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완 스마트건강도시랩 기획이사
올해로 중국이 개혁개방을 선언한지 45주년이 됩니다. 리창 신임 중국국무원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고 두 번째 백 년 분투 목표를 실현하는 역사의 과정에서 여전히 개혁을 견지하고 개방의 길을 가야 한다"고 중국의 개혁 개방 견지 입장을 거듭 천명했습니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도 3월 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보낸 축전에서 "중국은 대외 개방의 기본 정책을 견지하고 상호이익과 공동번영의 개방전략을 실행하며 끊임없이 세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늘 날 중국의 경제 총액은 이미 120조 위안을 돌파해 세계 2위의 경제대국과 1위의 공업국, 1위의 화물무역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오늘은 한국의 중국연구 전문가인 스마트건강도시랩 조창완 기획이사(이하 '조이사')를 모시고 중국경제의 이모저모 및 한∙중관계 전망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이하는 '조이사'와 일문일답입니다.
Q. 조이사께서는 중국에서 10년간 생활도 하셨고, 한국의 중국경제전문언론매체 중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중국의 대표기관지인 인민일보 해외판 한국대표처의 사업부국장, 한국경제문화전문매체 차이나리뷰 편집국장 외 여러 한∙중언론매체를 통해 한국을 중국에 알리고, 중국을 한국에 알리는 활동 등 중국과 깊은 인연이 있는 분이신데요. 중국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됐고, 중국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이 어떠하신지요?
조이사: 1999년 결혼을 했는데 당시 아내가 톈진중의대학(天津中医大学)에서 유학 중이라 저도 한국의 생활을 접고, 중국으로 건너가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꼭 10년을 보내고 귀국했습니다.
중국에 있을 때는 많은 글과 방송으로 한국에 중국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가능하면 중국을 제대로 보자고 생각해 많은 곳을 여행했습니다. 주마간산이지만 대부분의 성(省)을 방문했고, 그 속에서 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지금도 그 인맥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올해는 중국의 위드 코로나 원년, 지난 3월 2023년 양회(两会·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 5%안팎 달성부터 각 정무정책을 발표한 이후 4월 18일 중국국가통계국이 2023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투자, 소비 그리고 산업 증가치 등을 포함한 1분기 경제운영 수치를 발표했습니다.
조이사께서는 1분기 중국의 경제운영상황 그리고 올해 중국경제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조이사: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소비시장으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당연히 세계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중국 성장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지만, 1분기 4.5% 성장은 중국 경제의 힘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대미(对美) 수출이 감소하지 않은 것이 보여주듯이 기존 흐름을 대체할 수도, 대체할 곳도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다만 중국의 저출산 고령화는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기존 방향을 많이 바꿀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중국의 미래가 있을 것입니다.
Q. 올해로 중국은 개혁개방 45주년을 맞습니다. 개혁개방을 통한 중국의 변화와 발전이 지역별 그리고 세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조이사: 저는 1999년 9월에 중국으로 건너갔습니다.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했고, 대외개방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중국 속에서 그 변화를 봤습니다. 특히 중국은 미국 등에 물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급속한 제조업의 발전에 비해서, 환경이나 자원문제 등은 소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이제 그런 역할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과 정치, 경제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소프트파워도 키워야 하는데, 상황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Q. 광저우는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로 꼽힙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월 12일 광둥성(广东省)을 시찰하면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생산기지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하며 한∙중 간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기사를 접하시면서 어떤 메시지를 읽으셨는지요?
조이사: 광둥성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1927년 12월 11일 광저우봉기 당시 김산 등 많은 우리나라 사람이 혁명에 참여했고, 150명이 돌아가셔서 혁명열사능원에 '중조혈의기념정'도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께서 이 시기에 LG디스플레이를 방문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수교 이후 서로가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등에서 다양한 협력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은 반도체 뿐만 아니라 2차전지 등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Q. 리창 신임 중국국무원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고 두 번째 백 년 분투 목표를 실현하는 역사 과정에서 여전히 개혁을 견지하고 개방의 길을 가야 한다"고 중국의 개혁 개방 견지 입장을 거듭 천명했습니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도 3월 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보낸 축전에서 "중국은 대외 개방의 기본 정책을 견지하고 상호이익과 공동번영의 개방전략을 실행하며 끊임없이 세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지속적이고 강도 있는 개방조치가 한국을 포함한 외국투자자들에게 무엇을 의미한다고 보시는지요?
조이사: 그간 동아시아 경제는 동아시아의 글로벌 가치사슬이라는 방식으로 서로에게 역할을 해왔습니다. 누가 특별히 잘나서 그런 게 아니라 자유무역의 바탕에서 서로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가치 사슬이 미∙중갈등 등의 이유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이 가치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거대기업들은 괜찮겠지만, 중소 부품 업체들은 모든 것을 걸고, 중국으로 건너간 이들도 많습니다. 이들 기업들이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었으면 합니다. '죽은 천리마의 뼈를 천금에 산다(千金買骨)'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소문이 나야 중국 투자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Q.조이사께서는 새만금개발청에서 투자유치담당관으로 역임시 한∙중투자관련 중국활동에 주력하시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중국 태양광 유치를 최초로 했다고 들었어요. 일련으로 향후 한∙중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조이사: 한국에 들어온 직후 2010년부터 5년간 새만금개발청에서 중국 투자유치 담당으로 일했습니다. 2015년에 새만금에 처음 만들어진 중국 CNPV의 태양광 발전과 제조업 투자도 제가 진행했습니다. 다만 첫 투자는 이뤄졌지만 이후 사드 갈등으로 인해 대부분 무산됐습니다. 물론 태양광은 이후 급속히 발전해 5조원이 넘는 프로젝트가 되어, 새만금 기초를 닦는 종자돈이 되고 있습니다.
