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30 16:16:34 출처:cri
편집:李仙玉

[비하인드 스토리] 유방 편: 제2회 공신들을 제거하고 눈물을 흘리다

(사진설명: 유방의 석상)

그 날 조정에 나가자 누군가 초() 왕 한신이 역모를 꾀한다고 고발했다. 유방은 마음이 너무 슬펐다. 한신은 그가 황제로 등극한 후 가장 큰 마음의 병이었다. 유방은 장래 자신의 아들이 한신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걱정이 태산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가 역모를 꾀한다고 누가 고발한 것이다. 유방의 머리 속에는 과거 한신을 제() 왕으로 책봉했다가 후에 다시 초 왕으로 고쳐 책봉하던 정경이 떠올랐다

그 때 초()와 한()은 홍구(鴻溝)를 사이 두고 대치했다. 인내성이 없는 항우(項羽)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몇 년간 이어지는 전란은 모두 우리 둘 때문이오. 내가 도전장을 던질 테니 우리 둘이 판가름 합시다. 백성들이 우리 때문에 그만 고생하게 말이오.

그 말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지혜만 겨루지 힘은 겨루지 않겠소.

그랬더니 항우는 대로해서 갑옷을 입고 몸소 도전에 나섰다. 나의 궁수인 누번(樓煩)이 활을 겨누는데 항우가 눈을 크게 뜨고 큰 목소리로 외치는 바람에 누번은 간담이 서늘해서 똑바로 항우를 바라보지도 못하고 활도 쏘지 못하고 성채 안으로 몸을 숨겼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우리 한의 군대가 이렇게 기세에서 눌릴 수 없어서 앞으로 나가서 항우의 10대 죄상을 열거했다.

죄 하나, 회왕(懷王)은 먼저 관중(關中)에 들어오는 자가 관중 왕이 될 수 있다고 우리와 약속했다. 내가 먼저 관중에 입성했는데 너는 약속을 어기고 나를 한 왕으로 봉했다.

죄 둘, 회왕의 거짓 황명을 빌어 대장군 송의(宋義)를 죽이고 스스로 대리 대장군으로 자처했다.

죄 셋, 너는 조()나라를 구하고도 회왕에게 보고하지 않고 제후들의 관중 입성을 임의로 저지했다.

죄 넷, 회왕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관중에 입성해 진나라의 궁궐을 소각하고 진나라 황실의 무덤을 파헤쳤으며 진나라의 재물을 사사로이 챙겼다.

죄 다섯, 항복한 진나라 황제 자영()을 살해했다.

죄 여섯, 항복한 진나라 군사 20만명을 생매장하고 항복한 장수를 왕으로 봉했다.

죄 일곱, 여러 장군들에게는 좋은 땅을 내리고 옛 주인은 쫓아냈으며 주인을 배반하도록 신하들을 교사(敎唆)했다.

죄 여덟, 의제를 내쫓고 팽성(彭城)을 자신의 도성(都城)으로 삼았다.

죄 아홉, 사람을 보내서 강남(江南)으로 내쫓긴 의제를 죽였다.

죄 열, 신하로서 군주를 시해하고 항복한 군사를 살해했으며 왕을 책봉함에 공정하지 못하고 약속을 어겨 신뢰를 지키지 않았다. 정말로 대역무도하도다.

대로한 항우가 몰래 궁수를 시켜 나에게 화살을 날려 나는 성고()에 가서 상처를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 한신이 벌써 제나라를 점령하고 구원병도 다 물리쳤으며 심지어 초나라의 장군 용차(龍且)도 한신에 의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신은 자신을 제 왕으로 봉하라고 나에게 요구했다. 나는 만약 항우와 계속 대치상태를 유지하면 한신이 그 기회에 훌쩍 커질 것 같아 두려웠다. 그래서 후공(侯公)을 항우에게 보내서 우리 둘이 천하를 나누어 가지자고 협상했다. 그 때 항우도 군량보급이 따라가지 못해 계속 장기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홍구를 경계로 천하를 둘로 나누는데 동의했다.

항우가 동쪽으로 가고 나도 서쪽의 관중으로 가려고 준비했다. 이 때 장량(張良)과 진평(陳平)이 말했다.

우리는 이미 반이 넘는 천하를 차지하고 여러 제후들도 우리를 따르며 초나라 군사는 군량 보급이 끊겼습니다. 지금은 하늘이 패왕을 멸할 때입니다. 우리는 초나라 군사를 추격해야지 우환을 남겨두어서는 안 됩니다.

나도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추격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양하(陽夏)까지 쫓아간 우리가 오히려 항우의 군사에 크게 패하여 고릉(固陵)의 깊은 골짜기에 보루를 쌓고 수비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장량이 계책을 냈다.

빨리 왕으로 책봉해 달라는 한신과 팽월(彭越)의 소망을 들어주셔서 한신을 제() 왕으로 책봉하시고 진()에서 동해까지의 땅을 모두 한신에게 내리십시오. 그리고 팽월은 양() 왕으로 책봉하시고 수양()에서 곡성(谷城)까지의 땅을 그에게 내리십시오.

나는 매우 화가 났으나 장량의 계략을 믿고 그대로 했다. 과연 한신이 30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구원하러 왔고 팽월도 10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왔다. 십면매복(十面埋伏)과 사면초가(四面楚歌)로 항우는 오강(烏江)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우리는 역전승을 거두었다. 한신의 공은 참으로 아주 크다.

