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5 13:42:46 출처:cri
편집:李仙玉

[관중 편-1] 적군에서 아군으로

(사진설명: 관중의 반신상)

경세의 재상 관중

관중(管仲)은 군웅이 할거하고 영웅이 나던 춘추(春秋)시대에 제환공(齊桓公)을 도와 위업을 이룬 경세의 재상이다중국 최초의 법가 사상가인 그는 법을 지킴에 귀천을 나누지 않고 법에 의해 상과 벌을 분명히 했으며 민심에 따라 생산을 중시하면서 제환공의 패업에 주력했다.

관중은 주민편제와 군사편제를 접목해 평소에 사람들은 사냥을 통해 군사훈련을 하면서 일상의 생계도 유지하고 전시에는 모두가 병사가 되게 했다이 제도는 오늘날 민병(民兵)제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포숙아와 참된 우정을 꽃 피운 관중은 또 영원한 우정의 미담인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주인공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지기도 한다.

경세(經世)의 재상 관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적군에서 아군으로

주공 단(周公旦)이 예악을 제정한 후 주(왕조는 완전한 전장(典章)제도가 있게 되고 중국은 세계 최초로 예의지국이 되었다그로부터 3백여 년이 흐른 후 주(나라 유왕(幽王)의 폭정과 무도(無道)함으로 천하가 어지러워지고 예악제도 무너졌다유왕이 견융(犬戎민족의 침입으로 목숨을 잃은 후 평왕(平王)은 동쪽의 낙읍(洛邑)으로 천도했다천자(天子)의 명분은 있으나 이름뿐이고 실권이 없는 이 주 나라를 사서에서는 동주(東周)라 부른다이 때 사실상 여러 제후들은 각자 독립 국왕으로 자처했고 매일 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골육상잔의 비극도 시시로 일어나 서른 여섯의 군주가 시해되고 쉰 둘의 나라가 망했다.” 중국이 천하가 어지러운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예악제도가 무너졌다는 것은 국가의 질서가 전무함을 말한다(나라 양공(襄公때의 상황을 사례로 보자양공은 술에 취해 매제인 노()나라 환공(桓公)을 죽게 할 정도로 무도(無道)했고 백성들의 질고를 헤아리지 못했으며 궁극적으로 왕궁을 습격한 병사에 의해 시해되었다양공의 동생 무지(無知)가 그 기회에 왕위에 올랐으나 역시 시해되어 제 나라는 국왕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애초에 양공이 술에 취해 노 나라 환공을 오살할 때 양공의 동생들은 제 나라와 노 나라간에 전쟁이 일어나 그 화를 당할까 두려워 분분히 제 나라를 탈출했다양공의 둘째 동생 공자 규()는 모친이 노 나라 출신이라 노 나라로 갔고 노 나라에서 관중과 소홀(召忽)이 그의 스승이 되었다셋째 동생인 공자 소백(小白)은 모친이 위(나라 출신이었다따라서 소백의 스승인 포숙아(鮑叔牙)는 이렇게 말했다.

(나라는 제 나라에서 가장 가까워 유사시에 귀국이 편리합니다또 거 나라는 소국이라 공자를 허투루 대하지 못할 것입니다우리는 위 나라가 아니라 거 나라로 가야 합니다.”

이렇게 포숙아는 소백을 데리고 거 나라로 갔다.

양공의 뒤를 이은 국왕이 죽자 제 나라 대부(大夫)들은 새 국왕의 옹립을 논의했다이 때 소백과 친분이 깊은 대부 고혜(高傒)가 빨리 제 나라로 돌아오라는 전갈을 소백에게 보냈다한편 노 나라 장공(庄公)은 몸소 군사를 어 규의 귀국을 호송하는 동시에 관중에게 병사를 이끌고 소백의 귀국을 막으라고 시켰다관중이 주야로 달려 거 나라에 이르니 소백은 벌써 거 나라 병사들의 호송을 받으면서 제 나라로 출발한 뒤였다.

관중은 쉬지 않고 소백의 뒤를 쫓아 끝내 잠깐 멈추어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하는 소백 일행을 만났다관중은 그들이 방심하지 않는 틈을 타서 몰래 소백을 겨누고 활을 당겼다소백의 비명 소리가 들리고 입에서 선혈을 뿜으며 쓰러지는 소백이 보였다그러자 관중은 몸을 돌려 살 같이 노 나라로 돌아가 장공에서 희소식을 전했다규는 소백이 죽은 줄 알고 제 나라로 돌아가는 중에 먹고 마시며 천천히 이동했다그런데 그는 제 나라에 도착하기도 전에 소백이 벌써 제 나라 국왕이 되어 환공(桓公)이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노 나라 장공이 대로했다.

공자 규는 소백의 형이다왕은 장남이 되는 법이니 소백은 국왕이 될 자격이 없다!”

그리고 장공은 군대를 풀어 제 나라 국경에 주둔시키고 규를 제 나라 국왕으로 재 옹립하라고 제 나라에 압력을 가했다.

