 펼치게 했다. 위나라에서 28년간 공을 세우면서도 얻지 못했던 상국의 지위와 변법의 기회를 초나라에서 이렇게 쉽게 얻을 줄을 오기는 생각지 못했다. 이렇게 보면 초도왕이야말로 오기의 진정한 지기였다고 할 수 있다.

통상 절세의 재능을 가진 사람은 모두 처세술이 능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들은 늘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몸과 마음을 다 쏟는 반면 소인배의 덫이나 악인의 모함에는 모두 둔하게 반응한다. 그들이 어리석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은 덫을 놓고 소인배와 다투는데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기가 바로 자신을 보호할 줄 모르는 그런 영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온 세상에 명성을 떨친 동시에 그의 악명도 널리 퍼졌다.

전에 노나라와 위나라에서 있었던 일이 오기의 마음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기 때문일까? 오기는 초나라에 온지 5년이 되었고 그 동안 개화하지 못한 남방의 나라를 중원의 기상이 보이는 나라로 다스렸지만 자신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주저주저하며 감히 추진하지 못했다.

밤이 깊어도 오기는 잠들지 못하고 홀로 달빛아래 서성거리며 온갖 생각을 다 했다.

초나라는 오()나라의 오자서(伍子胥)와 손무(孫武)가 영도(郢都)를 점령한 후 그 약탈에 원기를 상해 분발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초장왕(楚庄王)과 같은 웅대한 포부를 지닌 유능한 왕이 더는 초나라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고 그 외 또 나른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세습 귀족제도가 초나라의 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정의 문무대신은 모두 초왕의 종친이다. 초도왕이 외국에서 온 평민인 나에게 영윤을 맡긴 것은 정말로 파격적이며 도왕은 참으로 개명한 왕이다. 하지만 나는 조정에서 초나라 귀족의 포위에 들어 시시때때로 뼛속 깊이 외로움을 느낀다. 초나라가 다시 천하에 우뚝 서려면 반드시 세습제와 작록(爵祿)제를 취소해 그런 관직과 봉록을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장수들을 장려해야 한다. 또 초나라는 땅이 넓고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변경지역에는 많은 미개발지대가 남아 있다. 그러기 때문에 일부 귀족들이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에 가서 변경을 개발하고 생산을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

, 부국강병을 꾀하려면 반드시 귀족부터 잘라내야 하는데 나 혼자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맞다. 반드시 도왕을 잘 설득해야 한다. 만약 도왕의 유력한 지지가 있으면 이 일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싸늘한 달빛에 오기는 선뜻한 한기를 느꼈다. 그는 하얀 수염을 만지며 계속 이렇게 생각했다.

“60년이면 한 갑자(甲子)인데 나도 이제 몇 년이 지나면 회갑의 나이이다. 인생에 몇 번의 갑자년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 세월은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 변법이라는 이 큰 일을 이루지 못하면 나는 평생 후회할 것이다. 그래. 내일 도왕에게 아뢰야 하겠다.”

오랫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일을 결정하고 나니 오기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이튿날 오기는 도왕에게 이렇게 상주했다.

대왕께 아룁니다. 이 몇 년간 우리는 남쪽으로 백월(百越)을 평정하고 북쪽으로 진()과 채() 두 나라를 병했으며 조()와 위(), () 세 나라의 동맹군을 격퇴하고 서쪽의 강대한 진()나라를 정벌했습니다. 오늘날 초나라는 땅이 가로 세로 오 천리에 이르고 군대는 백 만에 가까운 세상 제일의 대국입니다. 천하를 제패하려면 정예부대를 건설해야 하고 강병(强兵)을 도모하려면 먼저 부국(富國)을 실현해야 합니다. 지금 조정에는 용관(冗官)이 많고 종친들은 국고를 소진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병사들의 대우는 아주 낮아 끼니조차 배불리 먹지 못할 정도이니 어떻게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울 힘이 있겠습니까? 조정의 직위를 축감하고 종친들의 예우를 줄여 남은 국고와 식량을 병사들에게 돌릴 것을 제언합니다. 그리고 귀족들을 먼 변방지역에 이주시켜 유랑민과 가문의 노예들이 토지를 개간해 식량을 재배하는 것을 감독함으로써 국고를 충실히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부국과 강병을 모두 이룰 수 있습니다. 소신이 망언을 드리니 대왕께서 벌을 내리십시오.”

도왕은 오기의 상주내용을 모두 허락했다.

오기는 벌집을 건드린 셈이었다. 도왕이 오기의 상주를 윤허하자 조정 안팎에서 난리가 났다. 신하들은 분분히 상주문을 올려 오기가 조상의 법을 무시했다고 비난하고 오기의 변법은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왕은 진정 오기의 지기였다. 그는 신하들의 질책과 가족들의 원망을 하나도 듣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오기의 변법을 통해 초 나라가 세상 제일의 강국이 되며 심지어 천하를 통일할 수도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리하여 도왕은 영윤 오기에게 변법의 시행을 일임한 동시에 시행과정에 난제가 있으면 조정이 해결할 것이며 자신은 끝까지 오기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오기는 변법에 모든 것을 걸고 더는 귀족과 왕실에 밉보일까 두려워하지 않으며 부국강병에 취지를 둔 변법을 끝까지 밀고 나가리라 다짐했다. 그는 수 백 개에 달하는 쓸모 없는 관직을 폐지하고 새로운 관직을 두었으며 5대가 넘는 왕실 귀족에게는 봉록을 지불하지 않고 변방지역으로 이주시킬 귀족의 명단을 작성해 정해진 기한내에 변방의 개간을 시작하도록 하는 등 변법의 조치들을 제정, 시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오기는 징병제를 모병(募兵)제로 바꾸고 무졸(武卒)의 선발을 시작함으로써 정예부대를 건설했다. 1년도 안 되어 초나라 군대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천하에 우뚝 서게 되었다. ()나라와 위()나라, ()나라, ()나라, ()나라 등 5개국은 초나라의 강병이 두려워 도왕이 붕어할 때까지 초나라를 넘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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