새만금개발청에 있을 때는 지금처럼 미∙중 갈등을 대비해 중국 기업들이 새만금을 세계로 나가는 교두보로 삼을 것을 제안했습니다.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관련 연구도 했고, 인민일보 해외판에 관련 홍보도 했습니다. 최근에 중국 기업이 새만금에 투자하는데, 그 가치를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조심스럽게 그런 관계를 파악해 한국을 잘 활용하면 세계를 향하는 중국 기업에게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Q. 올해는 또 중국이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담론을 제기한지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0년간 이룩한 성과 및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리고 한국의 동참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조이사: 당연히 소중한 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대일로(一带一路)나 개발대상국과 같이하는 공생의 노력은 다양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보수매체들의 부정적 기사로 인해 일대일로에 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대부분입니다. 한국은 동아시아 대륙의 끝자락에 있는 만큼 일대일로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데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정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국이 더 자연스럽게 일대일로 등 인류운명공동체 담론에 참여할 수 있게 했으면 합니다.
Q. 조이사께서 현재 몸담고 있는 스마트건강도시랩에서는 주로 어떤 일들을 추진하고 있는지요? 혹 중국에도 도움이 될 아이템이 있는지요?
조이사: 저희 회사는 서울대병원, 서울의대 교수들이 주축이 되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바탕으로 보건의료가 전제로한 스마트시티를 만들자는 취지의 회사입니다. 금년 11월에는 자크 아탈리, 제레미 리프킨 같은 세계석학을 초청해 인천에서 세계건강도시포럼(WHCF)를 개최합니다. 이미 라오스에 시범도시가 기획중이고, 동남아 10개국도 관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도시는 효율을 위해 4선도시까지는 스마트시티를 기본적으로 건설합니다. 여기에 팬데믹이나 고령화 등을 대비한 보건의료는 필수입니다. 실제로 지금 맴버들은 대부분 2019년11월 베이징에서 열린 태재미래전략연구원의 신문명도시국제포럼(新文明城市国际论坛)에도 참가했습니다. 물론 저도 그곳을 찾았습니다. 이 행사에 중국도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물론 어떤 방식의 협력도 환영합니다.
Q. 또 조이사께서는"중국"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수식어가 붙는 중국의 자본시장 연구전문가들이 모이는 중국자본시장연구회에서도 활약하시고 있다고 들었어요?
조이사: 또한 귀국 직후부터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이 단체에 참여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사업담당 부회장을 맡았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기획하여 <애프터 코로나 투자의 미래>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중국 교류 방안을 저희가 심층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중국자본시장연구회는 지금까지 십여년간 한번도 쉬지 않고 매달 1회씩 전문세미나를 열고 있으며, 150여명의 중국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모임에서 인문적인 부분을 수혈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이 외에도 조이사께서는 문학작가로서도 많은 저서를 펴내셨고 그 중 12권이 중국관련 도서라고 알고 있습니다. 간략한 소개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귀국 후 많은 강의나 책에서 한중 무역 역조를 예견 하셨다고 들었는데 궁금하네요?
조이사: 저의 중국관련 글과 방송의 취지는 모두 선입견과 편견없이 중국을 보고,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진심을 다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중국에서 귀국하여 중국 관련 강의를 많이 했는데요, 2015년이후부터는 강의마다 대중국(对中国) 무역 역조를 이야기했습니다. 당연한 것은 이렇게 가면 중국에 팔 것이 없다는 것이 뻔히 보였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회나 정부부처 기획재정부 강의서도 말했는데, 정작 지금도 저를 찾지 않습니다.(웃음) 그래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금융경제인 짐 로저스가 한국의 블루오션은 '농업과 관광'이라 했는데, 저는 100% 공감합니다. 관광에는 한류 등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런 흐름은 중국에도 좋은 공생의 방향을 만들거라 믿습니다.
Q. 마지막으로 조이사께서 단기 및 장기 목표 또는 꿈이 있다면요?
조이사: 2019년 금교잡지 9월호에 인터뷰를 할 때, 저는 한∙중간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간 여러가지 이유로 중국 전문가로는 먹고 살기 힘들 정도로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정말 순망치한(唇亡齿寒)의 관계입니다. 역사가 그것을 말합니다. 두 나라가 서로 힘을 합칠 때는 비교적 평화로웠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힘들었습니다.
제가 요즘 관심을 가지는 것은 신중년 세대(1968~1976년 태생)의 삶의 전략에 관한 것입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도 이 세대들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만 안정적인 앞날이 담보됩니다. 이런 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합니다. 스마트건강도시가 중요한 해법이기도 합니다. 관련 기획을 통해 많은 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할 생각입니다.
[조창완 曺暢完 프로필]
▪ 스마트건강도시랩 기획이사
▪ 중국자본시장연구회 고문(前 사업담당 부회장)
▪ 춘천시청 시민소통담당관
▪ 보성그룹 상무
▪ 산동출판그룹 한국 문화잡지 차이나리뷰 편집장
▪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국토교통부 새만금개발청 투자유치담당관
▪ 한신대학교 외래교수
▪ 미디어오늘 기자
▪ 중국 텐진사범대학(한∙중문화콘텐츠연구)석사 졸업
▪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페미니즘문학연구)학사 졸업
인터뷰/정리 ∙ 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