사실 그 때 소백은 관중의 화살을 살짝 비껴 맞았다그는 급한 김에 혀를 깨물어 피를 토하며 활을 맞고 숨을 거둔 척 위장했다그리고 포숙아는 관중이 자리를 뜨자 소백에게 평복을 갈아 입히고 작은 차에 태워 밤도와 귀국해서 국왕이 되는 기회를 선점하게 했던 것이다포숙아는 장공이 군대를 풀어 압력을 가해오자 환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노 나라 군대는 일격에 무너지는 약한 군대입니다제 나라 군대는 긴 말 하지 말고 출격해야 합니다.”

포숙아가 군대를 거느리고 삼면에서 공격하자 노 나라 군대는 과연 금방 패해서 물러가고 장공은 평복을 갈아입고 도주해서 겨우 노 나라로 돌아갔다관중도 노 나라 군대가 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규를 호송해 노 나라로 돌아갔다.

포숙아는 환공의 왕위를 지키고 자신의 절친인 관중을 모셔오기 위해 제 나라 군대를 거느리고 노 나라를 토벌했다대군이 압박해 오자 장공은 하는 수 없이 포숙아의 요구에 따라 규를 죽이고 관중과 소홀을 죄수 호송차에 태워 제 나라로 압송했다소홀은 그 모욕을 못 이겨 기둥이 머리를 박아 자살했고 관중은 스스로 죄수 호송차에 뛰어 올랐다.

관중을 압송하는 죄수 호송차가 제 나라로 이동하는 동안 포숙아는 환공에게 관중의 장점을 설명하기 시작했다환공은 관중이 쏜 화살에 맞은 것을 생각하면 관중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것 같았다포숙아가 그런 환공에게 말했다.

대왕께서 만약 제 나라를 잘 다스리려 하신다면 고혜와 숙아만 임용하면 되고 만약 제후들 중에서 주도권을 잡고 맹주가 되시려면 반드시 관중이 있어야만 합니다단언컨대 관중이 어느 나라에 있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가장 강한 나라가 될 것이고 그 나라는 반드시 제후국들 중에서 패자(覇者)가 될 것입니다.”

그걸 어떻게 단언하시오?”

저는 관중과 어릴 때부터 친구라 그를 너무 잘 압니다그는 나라를 잘 다스리고 나라를 잘 지키는 능력과 경륜을 가지고 있습니다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서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는데 저만이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환공이 웃었다.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서 사람들의 무시를 당하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잘 다스리는 신하가 되겠소?”

저의 설명을 들으시면 관중이 비범한 사람인줄 아시게 됩니다전에 그와 동업해서 장사를 했는데 이을 나눌 때 그는 항상 더 많이 가져갔습니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가 재물에 욕심을 내고 우정을 무시한다고 말했지만 저는 관중이 그 돈에 목 맬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그가 돈을 더 많이 가져간 것은 그의 집이 어렵기 때문입니다후에 우리는 또 같이 전쟁에 나가기도 했는데 그는 언제나 후방에 있었고 퇴각할 때면 또 언제나 앞장에 섰습니다다른 사람들은 그가 죽기를 두려워 그렇게 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모친이 생전이기 때문임을 저만 알고 있습니다이번에 죄수 호송차로 관중과 소홀을 제 나라로 보내라고 장공에게 요구했을 때 소홀은 자결해서 규를 따라 갔지만 관중은 스스로 차에 뛰어 올랐습니다다른 사람들은 소홀의 충절을 찬미하고 관중의 후안무치를 비웃지만 관중이 큰 일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개의치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저만 알고 있습니다아직 절세의 재능을 펼치지도 못했고 아직 이상의 꽃을 피우지도 못한 그가 어찌 체면 때문에 목숨을 버리겠습니까사실 그는 이번에 제 나라에 오면 저의 천거로 대왕께서 반드시 자신을 중용하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무대를 가지게 되며 이 곳에서 삶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고 있을 것입니다.”

환공은 그제서야 포숙아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면서도 환공은 또 물었다.

그대는 관중에 대해서는 그렇게 잘 아는데 그대 자신은 잘 알고 있소그대가 관중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무엇이오?”

제가 관중에게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아주 많습니다너그럽게 사람을 대하고 백성들에게 혜택을 주는 부분에서 그보다 못하고나라를 다스림에 그보다 못하며약속을 지켜 신뢰를 얻는데 그보다 못하고세상에 예와 의를 전파함에 그보다 못하며북을 울려 군사의 사기를 돋우는데 그보다 못합니다다시 말하면 저는 그냥 평범한 충신에 지나지 않지만 관중은 천하를 다스리는 인재입니다대왕께서 관중을 지나치시면 가장 큰 유감으로 남을 것입니다. ”

환공은 내심으로 감탄하며 또 물었다.

내가 관중을 중용하면 그대는 어떻게 하겠소?”

대왕께서 관중을 재상으로 모신다면 저는 그를 보좌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

그로써 환공은 관중이 비범한 인물임을 믿고 몸소 멀리까지 나가서 관중을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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