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천하를 꿈꾸며
희창은 유리에서 7년간 감방 생활을 하는 동안 잡화상 강자아(姜子牙)를 알게 되어 그에게서 음양전환의 이치를 배웠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금씩 실력을 키우면서 상 나라를 약화시키고 그러면서 때를 기다리라는 그의 제언도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상 나라의 실력이 많이 약해진 것을 느낀 희창은 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번계(磻溪)에 가서 강자아를 주 나라에 데려와 태사(太師)로 모셨다.
주원에 이른 강자아가 희창에게 말했다.
“주원이 너무 편벽한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도읍을 반드시 벌판으로 옮겨야겠소.”
“어디로 옮기면 좋겠습니까?”
“일단 먼저 동쪽의 위수(渭水) 벌판으로 옮기는 것이 좋겠소.”
“주원과 위수 사이에 숭(崇) 나라가 있는데 어떻게 숭 나라를 뛰어넘겠습니까?”
“당연하게 먼저 숭 나라를 차지해야지. 현재 우리의 실력으로 숭 나라를 차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세.”
희창이 머리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다만 숭 나라의 두령 숭후가 상왕의 총신이기에 숭 나라를 점하면 그는 기필코 상왕을 꼬드겨 우리를 포위하려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의 실력으로 상왕과 정면으로 맞설 수는 없네. 우리는 간신을 토벌한다는 명의로 숭성(崇城)을 공격하고 반드시 숭후를 주살해서 후환을 없애야 하네.”
이 때 장군 남궁적(南宮適)이 입을 열었다.
“숭성은 숭후의 거점이라 공격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에 희창이 말했다.
“숭후에게 조주(曺州)에서 장군으로 있는 동생이 있는데 얼굴이 숯처럼 검다고 해서 이름이 흑호(黑虎)입니다. 성격이 강직한 흑호는 악행을 저지르는 숭후에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그가 대의멸친(大義滅親)한다면 숭성의 백성들이 화를 면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강자아가 희창의 말을 듣더니 당장에서 편지를 써서 남궁적에게 주며 조주에 가서 흑호에게 전하라고 했다.
강자아는 확실하게 귀재였다. 그의 편지 한 통으로 흑호는 자신의 선조를 저버릴지언정 백성을 버리지 않기로 마음먹고 숭후를 숭성에 불러들인 다음 그를 생포해서 희창에게 넘겼다. 희창은 숭호를 주살한 후 숭성을 새로운 도읍으로 정하고 풍경(沣京)이라 개명했다.
도읍을 옮긴 희창은 계속 상 나라의 무리를 하나씩 제거하고 상 나라 연합을 와해시키면서 주왕을 고립시켰다. 궁극적으로 주 나라의 세력은 장강(長江)과 한수(漢水), 여수(汝水)에까지 확대되어 “세상을 셋으로 나눈다면 주 나라가 그 중의 둘을 차지하는” 국면이 형성되었다. 희창이 유리에서 주원으로 돌아온 후 7년이 지나서 상 나라는 바람에 흔들리는 외로운 돛배로 전락됐다.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 희창이 갑자기 질환으로 임종을 맞이하게 되었다. 희창은 세자인 희발(姬發)에게 강자아를 상부(尙父)로 모시게 하고 유언을 남겼다.
“아침 저녁으로 상부의 훈시를 듣고 가르침을 받거라. 상부의 말을 듣는 것이 바로 나의 말을 듣는 것이다.”
희발이 무릎을 꿇고 다짐했다.
“소자는 부친의 가르침을 받들어 앞으로 모든 것에서 상부를 따르겠습니다. ”
감동을 받은 강자아가 무릎을 꿇고 사의를 표하려고 하는데 희창이 계속 입을 열었다.
“이제 더는 팔괘를 연구하고 백성을 교화하지 못하겠구나!” 말이 끝나자 희창은 세상을 마감했다. 그때 그의 나이 97세였다.
그 후 주 왕조가 건립되고 희창은 주문왕(周文王)에 봉해졌다.
번역/편집: 이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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