전긍(田肯)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폐하께서 진중(秦中)을 다스리시고 한신이 제의 땅을 다스리게 하시면 후에 동진(東秦)과 서진(西秦)이 될 것입니다. 과거 진 왕은 서제(西帝), 제 왕은 동제(東帝)라 부르지 않았습니까?

내가 놀라서 물었다.

무슨 말이오? 분명하게 말하시오.

진중은 지세가 우월하고 산과 강의 험준함도 있으며 관외(關外)와 천 리나 떨어져 있어 백 만의 군사가 2백 만 군사의 공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 군사를 거느리고 관중을 나갈 때면 아주 쉽게 파죽지세를 이룰 수 있습니다. 동쪽으로 부요한 랑야(琅邪)와 즉묵(卽墨)을 거느린 제의 남쪽에는 험준한 태산(泰山)이 있고 서쪽에는 황하(黃河) 강이 막아서며 북쪽에는 발해(渤海)가 있습니다. 2천 리에 달하는 넓은 땅이 관서(關西)와 천 리나 떨어져 있어서 역시 백 만의 군사가 2백 만 군사의 공격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진중과 제의 땅은 동진(東秦)과 서진(西秦)으로 불립니다. 그러니 폐하의 절친이 아니면 어떻게 제 왕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제서야 나는 말을 알아 듣고 전긍에게 황금 5백을 하사했다.

날이 밝자 나는 명령을 내렸다.

의제에게는 자손이 없고 회음(淮陰)출신인 제 왕 한신은 초의 풍속에 익숙하므로 초 왕으로 고쳐 책봉하고 하비()를 도성으로 한다.

그리고 서출(庶出)의 장남 유비(劉肥)를 제 왕으로 책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중앙의 세력을 강화하고 지방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누경(婁敬)강간약지(强干弱枝)제언에 따라 관동(關東) 6국의 종실과 명문가들, 그리고 훌륭한 명인들을 포함해 도합 10여만 명을 관중으로 이주시켰다

좌승상 진평은 유방이 어좌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진 것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공손하게 기다렸다가 유방이 머리를 들자 말했다.

폐하께서 한신을 잡으시려면 쉽게 손을 쓰셔서는 안 되십니다. 한신이 손 놓고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유방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되겠소?”

폐하께서는 운몽(雲夢)을 여행하시며 제후들을 진성(陳城)으로 부르십시오. 한신이 알현하러 오면 그 때 한신을 잡으면 됩니다.”

유방은 진평의 계책으로 한신을 붙잡았다.

하지만 역모의 증거가 없어서 한신의 죄를 물을 수 없었다. 유방은 먼저 한신을 고발한 자를 불러 사연을 물었다. 고발자의 이야기를 들은 유방은 깜짝 놀랐다. 한신이 역모를 꾀한다고 고발한 것은 원래 여후(呂后)가 꾸며낸 것이었다.

유방은 여후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러자 여후가 말했다.

한신은 권모술수에 능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제 겨우 30대인데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이제 정직한 우리 아들이 어떻게 보위를 지킬 수 있겠어요?”

여후의 말에 유방도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재삼 생각 끝에 유방은 한신을 만났다.

나는 초 왕이 역모를 꾀했다는 것을 믿지 않소. 하지만 고발자가 있으니 초 왕을 잡지 않으면 사사로운 일로 공적인 일을 망치게 되지 않겠소?”

유방의 말에 한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쓴 웃음만 지었다. 유방이 물었다.

짐이 초 왕을 죽일 것이라고 여기시오? 아니, 짐은 초 왕을 죽이지 않을 것이오.”

한신의 얼굴 색이 좀 부드러워졌다. 유방이 웃으며 물었다.

만약 짐이 장군이 된다면 얼마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다고 보시오?”

한신도 웃으며 대답했다.

폐하께서는 최다로 10만을 거느릴 수 있으십니다.”

그럼 초 왕은?”

저는 다다익선입니다.”

다다익선인데 왜 짐에게 잡혔고 짐의 신하로 있는 것이오?”

한신이 한 숨을 내쉬고 말했다.

폐하께서는 병사는 잘 거느리지 못하시지만 장수를 잘 거느리십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폐하의 신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물며 폐하께서는 범부가 아니시고 하늘의 명으로 천자가 되셨습니다.”

그럼 됐소. 자신의 앉을 자리를 알면 되오. 싸움을 잘 한다고 모두 높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오. 항우를 보시오. 싸움을 아주 잘 하지 않았소? 하지만 그는 장군에 그치지 않고 패왕(覇王)이 되고자 명령을 내리고 제후를 책봉하더니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초 왕이 가장 잘 알지 않소. 짐은 그대를 돌려 보내리다. 회음후(淮陰侯)로 책봉할 테이니 장안으로 와서 여전히 짐의 신하로 있으시오.”

폐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폐하께서 저를 부르지 않으셨더라면 저의 오늘도 없었을 것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방은 역모를 일으킨 진희(陳豨)를 정벌하러 갔다. 여후는 그 기회를 타서 또 다시 한신 가신(家臣)의 고발을 위조해 한신을 죽여버렸다. 또 확실하게 화근을 제거하기 위해 한신의 삼족도 멸했다.

장안에 돌아와 여후가 한신을 죽였다는 것을 안 유방은 모골이 송연했다.

이 여인은 심성이 너무 독하다. 한신도 죽이니 그녀가 무슨 일인들 못하겠는가? 이제 내가 죽으면 척희의 신세가 아주 비참해질 것이다. 안 돼. 이 악독한 여인이 낳은 아들을 태자로 둘 수 없어.”

그로부터 유방은 여후의 아들을 대신해 척희가 낳은 조() 왕 여의(如意)를 새 태자로 세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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