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7 09:57:08 출처:cri
편집:李仙玉

[후직 편-3] 농경의 신


제3회 농경의 신

농관이 된 후직은 매일 여러 곳을 다니며 농사를 가르쳤다. 그는 한 부락에 이르면 사람들을 모아 놓고 먼저 이론을 알아 듣기 쉽고 자세하게 강의했다.

“농사의 풍작을 거두려면 땅에 맞는 좋은 씨앗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봄에 파종을 잘 하고 여름에 제초를 잘 하며 가을에 수확을 잘 하고 겨울에 내년의 준비를 잘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

후직은 이론 강의를 마치고 나서는 사람들을 데리고 몸소 밭에 나가서 씨앗을 뿌리고 김을 매며 수확을 하는 전 과정을 몸소 실천하면서 일일이 가르쳤다. 후직이 알아 듣기 쉽게 잘 가르치고 몸소 농사과정을 보여주었기에 후직이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은 단번에 농경기술을 익혀 모두 배를 곯지 않았고 아사자도 더는 나타나지 않았다.

온 세상이 후직의 명성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석양이 질 때 후직은 나는 듯이 산길을 걸었다. 날이 어둡기 전에 산중의 한 부락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산 어귀를 돌아서서 저 멀리 마을에서 피어 오르는 연기를 본 후직은 갑자기 집 생각에 마음이 슬퍼졌다. 집을 떠난 지 얼마던가. “이제 이 부락만 가르치고 집에 가봐야겠다”. 후직은 이렇게 다짐했다. 마침 후직의 집은 이 부락에서 산 두 개만 넘으면 되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후직은 그 부락에서 농사를 다 가르치자 살같이 달려 집에 이르렀다. 집에 이르니 문 앞에서 한 어린아이가 소 잔등에 올라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후직이 저 아이가 누군지 생각하고 있는데 집에서 아내가 걸어 나와 어린아이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너 왜 소 잔등에 올라 앉았느냐?”

어린아이는 묻는 말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후직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긴 수염의 아저씨는 누구에요?”

아내가 후직을 보더니 놀라서 두 눈을 둥그렇게 떴다.

“누구신지요? 설마…”

후직은 아내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서글픈 마음이 더해서 쓴 웃음을 지었다.

“나 후직이오. 당신 나를 잊었소?”

아내가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집을 떠난 지 몇 년이 되는지 아세요?”

그리고 소 잔등의 어린아이를 안아서 내리며 말을 이었다.

“숙균(叔均)아, 조부님이시다.”

그리고 머리를 돌려 후직에게 말했다.

“당신의 손자에요. 당신이 집을 떠나던 해에 태어났는데 올해 6살이에요.”

후직은 6년이나 집을 떠나 세상을 돌면서 농사를 가르친 것이었다. 이튿날 후직이 아직 자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 후직을 찾았다. 후직이 나가보니 순(舜)이었다.

“순, 어서 집안으로 들어오시게.”

집에 들어온 순은 용건을 말하라는 후직의 재촉에도 한 참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천자께서 제위를 나에게 양도하시겠다네. 그래서 주(朱)를 단지(丹地)의 두령으로 보내는데 자네가 같이 가주었으면 하네.”

요임금의 장남인 주는 바둑은 잘 두었으나 성격이 급하기로 소문이 났다. 그리고 순은 부락의 두령들이 요임금에게 추천한 현자였고 요임금은 순의 능력과 성품을 높이 사서 두 딸을 순에게 시집을 보내고 천자의 제위를 순에게 물려주기로 했다.

후직과 순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후직의 아내가 뜨거운 좁쌀죽을 가지고 와서 순에게 권했다. 좁쌀죽을 한 모금 맛 본 순이 말했다.

“참으로 맛이 좋네그려. 이 것이 바로 자네가 키운 직(稷)인가?”

“그렇네. 찧어서 죽을 쑤면 맛도 좋고 위에도 좋고 영양분도 많네.”

순은 좁쌀죽을 마시면서 감개무량해서 계속 말했다.

“직형, 당신의 공은 대지처럼 넓고 당신의 은덕은 강물처럼 기네. 내가 이제 천자가 되면 반드시 당신에게 특별한 상을 내리겠네.”

후직은 몸집이 우람지고 힘이 장사였으며 특히 일반 활의 세 배나 큰 활을 가지고 다녀 누구든지 후직을 보면 그의 위엄에 두려움을 가졌다. 바로 그 때문에 요임금은 후직에게 주를 배동해서 편벽한 단지로 가게 했던 것이다. 후직의 배동으로 단지에 이른 요임금의 아들 주는 단지의 두령이 되었고 그 뒤에 중국 역사상 최초의 바둑고수가 되었다.

요임금의 제위를 물려 받은 순은 천자가 된 후 후직의 공을 잊지 않고 넓은 땅을 후직에게 내렸으며 그를 농경의 신으로 봉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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