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6 09:54:31 출처:cri
편집:李仙玉

[후직 편-2] 오곡의 군주


제2회 오곡의 군주

기는 과연 신인이었다.

그때 사람들은 벌써 곡식을 재배하고 돼지와 소, 양, 말 등을 사육했다. 하지만 소출이 적어서 야외에서 채집하는 것보다도 적었다. 기는 씨앗만 뿌리고 전혀 관리를 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매일 밭에 나가서 세심히 관찰하면서 어떤 곡물의 씨가 어떤 땅에서 잘 자라는지를 파악했다. 4천년 전에 기는 벌써 어떤 산에 어떤 나무를 심고 어떤 밭에 어떤 곡식을 심어야 하는지를 알았던 것이다.

때는 곡 임금이 별세하고 요(堯) 임금이 새 군주가 된 후였다. 강원은 아들이 매일 토지와 곡식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땅은 땅이다. 하필 땅을 분류하느라 너 고생이 너무 많구나.”

“땅도 서로 다릅니다. 기장을 심기에 적합한 땅이 있고 콩에 맞는 땅이 있습니다. ”

“그걸 어떻게 아느냐?”

“땅마다 색상이 다릅니다. 그래서 색상에 따라 땅을 네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푸른 땅에는 좁쌀을 심고 붉은 땅에는 기장, 노란 땅에는 밀, 검은 땅에는 콩을 심어야 소출이 많이 난다구요.”

이는 기의 위대한 발견이었다. 상지지의(相地之宜)라고 하는 이 농경법칙은 어떤 땅인지를 보고 그 땅에 맞는 곡식을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는 매일 밭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기는 유난히 키가 크고 다른 이삭에 비해 크기가 3배나 되는 탐스럽게 큰 이삭이 달린 곡식을 발견했다. “모든 곡식에 이렇게 큰 이삭이 달리면 소출이 배가 되겠는데” 이런 생각에 기는 그 이삭을 남겨 내년의 씨앗으로 쓰기로 작심했다. 이어 기는 껍질 안에 알맹이가 두 개씩 들어 있는 이삭을 발견했다. “이건 처음 보는 좋은 씨앗이구나. 내년에 새 땅에다 이 씨앗만 뿌려서 몽땅 씨앗으로 해야겠다”.

“좋은 씨앗이 있으면 좋은 싹이 나고 좋은 싹이 나면 반은 풍작이다”라는 말이 있다. 기는 원래 이런 이치를 아는 사람처럼 좋은 씨앗과 새로운 씨앗을 찾아서 정성으로 키웠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 기의 노력이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몇 년이 지나서 기는 모친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저는 네 가지 우량 종자를 발견해서 좁쌀과 밀이라는 두 가지 새로운 작물을 키웠어요. 이제 이 곡식을 잘 키우면 우리 더는 배를 곯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씨앗을 부락의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 그들도 배를 곯지 않게 해야겠어요. ”

부락의 사람들은 곡물의 씨앗을 받은 후 분분히 기를 스승으로 모시고 농경기술을 배웠다. 기는 그들에게 땅을 보고 재배 곡물을 선정하는 상지지의의 법칙도 가르치고 자신이 발명한 농경관리방법도 전수했다.

“과거에 곡물의 소출이 적은 것은 씨앗을 뿌리고 물만 주고는 더는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농경관리는 아주 중요합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면 곡식이 땅속의 수분과 영양분을 모두 잡초에게 빼앗겨서 잘 자랄 수 없게 됩니다. ”

기가 알아 듣기 쉽게 말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즉시 설득되어 제초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기를 졸랐다. 기는 그들에게 제초(除草)와 관개(灌漑), 시비(施肥) 등 방법을 자세하게 가르쳤다.

그로부터 부락의 사람들은 더는 배를 곯지 않았고 기는 그 공으로 부락의 두령이 되었으며 점점 높아진 그의 명성으로 천자인 요임금도 기의 공을 알게 되었다. 요임금은 기를 불러 만났다.

“너는 농경에 강한 능력자로다. 너희 부락의 사람들만 배를 곯지 않는 것이 좋느냐 아니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배를 곯지 않는 것이 좋느냐?”

“물론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배를 곯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너에게 백성을 위한 마음이 있다면 농관(農官)직을 맡길 터이니 세상의 농경생산을 담당하고 만 백성에게 농사를 가르치거라.”

“이제는 완전한 농경기술이 있으니 농관을 맡으면 모든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겠구나. ” 이렇게 생각한 기는 흔쾌히 농관을 맡았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자 기는 더 큰 성과를 올려 요임금으로부터 후직(后稷)이라는 이름을 하사 받았다. 여기서 후(后)는 군주를 말하고 직(稷)은 오곡의 으뜸인 좁쌀을 말한다. 

후직이란 오곡의 군주라는 의미인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공유하기:
뉴스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