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3 13:23:36 출처:cri
편집:李仙玉

[강태공 편-2] 연습

(사진설명: 강태공의 석상)

제2회  연습

주문왕 희창은 큰 뜻을 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주문왕의 뒤를 이은 주무왕(周武王)은 부친의 뜻을 받들어 강태공을 국사(國師)로 모시고 상부(尙父)라고 불렀다. 강태공은 주무왕을 보좌해서 상(商) 나라에 대항하는 행보를 계속했다. 강태공이 말했다.

“우리의 주 나라는 국토가 상 나라보다 넓으며 상 나라의 제후국들도 다수가 상 나라로부터 마음이 떠나 있습니다. 그리고 동쪽의 각 부락들은 더욱 상왕을 배반하고 있으니 우리는 한 번 더 동진해서 조가(朝歌)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도읍을 옮겨 한 걸음 한 걸음씩 상 나라 멸망의 대업을 이뤄가야 할 것입니다.”

상부의 말이라면 무조건 다 듣는 무왕이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상부께서는 새 도읍을 어디로 하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풍수(沣水)의 동쪽에 두기로 합시다.”

그리고 주 나라의 새 도읍인 호경(鎬京)이 무왕의 네 번째 동생인 주공단(周公旦)의 감독하에 건설되어 태산의 무게로 상 나라의 도읍인 조가를 압박했다.

호경으로 천도한 후 강태공은 무왕에게 “군주는 늘 현인을 천거하고, 관리는 늘 현인을 등용하며, 선비는 늘 현인을 존경해야 한다”는 ‘삼상(三常)’ 이념을 불어넣었다. 이 이념에 의하면 군주가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반드시 현인을 중심으로 인재를 발견하고 등용해야 했다. 그렇게 되면 군주는 현인의 재능을 빌어 위대한 사업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강태공의 이 이념으로 주 나라에서 4 명의 현명한 군주가 났다.

무왕이 한 번은 상부에게 이렇게 가르침을 구했다.

“저는 형벌은 가볍게 하고 위엄을 세우며, 상은 적게 주고 선행을 권고하며, 명령은 적게 내리고 백성을 교화하고자 하는데 어떻게 하면 이 세 가지를 잘 할 수 있겠습니까?”

강태공이 대답했다.

“만약 한 사람을 죽여서 천 명이 두려워하고, 두 사람을 죽여서 만 명이 두려워하며, 세 사람을 죽여서 삼군의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면 죽여야 합니다. 만약 한 사람에게 상을 내려서 천 명이 즐거워하고 두 명에게 상을 내려서 만 명이 즐거워하며, 세 사람에게 상을 내려서 삼군의 병사가 모두 즐거워한다면 상을 내려야 합니다. 만약 한 사람에게 명령을 내려서 천 명이 따른다면 명령을 내리십시오. 만약 세 사람을 가르쳐서 삼군 병사가 모두 바르게 된다면 가르치십시오. 한 사람의 죽음으로 만 명을 경계하고 한 사람에게 내린 상으로 만 명을 격려하는 것이 바로 현명한 군주가 위망을 세우는 것입니다.”

무왕은 강태공의 말에서 느낀 바가 많아서 상벌에 신중했으며 주 나라의 국정은 날 따라 맑아졌다.

무왕이 보위에 올라 9년이 지난 어느 날 강태공이 무왕에게 말했다.

“상왕 토벌 연습(演習)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장소는 황하(黃河) 남쪽 기슭의 맹진(孟津)으로 합시다. 내가 한 때 맹진에서 술을 판 적이 있어서 그 곳의 천문과 지리에 익숙합니다. 맹진은 조가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고 철수에도 편리한 곳입니다.”

무왕이 물었다.

“이번 연습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상왕에게 경고하는 격이 되지 않겠습니까? ”

“맹진의 회맹(會盟)을 통해 민심의 향배를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제후국들이 우리를 지지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또 우리의 군사력을 보여줘서 더 많은 제후국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상왕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이번 회맹을 통해 상왕 토벌의 깃발을 걸면 상왕에게 경고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당시의 제후국들은 규모가 아주 작아서 상 나라에만 해도 1800여 개의 제후국이 있었다. 강태공이 주 나라 군사를 이끌고 호호탕탕하게 맹진에 이르자 집합한 제후국의 숫자는 8백여 개에 달했다. 강태공은 왼 손에 황월(黃鉞)을, 오른 손에는 백모(白旄)를 들고 뱃머리에 서서 명령을 내렸다.

“배를 몰아 맞은 켠 언덕에 댄다. 명령을 어긴 자는 목을 벤다!”

장병들은 군가를 높이 부르며 앞다투어 노를 저었다. 순간 강면에는 튕기는 물보라만 보이고 배는 쏜살같이 맞은 켠 언덕을 향해 나아갔다. 배가 언덕에 닿자 강태공은 또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뱃머리를 돌려 남쪽 언덕으로 돌아가라!”

병사들은 누구 하나 이유도 묻지 않고 또 그 명령을 따라 뱃머리를 돌려 남쪽으로 향했다. 군사연습이 끝난 후 무왕은 선서식을 가졌고 강태공이 몸소 주왕을 성토하는 격문(檄文)을 읽었다. 후에 사람들은 이 회맹을 ‘맹진의 서약’ 혹은 ‘맹진관병(孟津觀兵)’이라 불렀다.

제후들은 뜻을 하나로 모은 위풍당당한 주 나라 군대의 기세에 놀랐고 연습을 보러 온 각 나라 장병들도 그 기세에 힘입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상왕이 무도하니 은상(殷商)을 토벌하자!”

하지만 강태공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말했다.

“상 나라가 외적으로 무너지고는 있지만 내적으로 아직 와해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때가 아닙니다. 이번의 군사연습과 회맹, 선서 모두 아주 성공적입니다. 여러 제후들은 일단 각자 나라로 돌아가서 때를 기다리기 바랍니다. 이제 때가 되면 우리 마음과 힘을 합쳐 포악한 상 나라 주왕을 일거에 뒤엎읍시다.”

제후들은 강태공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여겨 군사들을 거느리고 각자 제후국으로 돌아갔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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